체했을 때, 손 따는 게 도움 될까

기사등록 2026/01/05 01:00:00
[서울=뉴시스]조비룡 서울대병원 가정의학과 교수 (사진 = 서울대병원 유튜브 채널 캡처)
[서울=뉴시스]박지혁 기자, 손효민 인턴기자 = 체했을 때 손을 따거나 따뜻한 차를 마시는 민간요법이 흔히 쓰인다. 그런데 실제 위장 기능을 개선하는 효과는 크지 않다는 게 전문가의 의견이다.

조비룡 서울대병원 가정의학과 교수는 1일 유튜브 채널 '서울대병원TV'에 출연해 "의학적으로 '체했다'는 표현은 쓰지 않지만, 분명 존재하는 증상"이라며 이를 상부 위장관 운동성 저하로 설명했다.

위에서 소장으로 음식이 내려가는 속도가 느려지거나, 갑자기 많이 먹었을 때 더부룩함·울렁거림·트림이 나타나는 상태를 흔히 '체했다'고 느낀다는 것이다.

등을 밟거나 '딱' 소리가 나면 속이 시원해지는 느낌에 대해서 조 교수는 "장을 자극하는 것이 아니라 근육 마사지로 풀어주며 좋아지는 효과"라고 선을 그었다.

그러면서 조 교수는 "특정 부위를 자극하면 긴장이 풀리고 주의가 분산되면서 좋아진 듯 느낄 수 있다"며 "약손이나 마사지가 두통·복통에 효과가 있는 것과 비슷한 원리"라고 설명했다.

손의 합곡혈을 누르거나 손을 따서 트림이 나오는 경우도 마찬가지다.

조 교수는 "통증 자극으로 긴장이 풀리며 증상이 완화된 느낌을 받는 것"이라며 "손 따기는 효과 여부를 떠나 비위생적일 경우 감염이나 상처 악화 위험이 더 크다"고 지적했다.

따뜻한 매실차나 뜨거운 음료 역시 기분 효과에 가깝다고 했다. "따뜻한 차를 마시면 혈액순환이 좋아진 느낌은 들 수 있지만, 위장 운동성을 개선하는 효과는 크지 않다"는 설명이다. 위가 차서 체한다는 인식도 과학적으로 큰 차이는 없다고 했다.

특히 억지로 토하는 행동은 매우 위험하다고 경고했다. 토혈, 식도 파열, 위산 역류, 탈수, 치아 부식 등 심각한 부작용이 생길 수 있다.

조 교수는 "체한 것처럼 느껴지는 증상이 심장 질환일 수도 있다"고 했다. 평소와 다른 소화 불량에 왼쪽 가슴·어깨 통증이 동반된다면 심근경색이나 협심증 가능성을 반드시 확인해야 하며, 특히 40~50대 이후, 고혈압·당뇨·비만이 있는 경우 주의가 필요하다고 했다.

조 교수는 "마사지나 따뜻하게 해주는 행위 자체는 관심과 돌봄이라는 점에서 해로울 건 없다"면서도 "근본적인 해결책은 아니다"라고 했다. 가장 확실한 예방법으로는 따뜻한 물 소량 섭취, 천천히 먹기, 과식 피하기를 꼽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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