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전·TV 부진 영향…9년 만의 적자
전장·HVAC 등 B2B 수익구조 전환 시급
작년 빅테크 협력, 올해 성과 낼지 주목
지난해 체질 개선을 위한 일회성 비용을 털어내고 빅테크들과의 만남을 통해 새로운 성장 동력을 모색했던 만큼 올해 B2B 사업의 성과가 실적에 본격 반영될 지가 최대 관건이다.
12일 업계에 따르면 LG전자는 지난해 4분기 연결기준 매출 23조8538억원, 영업손실 1094억원을 기록했다. LG전자가 적자로 전환한 건 지난 2016년 4분기 이후 9년 만이다.
수익성 악화 배경으로는 가전·TV 등 완제품 수요 둔화를 비롯해 미국 관세 부담, 중국 경쟁사들의 저가 공세 등이 꼽히고 있다.
또 체질개선 차원에 따른 희망퇴직 등 일회성 비용도 영향을 미쳤다. 희망퇴직 관련 비용은 3000억원 수준에 이를 것으로 보인다.
이에 LG전자는 '상고하저'의 실적 패턴을 이번에도 피하지 못했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통상 가전 기업은 상반기에 가전·TV 신제품이 몰려 하반기 실적이 둔화할 수 밖에 없다. 글로벌 정세와 경기에 따라 즉각적 매출 타격 우려도 크다.
LG전자는 이 같은 상고하저의 패턴을 완화하기 위해 최근 체질개선에 나서고 있지만, 아직 전통적 사업인 가전·TV의 비중이 작지 않다는 분석이다.
그런 만큼 올해 LG전자는 B2B 사업을 중심으로 한 수익 구조 전환이 어느 때보다 중요해졌다. 업계에서는 LG전자가 지난해 체질 개선을 위한 비용을 치룬데다 빅테크들과의 신사업 논의에 주력했기에 올해 B2B 사업이 전사 실적을 견인할 수 있을지 주목하고 있다.
LG전자 경영진은 전장 사업 분야를 확대하기 위해 지난해 11월 메르세데스-벤츠그룹의 올라 칼레니우스 회장을 만나 첨단운전자보조시스템(ADAS), 차량용 인포테인먼트 등 소프트웨어중심차량(SDV)에서 기술 협력을 논의했다.
또 도요타, 폭스바겐, GM 등 글로벌 완성차 기업들에도 차량용 인포테인먼트와 전동화 부품 등의 공급을 확대하고 있다.
HVAC 분야에서는 엔비디아·AWS·마이크로소프트(MS) 등 빅테크들과 냉난방 솔루션 공급 협력을 논의하고 있는 것으로 전해진다. LG전자 경영진은 지난해 10월 경주에서 열린 아시아태평양경제협의체(APEC) 정상회의 당시 맷 가먼 AWS CEO과 인텔 고위 경영진을 회동한 바 있다.
이 같은 행보가 B2B 사업에서 논의에 그치지 않고 실제 수주 및 매출로 이어져야 LG전자의 실적도 개선될 수 있다는 지적이다.
전장과 데이터센터용 HVAC 솔루션 등은 초기 투자 및 기술 검증에 시간이 걸린다. 하지만 공급망에 진입하면 장기 계약을 통해 안정적 수익 구조를 확보할 수 있다는 분석이다.
앞서 류재철 LG전자 사장은 미국 라스베이거스에서 열린 CES 2026 기자간담회에서 "전장과 HVAC 등 B2B를 통해 고성과 포트폴리오, 질적 성장을 이루겠다"고 강조한 바 있다.
업계 관계자는 "올해는 B2B 전환의 성과를 숫자로 증명해야 한다"며 "빅테크 수주가 현실화하면 올해 실적은 대폭 개선할 수 있다"고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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