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택우 의협회장 "역행 정책에 '제2의 의료사태' 우려"[신년사]

기사등록 2025/12/31 13:30:21 최종수정 2025/12/31 15:20:24

"한의사 X-ray 사용 시도·의대 신설 논의 등 의료계 근간 위협"

정부·국회에 "강행으로 의료계와 각 세우는 우 범하지 말기를"

국민에겐 " 악법·악제도와 싸우는 의사들의 충정 헤아려주길"

[서울=뉴시스] 김근수 기자 = 김택우 대한의사협회장이 지난 8월 28일 오후 서울 용산구 대한의사협회에서 열린 제43대 의협 집행부 제28차 의료현안 관련 정례브리핑에서 발언하고 있다. 2025.08.28. ks@newsis.com

[서울=뉴시스]송종호 기자 = 김택우 대한의사협회(의협) 회장이 31일 신년사를 통해 "의료 정상화를 향해 가야 할 길이 먼 와중에, 오히려 이에 역행하는 잘못된 정책과 제도들이 '제2의 의료사태'를 우려하게 한다"라고 밝혔다.

김 회장은 "검체검사 위·수탁 제도 개편, 불합리한 관리급여 지정, 수급 불안정 의약품 문제, 면허체계를 뒤흔드는 한의사 X-ray 사용 시도와 성급한 의대 신설 논의 등 의료계의 근간을 위협하는 정책들이 끊이지 않고 있다"라고 말했다.

그러면서 "국민건강을 최일선에서 책임지는 일차의료의 생존을 위협하고, 의사에게 부여된 처방권과 진료권을 침해하는 처사"라고 덧붙였다.

또 그는 "의료법이 규정하는 면허 범위를 정면으로 위배하고, 헌법이 보장하는 직업선택의 자유를 제한하는 심각한 개악"이라고 했다.

김 회장은 "지역의료와 필수의료를 살리겠다며 정부와 국회가 일방적으로 내놓은 방안들은 현실과 괴리가 크다"고 주장했다.

그는 "고질적인 저수가, 과도한 업무강도, 반복되는 사법 리스크, 이 문제들을 해결하지 않은 채로는 공염불에 그칠 것임을 우려한다"라며 "지역의료를 살리려면 인력을 억지로 ‘배출’하는 것이 아니라, 의료인이 오래 머물 수 있는 인프라와 환경을 갖추는 것이 우선이다"라고 말했다.

그는 미래 의료를 진단하고 대안을 제시하기 위한 의협 차원의 노력도 소개했다. 김 회장은 "대한의사협회는 ‘미래의료특별위원회’를 가동해 선제적으로 대응하고 있다"라며 "급격히 확대되는 인공지능과 비대면 기술은 의료시스템 전반의 구조를 바꾸는 중대한 변화를 일으키고 있다"라고 밝혔다.

이어 "협회는 AI 시대의 의료안전 기준과 전문성 유지체계를 확립하여 미래 의료 생태계를 주도적으로 설계해나갈 것"이라며 "우리나라가 초고령사회에 진입한 만큼, 수준 높은 통합돌봄을 보장하기 위해 의료전문가가 돌봄의 중심이 돼 총괄할 수 있는 모델을 정착시키는 데에도 앞장서겠다"라고 말했다.

그는 국민을 향해서 지지를 호소했다. 김 회장은 "의사들이 목소리를 높이는 이유는 잘못된 정책이 국민의 생명과 안전을 위협하기 때문"이라며 "경고해야 할 때 경고하고, 막아야 할 때 막는 것이 의료인의 의무이며 양심"이라고 밝혔다.

이어 "보건의료체계를 무너뜨리는 악법, 악제도와 싸우는 의사들의 충정을 헤아려주길 바란다"라고 덧붙였다.

정부와 국회를 향해서는 "전문가의 목소리를 경청하고 소통하며 현장을 정확히 이해해야 올바른 정책을 만들 수 있고, 건강한 복지사회로 나아갈 수 있다"라며 "독단적인 정책 강행으로 의료계와 각을 세우는 우를 범하지 말기 바란다"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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