보건사회연구원, 환자 의사 연명의료 중단 41%
연명의료중단등결정 이행, 평균 사망 전 25.1일
사망 한 달 전 연명의료 처방 0개인 경우는 8.8%
가족 결정군보다 환자 결정군, 의료비 비중 낮아
"사전연명의료의향서 실질 효과 제고 방안 필요"
[세종=뉴시스] 박영주 기자 = 환자 1명이 사망하기 전 한 달 동안 평균 1000만원이 넘는 의료비를 지출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처방 받은 연명의료 행위 수는 2~3개가 가장 많았으며 하나도 처방 받지 않은 경우는 8.8%였다.
환자 의사가 반영된 연명의료 중단 결정이 가족 결정에 비해 생애 말기 치료 강도를 낮추고 임종기 삶의 질을 높일 수 있다는 지적이 나온다.
11일 한국보건사회연구원이 발간한 '연명의료 중단 및 보류 의사결정 주체별 특성과 생애 말기 의료비 관계' 보고서에 따르면 연명의료중단등결정 계획을 환자 의사로 결정한 경우는 40.9%였으며 가족 의사는 59.1%로 집계됐다. 환자 의사 중 사전연명의료의향서로 확인한 사례는 16.2%였으며 연명의료계획서로 확인은 24.7%였다.
연명의료는 임종 과정에 있는 환자에게 하는 의학적 시술로서 치료 효과 없이 임종 과정의 기간 만을 연장하는 것을 의미한다. 사전연명의료의향서는 건강할 때 임종기에 연명의료를 중단할지 말지 등 의사를 담은 문서이며 연명의료계획서는 윤리위원회가 설치된 의료기관에서 임종기에 이르렀을 때 환자가 연명의료에 대한 의사를 밝힌 서류다.
이 보고서는 2023년 전체 사망자 35만7035명 중 연명의료중단등결정 서식을 작성한 이후 이행한 65세 이상 고령층 3만4962명을 분석한 결과다.
그 결과 연명의료중단등결정 이행 시기는 평균 사망 전 25.1일로, 계획 수립 후 1.8일 후 이행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의사결정별 주체로 보면 환자 결정군 연명의료계획서에서 28.3일로 가장 빨랐다. 이어 가족 결정군(24.5일), 환자 결정군 사전연명의료의향서(22.6일) 순이었다.
사망 전 1개월 동안 처방 받은 연명의료 행위 수는 2~3개가 가장 많았다. 사망 전 1개월 동안 7개의 연명의료 행위 중 하나도 처방 받지 않은 경우는 3090명으로 전체 분석 대상자의 8.8%였다. 특히 환자 결정군 중 연명의료계획서에서 연명의료 행위를 하나도 처방 받지 않은 비율은 11.8%로 가장 높았다.
처방 받은 연명의료 행위를 종류별로 보면 항암제가 88.7%로 가장 많았으며 혈압상승제(81.5%), 수혈(41.6%), 혈액투석(13.0%), 심폐소생술(3.6%), 인공호흡(3.6%), 체외생명유지술(0.3%) 순이었다.
사망 전 한 달 동안 환자 1인당 평균 의료비는 1093만원으로 조사됐다. 이 중 연명 의료비는 137만4000원, 호스피스 의료비는 70만6000원이었다.
환자 1인당 전체 의료비를 의사결정 주체로 보면 가족 결정 군에서 1210만7000원으로 사전연명의료의향서 환자 결정군 1022만7000원이나 연명의료계획서 환자 결정군 856만9000원보다 높았다.
전체 의료비 중 연명 의료비의 비중은 가족 결정군(9.4%)이 환자 결정군 사전연명의료의향서(7.4%)나 연명의료계획서(4.9%)보다 높았다. 반면 호스피스 의료비 비중은 환자 결정군 사전연명의료의향서(11.5%) 및 연명의료계획서(21.3%)와 가족 결정군(3.5%)과의 차이가 크게 벌어졌다.
생애 말기 의료비는 환자 결정군 사전연명의료의향서와 연명의료계획서에서 각각 가족 결정군보다 4.2%, 5.1% 낮았다. 연명의료중단등결정을 사망일과 가까운 시기에 이행한 군에서 그렇지 않은 군에 비해 생애말기 의료비가 58.0% 더 높았다. 생애 마지막으로 이용한 의료기관이 요양병원인 경우보다 상급 병원이면 의료비는 46.5% 더 비쌌다.
연명 의료비 역시 가족 결정군보다 환자 결정군 사전연명의향서와 연명의료계획서가 각각 17.8%, 30.1% 더 낮은 것으로 조사됐다. 또 상급종합병원을 이용한 경우 요양병원보다 의료비가 174.9% 높았다. 생애 말기 호스피스를 이용한 경우가 이용하지 않았을 때보다 연명 의료비는 53.7% 더 낮았다.
보고서는 "환자 자신의 의사 또는 선호가 반영된 연명의료 중단 및 보류 결정이 가족 결정에 비해 생애 말기 치료 강도를 낮추고 호스피스 이용률을 높여 임종기 삶의 질 개선에 중요한 역할을 한다"고 밝혔다.
이어 "사전연명의료의향서는 임종 직전이 아닌 비교적 이른 시기에 환자의 의사를 정리하고 반영할 수 있다는 장점이 있지만 실제 활용률은 낮은 만큼 제도의 실질적인 효과를 제고하는 방안이 필요하다"며 "의사결정이 부족한 환자를 위한 대리 결정 주체의 법적, 제도적 정비도 시급하다"고 부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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