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쁜엄빠③]선지급 양육비 회수, 3명으로?…"'이행 책임' 강화 장치도 필요"

기사등록 2026/01/12 06:00:00 최종수정 2026/01/12 06:16:24

선지급제 시행 6개월…1월 중순부터 회수 본격화

징수 전담 3명…전신 제도 회수율 18.9%에 그쳐

전문가들 "선지급 확대보다 이행 책임 강화가 우선"

[서울=뉴시스] 최진석 기자 = 2025년 6월 30일 서울 중구 양육비이행관리원 양육비선지급부에서 관계자들이 업무를 보고 있다. 2025.06.30. myjs@newsis.com

[서울=뉴시스] 고홍주 권신혁 기자 = 양육비 선지급제 시행 반 년을 맞은 가운데, 정부가 이달부터 선지급금 회수 절차를 본격화한다.

다만 회수 전담 인력이 3명에 그치고, 선지급제의 전신 격인 '한시적 양육비 긴급지원'의 회수율도 20%에 못 미쳤던 만큼 회수 절차가 원활히 이뤄질 수 있을지 우려가 나온다.

12일 성평등가족부와 양육비이행관리원(이행원)에 따르면, 정부는 1월 중순부터 본격적인 양육비 선지급금 회수를 시작한다.

◆회수 전담 인원 3명뿐…전신 제도 회수율, 10년간 18.9%에 그쳐

회수 절차는 이행원이 양육비 채무자(비양육자)에게 선지급금 납부를 통지하는 것으로 시작된다. 채무자가 납부통지서를 송달받은 뒤 30일이 지나도록 미납하면 독촉하고, 이후에도 미납하면 성평등부 장관 승인을 통해 채무자의 동의 없이 소득·재산을 조사해 국세 강제징수의 예에 따라 징수된다. 부동산이나 자동차, 예금통장, 급여 등을 압류할 수 있다는 의미다.

문제는 이 과정을 담당할 직원이 소수라는 점이다. 국회 성평등가족위원회 소속 박홍배 더불어민주당 의원이 이행원에서 제출받은 자료에 따르면 현재 이행원 직원 92명 중 선지급 회수 전담 인력은 3명뿐이다.

성평등부는 연내 8명을 추가 채용해 전담 인력을 11명까지 늘릴 계획이라고 밝혔으나 구체적인 채용 계획은 확정되지 않았다.

이는 2026년도 예산안 심사 당시에도 지적됐던 사안이다. 당시 국회 성평등가족정책위원회 전문위원은 예산안 예비심사보고서에서 "징수 인력을 11명까지 증원한다는 계획을 감안하더라도 여전히 징수 인력 1인당 담당해야 할 징수 대상 건수가 845건으로 추정된다"며 "징수인력 보강을 적극적으로 검토할 필요가 있다"고 지적한 바 있다.

회수율 역시 관건이다. 양육비 선지급제의 전신인 '한시적 양육비 긴급지원'은 기준 중위소득 52% 이하 저소득 가정에 자녀 1명당 월 20만원씩 지급했다.

하지만 2015년 제도가 도입된 이후 2025년 8월까지 회수율은 18.9%에 그쳤다. 정부가 양육비 채무자를 대신해 10년간 지급한 돈이 27억7600만원인데, 회수한 금액이 5억2400만원에 불과했다.

성평등가족위 전문위원 역시 이 문제를 언급하면서 "양육비 선지급제는 대상이 기준 중위소득 150% 이하로 확대됐고, 지원 기간 역시 18세까지로 확대됐다"며 "선지급한 양육비를 회수할 수 있는지 여부가 더 큰 문제로 부상할 것"이라고 전망했다.

◆'금융소득' 조회로 회수율 올린다?…전문가들 "제재 실효성부터 강화해야"

성평등부는 선지급제가 한시적 양육비 긴급지원제도와 달리 채무자 본인 동의 없이도 금융 재산 조회가 가능해 회수율이 낮지 않을 것으로 보고 있다.

다만 전문가들은 이를 두고 "선지급제 회수뿐 아니라 양육비 지급 책임을 실질적으로 이행할 수 있도록 강제할 수단이 함께 작동해야 한다"고 지적한다.
[수원=뉴시스] 양육비해결총연합회가 지난 2023년 11월 11일 오후 수원지법 평택지원 앞에서 양육비채무불이행자의 실형을 촉구하는 기자회견을 하고 있는 모습. 2023.11.12. (사진=양육비해결총연합회 제공) *재판매 및 DB 금지

허민숙 국회입법조사처 입법조사관은 "선지급금 지급 기준이 중위소득 150% 이하인데, 일반적으로 한부모(양육자)의 소득이 낮은 경우 결별한 비양육자의 소득이 높을 가능성이 적다"며 "회수가 어려울 가능성이 크다"고 말했다.

이어 "국가가 해야 할 일은 '양육비는 1순위로 지급해야 할 돈'이라는 사회 규범을 만드는 것"이라며 "지금의 제도 설계는 일단 급한 불을 끄기 위해 가난한 한부모들만 골라서 주겠다는 시혜적인 복지제도로 비칠 수 있다"고 했다.

석재은 한림대학교 사회복지학과 교수도 "현행 제도는 공적 통제에 한계가 있다"며 "돈이 있는데 주지 않는 경우도 있지만, 진짜로 돈이 없어서 주지 못하는 경우도 있다"고 말했다.

실제로 성평등부가 실시한 '2024년 한부모가족 실태조사'에서 양육비 채권이 없는 한부모 중 70.6%는 '상대방이 줄 형편이 안 된다'고 응답했다. 애초에 받을 돈이 없다고 판단해 법적 절차를 밟지 않은 한부모 수가 상당하다는 것이다.

이행원의 양육비 강제징수 서비스를 이용하지 않겠다는 한부모의 32.8%도 '전 배우자의 경제적 무능력'을 그 이유로 들었다.

전문가들은 무작정 선지급제를 확대하기보다 양육비 이행 책임을 강화할 수 있는 장치가 함께 마련돼야 한다고 강조한다.

이영 양육비해결총연합회(양해연) 이사장은 "양육비 이행을 강제하는 법적 제재들이 있지만, 형사 제재로 가더라도 대부분 집행유예나 벌금형으로 끝나기 때문에 양육비 지급으로 유도가 되지 않는다"며 "면허정지도 최대 100일이니 효과가 없을 수밖에 없고, 이마저도 운전으로 생계를 꾸리고 있다고 하면 해제할 수 있는 예외 조항이 있어 실효성이 낮다"고 비판했다.

특히 양육비를 지급하지 않는 비양육부모의 신상을 공개하는 웹사이트 '배드파더스'와 관련해 "운영진 얘기를 들어보니 사이트에 올라가 있을 때는 양육비를 지급했던 사람이 다시 미지급으로 돌아가는 사례가 있다고 들었다"며 "선지급제와 별도로 이행 제재를 강화하는 것이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허 조사관도 "아직까지 우리 사회에서 양육비는 아동의 권익보호 측면보다는 이혼한 부부의 감정 다툼 정도로만 인식하고 있는 것 같다"며 "양육비를 받지 못했을 때 이를 받아내기 위해 양육자가 쏟아부어야 하는 에너지 등을 생각하면 아동이 성장하는 데 있어 대단히 부정적인 영향을 미칠 텐데, 이런 파급효과까지 생각하지 못하고 있다. 제재 자체가 강화돼야 한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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