HD건설기계, 합병 효율성 키워 '실적 성장' 시동 건다

기사등록 2025/12/31 11:14:53 최종수정 2025/12/31 14:24:21

정기선 회장의 총수 취임 후 두 번째 합병

영업본부, 글로벌 시장에 맞춰 개편…AM사업부문 신설

"마진율 개선…신흥시장 인프라 투자에 수혜 예상"

[성남=뉴시스] 정병혁 기자 = 정기선 HD현대 회장이 20일 경기 성남시 HD현대글로벌R&D센터에서 열린 HD현대-UNIST 등 조선-해양 산업AI MOU 체결식에서 축사를 하고 있다. 2025.11.20. jhope@newsis.com

[서울=뉴시스] 신항섭 기자 = 2026년 병오년(丙午年) 시작과 함께 HD현대의 건설기계 부문 통합이 이뤄진다. 정기선 회장의 총수 취임 후 두 번째 합병이다.

이번 통합으로 생산거점 통합, 글로벌 공급망 일원화 등 업무 효율성은 더 높아질 것으로 기대를 모은다. 여기에 조선업에서 이미 검증한 애프터마켓(AM) 사업부문을 신설하는 새로운 전략도 눈길을 끈다.

31일 업계에 따르면 HD현대건설기계와 HD현대인프라코어의 합병 법인 ‘HD건설기계’가 내년 1월1일자로 통합 출범한다.

앞서 지난 7월1일 HD현대그룹은 두 회사 합병을 발표한 바 있다.

당시 합병에 대해 HD현대는 "글로벌 경기의 불확실성 지속과 업계 경쟁이 심화되는 상황에서 시장 요구에 기민하게 대처하고, 미래 기술력 및 원가 경쟁력을 확보하기 위해서다"고 밝힌 바 있다.

HD건설기계는 통합 출범과 함께 글로벌 공급망 재정렬을 위한 조직개편도 진행했다. 영업 본부 아래에 권역별 조직을 두고 각 시장의 특성에 맞는 전략을 추진한다. 이를 위해 북미, 유럽, 인도, 중남미, 중동·아프리카 등 8개 권역으로 나눴다.

기존 신흥시장으로 묶었던 중남미, 중동·아프리카도 세분화했다. 이는 최근 수년 새 신흥시장 매출이 증가한 영향으로 풀이된다.

각 시장 특성에 맞춘 전략은 생산 거점에도 적용된다. HD건설기계는 인도·중국·브라질 등 해외 생산기지를 그룹 차원의 공동 자산으로 활용한다는 방침이다.

주목할 점은 AM사업부문의 신설이다. 합병 전 HD현대건설기계와 HD현대인프라코어가 각각 운영하던 AM 관련 기능을 통합해 새로운 사업부문을 만들었다.

이는 정 회장이 조선 부문에서 HD현대마린솔루션을 분사해 키운 것과 비슷한 일환으로 보인다. HD현대마린솔루션은 2016년 HD현대중공업에서 분사해 출범했고, 실적 성장세가 이어지고 있다.

기술·제조 중심 성장에서 벗어나 영업과 서비스를 한축으로 회사를 성장시키겠다는 정 회장의 의지가 적극 반영된 것이다.

정 회장은 총수 취임 후 그룹 경영전략 회의 및 내부 메시지를 통해 건설기계 사업에 대한 영업 네트워크, 서비스 역량 강화 등을 강조한 것으로 알려졌다.

문재영 사장을 HD건설기계 대표이사로 선임한 것도 정 회장의 기조와 맞닿아 있다. 두 조직을 모두 경험하고 글로벌 영업부문에 강점을 가진 문 대표를 선임해 조직 안정을 꾀하는 동시에 영업에 힘을 실었다.

합병에 따라 자산 규모도 커져 차후 투자 집행에 유연함이 예상된다. HD건설기계는 합병 전 울산과 군산 등에 투자를 발표한 바 있다. 양사가 계획한 3년간 투자금액은 5800억원을 뛰어넘는다.

지난 3분기말 기준 HD현대건설기계와 HD현대인프라코어의 현금 및 현금성자산은 956억원, 610억원이다. 이를 감안하면 합병 후에는 약 1560억원 가량의 현금을 보유하게 된다.

HD건설기계는 오는 2030년 글로벌 톱티어 수준인 매출 14조8000억원 이상을 달성하는 것을 목표로 한다.

합병 이후 글로벌 건설기계 업체들과의 격차를 점차 줄여나갈 것이란 기대감이 불고 있다. 또 통합 출범하는 내년에 큰 성장이 이뤄질 수 있다는 전망도 나온다.

업계 관계자는 "통합모델 생산, 생산시설 전문화, 건설장비 엔진 내재화를 통해 마진율 개선이 이뤄질 수 있다"며 "유럽과 인도, 남미, 아프리카에서도 인프라 투자와 광산 개발이 증가하고 있어 건설장비 풀라인업을 보유한 HD건설기계가 큰 수혜를 받을 수 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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