의료진, 대한응급학회지 최근호에 증례 보고서 발표
화생방 대비 프랄리독심 자동주사기에 손가락 찔려
의료진 "신속한 수부외과 협진과 응급 수술 필수적"
[서울=뉴시스]송종호 기자 = 최근 26세 남성 A씨는 예비군 훈련 도중 화생방 대비용 KMARK-1 키트에 포함된 2-PAM(프랄리독심) 자동주사기에 오른쪽 검지 손가락 끝을 찔린 뒤 통증을 호소하며 부산 동아대병원 응급실을 찾았다. 진찰 결과 의료진은 손가락 끝 피부색 변화와 수포 형성, 부종, 압통, 발적(피부가 붉어지는 증상), 관절 움직임 제한 등을 확인했다.
13일 의료계에 따르면 동아대병원과 육군 의료진은 이 같은 사례를 정리한 증례 보고서 '프랄리독심 자동주사기에 의해 발생한 손가락 구획증후군'을 대한응급학회지 최근호에 발표했다.
KMARK-1는 전시 상황에서 신경작용제 중독에 대비해 해독제인 아트로핀(atropine)과 프랄리독심(pralidoxime, 2-PAM)을 스스로 주사할 수 있도록 만든 자동주사기다. 미국의 MARK-1를 참고해 개발됐다. KMARK-1는 군 복무를 마친 국민이라면 화생방 훈련에서 교관의 시범을 통해 익숙한 장비이다.
증례 보고서를 보면 의료진은 우선 손상 부위를 심장보다 높게 유지하고 진통제를 투여했다. 파상풍 감염을 막기 위해 백신과 면역글로불린을 함께 투여했으며, 감염 가능성에 대비해 경험적 항생제인 세파제돈을 사용했다. 이후 손가락 내부 압력이 급격히 상승하는 구획증후군 가능성을 의심해 정형외과에 협진을 요청했다.
내원 약 3시간 후에는 중수지관절 부위에서 수지신경 차단으로 국소 마취를 시행한 뒤 근막절개술(fasciotomy)을 통해 내부 압력을 낮추고 손상된 조직을 제거하는 변연절제술을 진행했다. 입원 3일째에는 추가 변연절제술과 상처 봉합을 시행했으며, 하루 두 차례 드레싱을 하며 경과를 관찰했다. 환자는 입원 7일째 특별한 합병증 없이 퇴원했다.
다만 손가락 끝 일부 피부에 괴사가 발생해 외래 진료를 통해 주기적으로 소파술과 습윤 드레싱을 시행하며 피부 재생을 유도했다. 그 결과 증상 발생 후 약 4개월 만에 후유증 없이 치료를 마쳤다.
보고서는 "손에 발생하는 고압 주입 손상은 물질이 강한 압력으로 피부 아래에 주입되면서 조직 손상이 진행되는 질환"이라며 "초기에는 작은 바늘 자국처럼 보일 수 있지만, 심한 부종과 통증이 동반되며 구획 내 압력이 상승하면 허혈과 괴사가 빠르게 진행될 수 있다"고 설명했다.
또 "주입 물질의 종류와 압력에 따라 손상의 정도와 예후가 달라진다"며 "초기 치료로는 파상풍 예방과 광범위 항생제 투여가 중요하고, 구획증후군이 발생한 경우에는 감압술과 변연절제술을 위한 신속한 수부외과 협진과 응급 수술이 필수적"이라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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