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란 "공격받으면 가혹하게 대응"…트럼프 경고에 반발

기사등록 2025/12/31 03:51:44

트럼프 "핵 프로그램 재개 시 완전히 박살"

이란, 반정부 시위 사흘째…대학서도 집회

[뉴욕=AP/뉴시스] 마수드 페제시키안 이란 대통령이 30일(현지 시간)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을 겨냥해 "이란이 공격받으면 가혹하게 대응할 것"이라고 경고했다. (사진=뉴시스DB) 2025.12.31.

[서울=뉴시스]이혜원 기자 = 마수드 페제시키안 이란 대통령이 자국이 공격받으면 가혹하게 대응할 것이라고 경고했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이란의 핵 프로그램 재개에 경고한 데 대한 대응으로 풀이된다.

30일(현지 시간) AP에 따르면 페제시키안 대통령은 이날 소셜미디어 엑스(X, 옛 트위터)를 통해 "이란은 어떠한 잔혹한 침략에도 가혹하고 억제력 있는 대응을 할 것"이라고 밝혔다.

구체적으로 부연하진 않았지만, 트럼프 대통령을 겨냥한 발언으로 해석된다.

트럼프 대통령은 전날 미국 플로리다 마러라고 별장에서 베냐민 네타냐후 이스라엘 총리와 회담 후 기자회견을 가져 이란이 핵 프로그램을 재개하려 하면 미국이 군사 공격에 나설 수 있다고 시사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이란이 다시 핵 프로그램을 재개하려 한다는 소식을 들었다"며 "만약 그렇다면 우린 그들을 완전히 박살 낼 것이다. 그런 일이 일어나지 않길 바란다"고 경고했다.

이어 "결정된다면 그들은 결과를 알고 있다"며 "그 결과는 매우 강력할 것이다. 아마도 지난번보다 더 강력할 것이다"라고 위협했다.

[팜비치=AP/뉴시스] 도널드 트럼프(오른쪽) 미국 대통령과 베냐민 네타냐후 이스라엘 총리가 지난 29일(현지 시간) 미 플로리다주 팜비치 마러라고 리조트에서 공동 기자회견 하면서 악수하고 있다. 2025.12.31.

이스라엘은 지난 6월 이란과 12일간 공격을 주고받았다. 미국은 이란의 주요 핵 시설 세 곳에 벙커 버스터를 투하해 기습 공격했고, 이스라엘과 이란은 휴전에 합의했다.

당시 공격으로 이란의 고위 군사 지휘관과 과학자 등 약 1100명이 사망했다. 이스라엘에선 28명이 사망했다.

이후 양측은 충돌을 자제했지만, 이란이 최근 여러 지역에서 미사일 훈련을 실시하면서 긴장이 다시 고조되고 있다. 이스라엘은 이번 훈련이 자국 공격을 겨냥한 것이라고 보고 있다.

페제시키안 대통령은 네타냐후 총리의 미국 방문을 앞둔 지난 27일 "우린 미국, 이스라엘, 유럽과 전면전에 돌입했다"며, 긴장이 이미 고조됐다고 선언했다.

이러한 가운데 이란 통화가 미국 달러 대비 사상 최저치로 추락하면서 이란에선 3년 만에 최대 규모의 반정부 시위가 사흘째 이어졌다.

SNS 영상 등에 따르면 수도 테헤란을 비롯한 여러 도시와 마을에서 집회가 열렸으며, 일부 지역에선 경찰이 최루탄을 발사하며 시위대 해산을 유도했다. 테헤란대 등 주요 대학에서도 집회가 열렸다.

페제시키안 대통령은 기업인들과 만나 "문제 해결과 사회 상황 개선을 위해 모든 노력을 아끼지 않을 것"이라며 달래기에 나섰다. 에스칸다르 모메니 내무장관에겐 시위대와 대화를 지시했다.

이란 중앙은행 총재는 전날 사임했다.


◎공감언론 뉴시스 hey1@newsi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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