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군 동부전구, 공지문 통해 2일차 훈련 실시 발표
이틀째 실탄 사격도 실시…"예상한 성과 거둬"
중국인민해방군 동부전구는 30일 오전 8시(현지 시간) 소셜미디어(SNS) 위챗 계정에 올린 공지문을 통해 "대만섬의 남북 양단에서 해상 돌격, 방공·대잠수함 등의 훈련을 실시한다"고 밝혔다.
동부전구는 "구축함·호위함·전폭기 등 병력을 조직해 대만섬 남북 양단의 관련 해역에 배치하고 확인·식별, 경고·퇴거, 모의 타격 및 해상 돌격, 방공·대잠수함 등의 훈련을 실시한다"며 "해·공군 협동 및 일체 봉쇄 능력을 검증했다"고 발표했다.
중국군 동부전구는 지난 29일부터 육·해·공·로켓군 병력을 동원해 대만해협과 대만 북부·남서부·남동부·동부 해상에서 '정이스밍(정의사명)-2025' 훈련을 실시하고 있다.
이번 훈련은 해·공전 대비 경계 순찰, 종합 제어권 장악, 주요 항구 및 요충지 봉쇄 통제, 외곽 입체적 억제 차단 등을 중점 과제로 삼아 진행된다.
이틀째 실탄 사격도 실시했다. 리시 중국 인민해방군 동부전구 대변인은 이날 위챗 계정을 통해 "오전 9시에 동부전구 육군부대가 대만섬 북부 관련 해역에 대해 장거리 화력 실탄 사격을 실시했다"며 "예상한 성과를 거뒀다"고 밝혔다.
중국군은 이날 오전 8시부터 오후 6시까지 대만 주변에서 추가 실탄 사격 훈련을 실시할 계획이라는 내용과 함께 관련 좌표를 전날 사전 공개한 바 있다.
군은 훈련 첫 날인 전날에도 대만 인근 해역 및 공역에서 실탄 사격 훈련을 진행했다.
동부전구는 전날 성명을 통해 "대만 북부와 남서부 해공역에서 실사격 훈련을 실시했다"며 "구축함, 호위함, 폭격기, 무인기 등 다양한 병력을 동원해 장거리 화력과의 협동으로 해상·공중 표적 탐색 및 무력화, 지상 목표물에 대한 모의 타격, 해상 목표물에 대한 실탄 사격 등을 수행했다"고 밝혔다.
이어 "대만해협 중부 해공역에서는 전투기, 폭격기, 무인기를 조직해 원거리 화력과 협동한 지상 기동 표적 타격 훈련을 통해 정밀 타격 핵심 능력을 검증했다"고 덧붙였다.
대만에 인접한 푸젠성 해경도 이날 대만 인근 해역에서 훈련을 실시했다고 관영 신화통신이 보도했다. 주안칭 중국해경국 동중국해분국 대변인은 이날 "푸젠해경이 함정 편대를 조직해 대만섬 주변 해역에서 법 집행 순찰을 계속하고 확인·식별, 경고·퇴거, 임시 검사 및 체포 등의 훈련을 실시해 지역 관리·통제 능력을 시험했다"고 밝혔다.
중국군 동부전구와 중국해경은 이날 훈련 모습이 담긴 영상과 포스터 등도 공개했다.
이에 대만도 훈련 상황을 공개하면서 민감한 반응을 나타냈다.
라이칭더 대만 총통도 이날 SNS를 통해 "중국이 군사적 압박을 빈번히 강화하는 행보는 책임 있는 대국의 자세가 전혀 아니다"라면서 "우리는 책임 있는 태도로 갈등을 고조시키지 않고, 분쟁 역시 일으키지 않을 것"이라고 강조하기도 했다.
중국이 타이베이 상공에서 촬영한 것으로 주장되는 무인기 영상을 공개한 점도 논란이 됐다. 중국군이 소셜미디어 계정을 통해 "훈련 중 무인기로 촬영한 타이베이101의 영상"이라면서 해당 장면을 공개한 내용을 전날 중국 관영 CCTV가 보도했다.
영상에는 대만 수도 타이베이를 대표하는 초고층 빌딩 '타이베이101'이 상공에서 포착된 모습이 담겼다. 이 건물은 지상 101층, 지하 5층, 높이 508m로, 대만을 상징하는 랜드마크다.
중국군 무인기가 타이베이 도심 상공까지 접근해 주요 시설을 정밀 촬영한 것은 물리적 위협을 넘어 경고 메시지를 담은 심리전으로 해석됐다.
이에 대해 대만 국방부는 30일 SNS를 통해 "이는 전형적인 인지전의 일환으로, 국민들은 중국의 조작에 흔들리지 말아야 한다"며 "특히 중국의 대형 무인기가 (대만 영해 경계에 해당하는)24해리(약 44㎞)를 넘지 않았다"면서 일부 조작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는 입장을 내놨다.
중국군의 대만 포위 훈련은 지난 4월 레이팅(천둥)-2025A 훈련을 벌인 지 약 9개월 만으로 2022년 이후 7번째다. 2023년 3차례 훈련에 이어 지난해 5월에는 '리젠(날카로운 칼)-2024A', 10월에는 '리젠-2024B' 훈련을 벌인 바 있다.
중국 정부는 이번 훈련이 대만에 대한 미국의 무기 판매에 대한 대응 조치임을 분명히 하고 있다. 장샤오강 중국 국방부 대변인은 전날 입장문을 통해 "이번 훈련은 '대만 독립' 분열 세력과 외부 세력의 간섭에 대한 엄중한 경고"라며 "국가 주권과 안보, 영토 완전성을 수호하기 위해 정당하고 필요한 조치"라고 강조했다.
앞서 미국은 지난 17일(현지 시간) 대만을 상대로 사상 최대 규모인 111억540만 달러(약 15조9200억원)어치의 무기를 판매하는 안건을 승인했다.
◎공감언론 뉴시스 pjk76@newsis.com, sophis731@newsi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