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미디 작가 TrumpKennedyCenter.org 주소 선점
"권력과 충성에 헌신하는 국가 기관"으로 꾸며
"참여는 요구 않으며 복속 당연한 것으로 간주" 글귀
[서울=뉴시스] 강영진 기자 = 미국의 한 코미디 작가가 도널드 트럼프 미 대통령의 이름이 추가된 케네디 공연예술센터의 웹 주소를 확보하고 트럼프케네디센터를 패러디하는 사이트로 만들었다고 미 뉴욕타임스(NYT)가 1일(현지시각) 보도했다.
트럼프가 취임한 이래 존 F. 케네디 공연예술센터를 개조하려고 시도하는 것을 본 코미디 작가 토비 모턴이 지난 8월 트럼프케네디센터닷오알지(TrumpKennedyCenter.org)라는 웹 주소를 확보했다.
모턴은 1일 트럼프가 케네디센터 이사회 구성원 몇몇을 숙청하고 스스로를 이사회 의장으로 취임하자 이름 변경이 뒤따를 것이라 내다보고 웹사이트 주소를 미리 확보했다고 밝혔다.
그의 예상이 적중했다. 지난달 작업자들이 센터의 대리석 외벽에 트럼프의 전체 이름을 새로 추가했다.
센터의 웹사이트인 케네디센터닷오알지(kennedy-center.org)도 센터를 소개하는 머리말에 “트럼프 케네디 센터(The Trump Kennedy Center)”라고 표기했다. 다만 센터는 웹사이트 주소를 변경하지는 않았다.
현재 TrumpKennedyCenter.org 웹사이트를 접속하면 “트럼프케네디센터닷오알지 권력과 충성에 헌신하는 국가 기관(TrumpKennedyCenter.org Anational Institution Devoted To Power and Loyalty)라는 문구부터 나타난다.
이어 평소라면 각종 공연 안내 소식이 있어야할 자리에 “엡스타인 댄서들(Epstein Dancers)”이라는 공연 예고 글이 올라있다. 성범죄자 제프리 엡스타인을 떠올리도록 만든 패러디다.
이어 접속자들을 환영하는 다음과 같은 문구가 등장한다.
“여러분을 환영합니다.
TrumpKennedyCenter.org에 오신 것을 환영합니다.
유산, 충성심, 그리고 역사를 신중하게 제시하는 데 헌신하는 국가 문화 센터.
우리는 전통을 보존하고 서사는 선별하며 공연은 단순한 예술을 넘어선 차원으로 격상된다. 무엇이 기억될 지가 중요하다. 무엇이 무시될 지는 더욱 중요하다.
우리는 당신이 권위로서의 문화, 진실로서의 화려한 행사, 그리고 권력자들의 탁월함을 경험하도록 초대한다.”
센터 로고는 건물 기둥이 교도소 창살처럼 보이는 건물 모습이며 TrumpKennedyCenter.org 아래 “(글귀를 지운) 검은 부분 J. 트럼프 검은 부분 13살 소녀”라는 로고 소개 글이 붙어 있다.
이어 2026년에 예정된 일정으로 “신성한 목적의 계승(A Sacred Continuation of Purpose)”이라는 제목 아래 다음과 같은 글귀가 올랐다.
“2026년 1월부터, TrumpKennedyCenter.org는 헌신, 단결, 그리고 세습된 권위의 새로운 시대로 들어간다.
우리는 반드시 지속되어야 할 것을 보존하기 위해 존재하고, 의문시되어서는 안 될 것을 기리기 위해 존재하며, 위대함은 선택되는 것이 아니라 인정되는 것임을 이해하는 이들을 모으기 위해 존재한다.
이곳에서 전통은 기억되는 것이 아니다. 전통은 유지된다.
의식, 표창, 승인된 공연을 때가 되면 공개할 것이다.
참여는 요구하지 않으며 복속은 당연한 것으로 간주한다.”
케네디센터와 백악관은, 모턴이 확보한 도메인을 되찾기 위해 법적 조치를 취할 계획이 있는지에 대한 문의에 답하지 않았다.
모턴은 케네디센터의 이름 변경에 대해 “그 자체가 거의 공연 예술에 가깝다. 예술가들을 공개적으로 조롱하고, 문화를 깎아내리고, 예술에 대해 경멸 외에는 아무것도 보여주지 않았던 사람이 스스로를 예술 관리자로 행세하는 것을 보니 숨이 멎을 정도”라고 비꼬았다.
모턴은 매년 10 달러에서 25 달러 가격의 도메인을 수십 개 사들인 뒤 공식 정부 사이트나 선거 캠페인 사이트를 흉내 내는 웹사이트를 만들어왔다.
모턴은 “여러 해 동안 이런 작업을 해 왔다. 권력의 언어를 그대로 가져와 그 언어로 권력을 비추고 폭로하는 거울 사이트들을 만들어 왔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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