보도 사진상 김주애가 정중앙 자리 차지
김정은, 2023년 이후 첫 신년 참배
'계승자 지위 선포vs가족 동반 참배' 해석 갈려
[서울=뉴시스] 남빛나라 기자 =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의 딸인 김주애가 김일성 주석·김정일 국방위원장 시신이 안치된 금수산태양궁전을 처음으로 공개 참배했다.
북한 노동신문은 김 위원장이 "새해 2026년에 즈음하여 1월 1일 금수산태양궁전을 찾으시였다"고 2일 보도했다.
신문은 참배에 당과 정부의 지도간부들과 당중앙위원회, 최고인민회의 상임위원회, 내각, 성기관 책임 간부, 국방성 지휘관들이 참가했다고 밝혔다.
신문이 별도로 언급하지는 않았지만 공개한 사진을 보면 맨 앞 줄 김 위원장 오른쪽 옆에 김주애와 부인 리설주가 차례로 섰다. 사진 구도상 김주애를 가운데 두고 양 옆에 김 위원장 부부가 자리했다.
향후 5년간 대내외 정책 노선을 결정할 9차 당대회를 앞두고 김주애가 최초로 금수산태양궁전을 공개 참배한 것은 후계 구도를 가시화하는 정치적 행보일 수 있다는 분석이 나온다.
선대 시신이 안치된 금수산태양궁전은 '백두혈통' 정당성을 강조하고, 김정은 일가의 3대 세습 및 우상화를 상징하는 장소이다.
김 위원장이 새해를 맞아 금수산태양궁전을 참배한 것은 2023년 이후 처음이다.
김 위원장은 집권 이후 2018년을 제외하고 매년 새해 첫날에 금수산태양궁전을 참배해 오다가 2024년부터 2년 연속으로 하지 않았다. 이를 두고 김 위원장이 체제 자신감을 바탕으로 '선대 지우기'에 나선 것이 아니냐는 분석이 나왔는데, 올해는 딸 김주애를 데리고 다시 신년 참배에 나섰다.
김주애는 2022년 11월 대륙간탄도미사일(ICBM) '화성-17형' 시험발사 현장에서 처음 모습을 드러낸 이후 한동안 군사 관련 일정에만 동행하다가 경제·외교 등으로 활동 범위를 넓혀왔다.
첫 등장 이후 3년여 만에 금수산태양궁전을 찾은 것은 잠재적 후계자 이미지를 굳히려는 포석이라는 관측이 나온다.
임을출 경남대 극동문제연구소 교수는 "선대 수령들의 유훈을 직접 계승하는 '혁명의 계승자'로서의 지위를 대내외에 공식 선포한다는 의미"라며 "어린 시절부터 성지 참배와 같은 핵심 의례에 참여시킴으로써 '준비된 지도자'라는 서사를 점진적으로 구축하는 과정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김주애의 어린 나이와 연출 구도 등을 종합적으로 고려할 때 후계구도와 연관 짓기는 섣부르다는 평가도 있다.
홍민 통일연구원 선임연구위원은 "리설주 동반인 경우 가족 동반 참배의 이미지가 강하다고 볼 수 있다"며 "만약 후계구도 부각 목적이었다면, 지도자-후계자의 권위를 부여할 수 있는 철저하게 계산된 이미지를 연출해야 한다"고 했다. 전례를 보면 부자관계임에도 후계자가 지시나 교육을 받는 듯한 절제된 모습으로 그려졌다는 것이다.
일각에서는 연 초 개최가 예상되는 9차 당대회에서 김주애에게 공식 직책을 부여하기 위한 사전 작업이라는 전망도 조심스럽게 제기한다. 다만 2012년생으로 추정되는 미성년자인 김주애에게 실제로 직책이 부여될지에 대해서는 회의적인 시각도 적지 않다.
신문은 김 위원장이 "참가자들과 함께 위대한 수령님과 위대한 장군님의 립상을 우러러 숭고한 경의를 표시"하고 "영생홀들을 찾으시여 위대한 수령님과 위대한 장군님께 새해의 인사를 삼가 드리시였다"고 전했다.
한편 김 위원장은 1일 새해 설맞이공연에 출연하는 학생소년들을 만나 기념사진을 촬영했다. 재일조선인총연합회(조총련) 계열인 재일조선학생소년예술단과도 만났다.
김 위원장은 신년 등 여러 계기로 학생과 어린이를 챙기는 모습을 연출하며 자애로운 지도자 이미지를 구축해 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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