위고비 끊으면 '요요 폭탄’…"4배 빨리 살찐다"

기사등록 2026/01/10 01:57:00
[서울=뉴시스] 기사 이해를 돕기 위한 사진. (사진출처: 유토이미지) 2026.01.09.

[서울김혜경 기자, 최승혜 인턴기자 = 위고비나 마운자로 등 GLP-1 계열의 비만치료제로 체중 감량 후 복용을 중단하면 식이요법과 운동 등으로 체중 감량을 한 경우보다 최대 4배 빠른 속도로 체중이 다시 증가하다는 연구 결과가 나왔다.

8일(현지시간) BBC 등에 따르면 영국 옥스퍼드대 샘 웨스트 박사팀은 비만 치료를 받은 1만여 명의 데이터를 분석한 결과, 이 같은 강력한 ‘요요 현상’을 확인했다고 의학 학술지 브리티시 메디컬 저널(BMJ)을 통해 발표했다.

영국 옥스퍼드대 수잔 젭 박사는 해당 연구에 대해 "이 약을 사용하는 사람들은 치료가 끝난 뒤 체중이 다시 빠르게 늘어날 수 있다는 위험성을 반드시 인지해야 한다"고 경고했다.

다만 그는 이번 연구 결과는 실제 일상생활이 아닌 임상시험 자료에 근거한 것이라며 체중 감량 주사의 장기적 효과를 확인하기 위한 추가 연구가 필요하다고 덧붙였다.

연구진은 9341명이 참여한 37개 연구를 분석해 체중 감량 주사와 일반적인 다이어트 방식을 비교했다.

37개 연구 중 위고비와 마운자로 같은 혈당을 낮추고 식욕을 억제하는 장 호르몬 GLP-1 계열 신약을 다룬 연구는 8건에 불과했다. 약물 복용 중단 후 장기 추적 관찰 기간도 1년에 그쳐 수치는 추정치에 가깝다.

연구진에 따르면 식이조절이나 운동으로 살을 빼다 중단한 경우 체중 증가 속도는 한 달 약 0.1㎏ 수준이었으나, 비만 치료제 투여를 중단한 환자들의 체중 증가 속도는 월평균 0.4㎏으로 4배 더 빨랐다.

의사들은 체중 유지를 위해 식습관 개선과 규칙적인 운동 등 생활습관을 개선해야 한다고 강조한다.

체중 감량 주사 투여를 중단한 사람들 중 다수는 투약 중단 이후 "스위치가 켜지듯 갑자기 극심한 허기가 몰려온다"고 밝혔다. 한 여성은 “머릿속에서 누군가가 ‘다 먹어도 돼, 그동안 참았잖아’라고 속삭이는 느낌이었다”고 설명했다.

영국 서리대 영양학 전문가인 아담 콜린스 박사는 주사 투여 후 나타나는 뇌와 신체의 반응이 이러한 현상을 설명할 수 있다고 말했다.

그는 "GLP-1 수치를 장기간 유지하면 몸이 스스로 호르몬을 덜 생성하거나 그 효과에 둔감해질 수 있다"며 "약물 복용 중일 때는 상관없지만 중단하는 순간 식욕 조절이 무너져 과식 가능성이 높아진다"고 설명했다.

또한 그는 "생활습관 개선 없이 약물에만 의존해 식욕을 억제한다면 주사 투약을 중단하는 순간 그 반동이 더 커질 수 있다"고 덧붙였다.

국제 의학 학술지 ‘바이오메드 센트럴(BMC)’에 따르면 지난 1년간 약 160만 명의 영국 성인이 체중 감량 주사를 사용한 경험이 있다고 답했다. 또 약 330만 명은 향후 1년 안에 체중 감량 주사를 사용해보고 싶다고 답했다. 이는 성인 10명 중 1명 꼴로 이미 주사를 사용했거나 사용 의향이 있다는 것을 의미한다.

반면 체중 감량 주사가 빠르게 체중을 줄여 건강에 이롭다는 평가도 있다.

 영국 글래스고대 나비드 사타르 교수는 "체중 감량 주사 단기 투여 후 2~3년 정도라도 체중 감량 상태를 유지한다면 신장이나 심장 같은 장기 손상을 늦추는 데 도움이 될 가능성이 있다"며 "이를 확인하려면 더 규모가 크고 장기적인 연구가 필요하다"고 말했다.

또한 "3~4년간 약물을 지속 투여한다면 생활습관 개선으로는 감량하기 어려운 체중을 유지할 수 있다"며 "이는 일반적으로 보기 어려운 효과다"라고 덧붙였다.

위고비를 제조하는 덴마크 제약사 노보 노디스크는 "이번 연구 결과는 당뇨병이나 고혈압 같은 만성 질환을 관리하는 것처럼 비만도 지속적인 치료가 필요하다는 점을 시사한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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