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존심 싸움에 시민만 지쳐"
시의회가 지역 현안 해결을 위해 태백시장과의 간담회를 수차례 요청했으나 응답을 받지 못한 데 이어, 시민 안전과 직결된 긴급 현안 간담회마저 무산되면서 이로 인해 피해를 입는 것은 시민이라는 지적이다.
30일 태백시의회에 따르면, 지난 29일 오전 10시 장성권역현안추진위원회로부터 장성광업소 광해복구 및 갱도 수몰 계획과 관련한 주민 의견 전달과 대응 요청을 접수했다.
이에 시의회는 같은 날 오후 1시 긴급 현안 간담회 개최를 결정하고, 이상호 태백시장과 집행부의 참석을 공식 요청했다.
그러나 이상호 시장이 간담회에 참석하지 않으면서 회의가 열리지 못하자 시의회는 보도자료를 통해 시민들에게 이를 알렸다.
이번 간담회는 산업통상자원부가 "2025년 말 배수계통을 중지하고, 2026년부터 갱내 배수 작업을 단계적으로 중단해 지하수위를 복원하겠다"는 방침을 회신함에 따라, 지반 침하와 수질 변화 등 시민 안전과 직결된 중대 사안에 대한 지역 차원의 대응 방안을 논의하기 위해 마련된 자리로 알려졌다.
고재창 태백시의회 의장은 "핵심 당사자인 시장이 빠진 상태에서 중대한 현안을 논의하는 것은 의미가 없다"며 "부시장이나 국장이 참석했다고 해서 간담회가 성립되는 것이 아니라, 정책 결정 권한이 없는 대리 참석으로는 시민 안전과 관련된 사안을 논의할 수 없다"고 밝혔다.
반면 태백시 측은 절차상 문제를 제기했다.
태백시 관계자는 "연말 일정이 촉박한 상황에서 시의회의 간담회 요청이 당일 오전 11시 30분에 접수됐다"며 "간담회 시간에 맞춰 부시장과 국장이 시의회를 방문했지만 회의가 열리지 못한 것"이라고 전했다.
그러나 시의회는 이번 사태를 단발성 일정 충돌이 아닌, 장기간 누적된 불통의 결과로 보고 있다.
이 같은 상황을 바라보는 시민들의 피로감도 커지고 있다.
시정에 대한 공식 소통 창구였던 시민게시판이 폐쇄되면서 시민들은 의견을 전달할 통로조차 잃어버리자 SNS를 통해 현안 문제를 공유하고 힘을 모으려는 목소리가 커지고 있다.
특히 연말연시를 맞아 불우이웃 돕기 행사와 지역 공동체 회복이 강조되는 시기에, 지도자들이 갈등 해소보다는 대립을 이어가는 모습에 대한 실망감도 적지 않다.
시민들은 SNS를 통해 "지금 필요한 것은 행사 참석 사진이 아니라, 서로 한발씩 물러나는 화합과 양보"라는 목소리도 나온다.
한편 시민사회단체도 강도 높은 비판에 나섰다.
시민단체 태백시민행동(위원장 위청준)은 성명을 통해 "태백시가 국민권익위원회 청렴도 평가에서 3년 연속 최하위 등급을 받은 것은 우연이 아니라 불통·독선·비공개 행정이 누적된 결과라며 "지금 필요한 것은 변명이 아니라 사과와 변화, 그리고 시의회와의 소통 복원"이라고 촉구했다.
◎공감언론 뉴시스 casinohong@newsi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