바다돌진 처자식 3명 살해, 2심서 감형…무기징역→30년

기사등록 2026/01/13 15:25:04 최종수정 2026/01/13 15:40:25

"남은 평생 죄책감과 깊은 후회 속에 살 것"

"무기징역은 책임에 비해 무겁다고 판단돼"

[광주=뉴시스] 아내와 두 아들을 태운 차량을 몰고 바다로 돌진해 살해한 A(40대)씨가 지난 2025년 6월4일 오전 광주 동구 광주지법에서 열리는 구속 전 피의자 신문(영장실질심사)에 나서고 있다. (사진=뉴시스 DB). photo@newsis.com

[광주=뉴시스]변재훈 기자 = 아내와 두 아들을 태운 차량을 몰고 바다로 돌진해 숨지게 한 혐의로 1심 무기징역이 선고된 가장이 2심에서는 징역 30년으로 감형 받았다.

광주고법 형사2부(부장판사 이의영)는 13일 살인 등 혐의로 기소돼 1심 무기징역을 받은 A(50)씨의 항소심에서 원심을 깨고 징역 30년을 선고했다.

항소심 재판부는 "살인은 어떠한 이유에서도 정당화될 수 없다. 독립된 인격체이자 보호 대상인 미성년 자녀의 생명을 빼앗은 행위는 부모로서의 책임을 회피하고 자녀의 신뢰를 배반한 것으로 비난 가능성이 높다"며 "왜곡된 인식과 판단 오류로 인해 가족 전체의 삶을 훼손하는 잘못된 행동을 저질렀다. 우리 사회에서 다시는 반복되서는 안 될 범죄"라고 지적했다.

다만 "A씨가 반사회적인 범행 의도에서 범행을 저질렀다고 보이지는 않고 '자신의 손으로 가족들을 살해하고 본인만 살아남았다'라는 사실에 남은 평생 죄책감과 깊은 후회 속에 살아갈 것으로 보인다"며 "무기징역을 선고한 원심의 형은 책임에 비해 무겁다고 판단된다"고 감형 이유를 밝혔다.

A씨는 지난해 6월1일 오전 1시12분께 전남 진도군의 한 항만 선착장에서 동갑내기 아내와 두 아들(18·16)이 탄 승용차를 몰고 바다로 돌진해 숨지게 한 혐의 등으로 기소됐다.

건설현장 일용직 노무팀장인 A씨는 대금을 제때 받지 못해 1억6000만원 상당의 빚을 져 채무에 시달렸고 정신과 진료를 받는 아내 간호가 힘들다는 이유로 범행한 것으로 조사됐다. 또 임금체불 신고가 접수돼 노동 당국 수사를 받게 되자 신변을 비관한 것으로 파악됐다.

A씨는 같은 해 5월30일 오후 5시12분께 가족여행을 이유로 무안 모 숙박업소에 하룻밤 숙박, 이틀날 목포와 신안 등을 거쳐 진도로 이동했다.

이동 중 목포 평화광장 근처에서 차량 안에 있던 가족들에게 '영양제'라며 수면제를 희석한 자양강장제 음료를 건네 복용하게 했다. 수면제는 아내가 평소 다니던 병원에서 처방 받았다.

A씨는 차를 바다로 몰아 아내와 두 아들을 숨지게 한 범행을 저지르고도 홀로 차에서 빠져나와 하룻밤 꼬박 인근 야산에 숨어있었다. 이후 선착장에서 약 3㎞ 떨어진 상점에서 전화를 빌려 형과 지인에게 도움을 청했다.

지인의 차를 얻어 타고 광주로 이동한 A씨는 범행 44시간 만에 광주 도심에서 긴급 체포됐다.

앞서 1심은 "A씨와 숨진 아내는 자녀들의 맹목적 신뢰를 이용해 자신들을 믿고 따르던 자녀들을 죽음에 이르게 했다. 바다에 빠진 후 40분여 만에 홀로 뭍으로 올라와 인간 본성마저 의심하게 한다. 응분의 철퇴를 내리쳐 반드시 그 대가를 치르게 된다는 원칙을 천명, 이러한 범행이 재발하지 않도록 해야 한다"며 검찰이 구형한 무기징역을 그대로 선고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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