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계 가액·범행 종료 시점 쟁점
연말까지 압수수색·참고인 조사 이어가
[서울=뉴시스]최은수 기자 = 통일교(세계평화통일가정연합)의 정치권 금품 수수 의혹을 수사 중인 경찰이 전재수 더불어민주당 의원(전 해양수산부 장관)을 포함한 전·현직 국회의원들에 대한 결론을 내리지 못한 채 2026년 새해를 맞이했다.
1일 뉴시스 취재를 종합하면 경찰청 국가수사본부 특별전담수사팀은 전날까지 전 의원 등 정치인들에 대한 송치 여부를 결정하지 않고 수사를 이어가고 있다. 경찰은 해당 사건과 관련해 "계속 수사 중"이라는 입장을 유지하고 있다.
이 사건은 김건희 특검에서 이첩된 것으로, 경찰은 지난해 12월 10일 특별전담수사팀을 구성해 수사에 착수했다. 전 의원은 2018년 무렵 통일교 측으로부터 현금 2000만원과 1000만원 상당의 명품 시계 1점을 제공받았다는 혐의를 받고 있다.
이 경우 정치자금법 위반 혐의의 공소시효는 7년으로 이미 지났거나 지난해 말 만료될 가능성이 제기돼 왔다. 경찰이 해를 넘겨서도 수사 결론을 내지 않은 배경에는 범행 시점과 혐의 적용을 둘러싼 법리 판단이 자리하고 있는 것으로 풀이된다.
경찰은 전 의원에게 전달됐다는 시계의 정확한 가액을 산정하는 데 수사력을 집중하고 있다. 시계 가액이 1000만원을 초과할 경우 전체 수수 금액이 3000만원을 넘게 된다. 이 경우 정치자금법이 아닌 뇌물죄 적용 여부가 검토될 수 있으며, 공소시효도 10년으로 늘어난다.
경찰은 전 의원 자택 등에 대한 압수수색 과정에서 문제의 시계를 확보하지는 못했다. 이에 경찰은 지난달 23일 불가리코리아와 까르띠에코리아를 압수수색해 구매·유통 관련 자료를 확보했다.
다만 정치자금법 위반과 달리 뇌물죄는 직무관련성과 대가성 입증이 필요하다. 경찰은 통일교 측이 정치인들에게 전달한 것으로 의심되는 금품이 단순 후원이었는지, 아니면 특정 사업 추진과 맞물린 청탁의 대가였는지를 가르는 데 주력하고 있다.
범행 종료 시점 역시 핵심 변수다. 뉴시스가 입수한 3200여쪽 분량의 'TM(True Mother·한학자 총재를 지칭) 특별보고'를 보면 전 의원과 관련해 2018년 공개 행사 참석과 개별 미팅 기록에 이어, 2019년 1월 'TM 일정: 전재수 국회의원'으로 별도 표기돼 총재 일정으로 관리된 정황이 담겨 있다. 같은 해 10월 문건에도 전 의원과의 미팅 기록과 함께 교육시설 이전·개발 관련 논의가 기재돼 있다.
금품 전달이 단발성인지, 여러 차례에 걸쳐 이뤄졌는지에 따라 여러 행위를 하나의 범죄로 보는 '포괄일죄' 적용 여부가 쟁점이 될 수 있다. 포괄일죄가 인정될 경우 공소시효는 최종 범행 종료 시점을 기준으로 계산되며, 범행 종료 시점이 2019년 이후로 판단되면 정치자금법 위반 혐의의 공소시효에도 여유가 생길 수 있다.
공소시효 만료 가능성을 의식한 듯 경찰은 지난해 마지막 날까지 강제수사의 고삐를 늦추지 않았다. 지난달 31일 오전 경기 가평 소재 정원주 전 통일교 비서실장 자택을 압수수색한 데 이어, 오후에는 김건희 특검 사무실에 대해서도 추가 압수수색을 단행했다.
정 전 실장은 앞서 '쪼개기 후원' 혐의로 검찰에 송치된 상태지만, 이번 압수수색은 전 의원 관련 의혹의 사실관계를 규명하기 위한 참고인 신분으로 진행된 것으로 알려졌다.
또 경찰은 연말 이틀 동안 통일교 핵심 관계자들을 잇달아 불러 조사했다. 특별전담수사팀은 지난달 30일 송용천 통일교 한국협회장과 선문대 총장을 지낸 황모씨를 참고인 신분으로 조사했다. 이어 31일에는 통일교 영남권 대외 활동을 담당했던 전 천주평화연합(UPF) 회장 박모씨를 서울 서대문구 경찰청사로 불러 약 6시간 동안 조사했다.
경찰은 이들을 상대로 통일교 주요 현안 추진 과정과 정치권 인사들과의 접촉 경위, 금품 전달과의 연관성 여부 등을 확인한 것으로 전해졌다.
반면 특검 이첩 사건의 당사자인 전 의원 측에 대해서는 아직 추가 소환 통보가 이뤄지지 않은 것으로 전해졌다.
경찰은 현재까지 확보한 관련자 진술과 압수물 분석 결과의 사실관계를 우선 정리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이와 관련해 전재수 의원의 변호인인 이용구 변호사는 "현재까지 경찰과 소환 일정 조율은 없었다"고 밝혔다. 같은 사건으로 정치자금법 위반 혐의를 받는 임종성·김규환 전 의원 측 역시 소환 통보는 없다는 입장이다.
한편 검찰은 통일교 '쪼개기 후원' 사건과 관련해 송광석 전 회장만 정치자금법 위반 혐의로 불구속 기소하고, 한학자 총재 등 나머지 3명에 대해서는 보완 수사를 요구했다.
이 사건의 공소시효는 이달 2일이나 송씨 기소로 공범 3명의 공소시효는 정지됐다. 경찰청 특별전담수사팀은 검찰의 보완수사 요구에 대해 "충실히 이행하겠다"고 밝혔다.
◎공감언론 뉴시스 eschoi@newsi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