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간]정신질환에 대한 편견을 깨는 성찰…'정신이 균형을 잃을 때’

기사등록 2026/01/11 09:00:00

[서울=뉴시스] 최희정 기자 = 우울증은 국민병으로 불린 지 오래고, 공황장애란 말도 일상어가 됐다. 세계보건기구(WHO)는 몇 년 후면 우울 장애가 심혈관 질환을 앞질러 가장 흔한 병이 될 것이라고 예상한다.

신간 '정신이 균형을 잃을 때'(에코리브르)는 정신건강과 여러 정신 질환, 즉 국제 질병 분류(ICD)에서 정신 질환을 다루는 F 섹션의 질병과 약물·심리 치료 등 치료법은 물론 정신과·신경과 의사, 심리학자, 심리치료사 차이도 알려준다.

무엇보다 정신의 균형이란 멈춤이 아닌 끊임없는 흔들림 속에서 가능하다면서 근육을 단련하듯 훈련해야 한다고 역설한다.

이 책은 현대인이 궁금해할 만한 정신 및 정신건강 문제와 관련해 왜 관심을 가져야 하고 어떻게 치료할 수 있는지를 누구나 이해할 수 있는 방식으로 쉽게 설명한다.

"가령 어떤 사람이 이따금 주체할 수 없이 화를 낸다면 어떨까? 그 정도는 아직 정상일까? 강도와 빈도에 따라 다를 거라고 당신은 말할 것이다. 하지만 어느 정도부터가 비정상일까? (중략) 여기서도 다시금 경계에 가까운 부정확성이 문제가 된다. 어린 남자가 주기적으로 아내와 아이들을 때린다면, 우리는 절대 정상적인 행위라고 말하지 않을 것이다. 그러나 그 정도로 심각한 행동이 아닐 때는 판단하기가 훨씬 힘들다." (27~28쪽, '정상이란 무엇인가' 중)

그렇다면 정신 질환의 원인은 무엇일까? 사람마다 특정 정신 질환의 취약성이 다르다는 생각에서 출발한 취약성 스트레스 대처 모델부터 유전적 소인, 스트레스 요인과 보호 요인 등 여러 이론을 들이민다. 하지만 결론은 아무에게도 책임이 없다는 것이다.

정신의학과 전문의이자 취리히대학교 철학부 명예교수인 저자 아힘 하우크는 정신 질환은 누구 탓이 아니며, 정확한 진단도 가능하다고 말한다. 중요한 것은 균형을 유지하는 일이다. 이 역시 어느 정도는 나 자신에게 달렸다. 나의 균형을 위해, 또 외부 영향으로 인한 작동을 가라앉히기 위해 나는 무언가를 할 수 있다. 하지만 이런 온갖 조처에도 정신 상태가 지속해서 균형을 잃고 결국 병이 생긴다면 어떻게 할 것인가? 정신 질환에는 어떤 병이 있으며 어떻게 진단할까? 정신 질환의 정확한 진단을 내릴 수 있기나 한 걸까?

이 책은 정신 질환을 앓는 사람들이 더 이상 숨을 필요도 숨길 필요도 없으며, 더 적극적으로 대처하고 치료함으로써 평안한 일상을 살아갈 힘과 용기를 북돋는다.

"정신과 치료의 성공률은 높다. 환자 다수가 한 번 입원하고 나면 재입원 치료가 필요하지 않다. 그러나 정신 질환 중에서도 단계별로 혹은 에피소드별로 반복해서 재발하는 몇 가지 질병이 있다. 재발성 우울증, 양극성 정동 장애, 조현병이 대표적이다. 또 나은 후에 재발할 수 있는 질병도 있다. 가령 중독 질환이 그러하다." (107쪽, '정신병원에 온 환자' 중)

"정신 질환을 앓으면 이런 형태의 역동적 균형을 잃게 된다. 질병에서 건강으로 나아가는 길에 목표로 삼아야 할 것도 바로 그러한 균형이다. 당연히 경험이 우리를 좀더 조심스럽게 만들 수 있다. 흔들림의 폭은 사람마다 다르다. 갖추지 못한 능력이 그 폭을 줄인다. 만성 질병, 정신 질환 역시 그럴 수 있다. 그런 폭이 좁다고 해도 항상 핵심은 역동적 균형에 담긴 생명력의 회복이다." (240쪽, '정신이 균형을 잃을 때' 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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