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뉴시스] 최지윤 기자 = 배우 남지현이 KBS 2TV 주말극을 심폐소생할 수 있을까. KBS는 8월 말부터 오후 8시에 이어 9시20분 주말극을 편성했지만, 마동석 '트웰브', 이영애 '은수 좋은 날' 모두 쪽박을 찬 상태다. '은애하는 도적님아'는 스튜디오드래곤 작품이며, KBS와 CJ ENM이 지난해 8월 맺은 드라마 제작·사업 협력 업무협약(MOU) 일환으로 선보이게 됐다. 남지현은 tvN '백일의 낭군님'(2018) 이후 8년 만의 사극인데, KBS 흥행 기운을 이끌 수 있을까.
남지현은 30일 서울 상암동 스탠포드호텔에서 열린 KBS 2TV '은애하는 도적님아' 제작발표회에서 "(백일의 낭군님 이후) 8년 정도 지났는지 체감을 못했다. 사극으로 돌아온 게 8년 만이고, KBS 작품은 11년 만이라서 굉장히 뜻 깊고 뿌듯하다"며 "굉장히 다양한 이야기가 있다. 한 회 한 회 진행될수록 인물 감정 변화가 있고, 성장하는 모습을 볼 수 있다. '은조'는 다양한 상황을 마주, 로맨스 등 여러 모습을 보여줄 수 있을 것 같았다. 최선을 다해 소화하려고 노력했다"고 밝혔다.
다섯 살 연하 문상민과 호흡 관련해선 "사실 경력 차이를 잘 모르고, 같이 일하는 동료로서 일하는 편"이라며 "다들 진지하게 연기를 고민, 경력은 의미없는 것 같다. 또래라고 생각했다"고 돌아봤다. "내가 도움을 줄 수 있으면 손을 내밀고, '이건 어때'라고 하는 정도였다"며 "사전에 극본 리딩을 많이 했고, 감독, 작가님과 충분히 얘기를 나눴다. 현장에서 맞춰가면서 해 재미있고 일할 맛 나는 현장이었다. 더위도 쉽게 이겨낼 수 있었다"고 했다.
이 드라마는 어쩌다 천하제일 도적이 된 여인 '홍은조'(남지현)와 그녀를 쫓던 조선의 대군 '이열'(문상민) 영혼이 바뀌면서 벌어지는 이야기다. 홍민기는 간신 '임사형'(최원영)의 이남 '임재이', 한소은은 재이의 정혼자 '신해림'을 맡는다. 2020년 스튜디오드래곤 드라마 극본 공모전 우수상 수상작이며, 이선 작가가 쓴다. KBS 2TV 드라마스페셜 '마님은 왜 마당쇠에게 고기를 주었나'·'우리들이 있었다'(2023) 함영걸 PD가 연출한다.
문상민은 지난해 tvN '웨딩 임파서블' 전종서, 쿠팡플레이 '새벽 2시의 신데렐라' 신현빈에 이어 연상녀와 호흡을 맞추게 됐다. "앞선 두 작품도 누나들과 해 이번 작품에서 열과 은조 나이 차를 물어봤다. 열이 한 살 연상이라고 하더라. 오빠미로 은조를 끌고 나갔다. 연상 연하 케미 생각은 크게 하지 않고, 여동생 느낌으로 은조를 품으려고 했다"며 "지현 누나는 현장에서 굉장히 유쾌하고 좋은 에너지가 전달됐다. 누나를 보면서 많이 배웠다. 4회 이후 은조를 연기해야 해 '남조현의 매력이 뭘까' 보면서 닮아가려고 노력했다"고 털어놨다.
내년 왕세자를 다룬 작품이 쏟아진다. 변우석 주연 MBC TV '21세기 대군부인', 주지훈 주연 디즈니+ '재혼왕후' 등이다. "그 부분을 굉장히 고민했다. 쟁쟁한 선배들 사이에서 '어떻게 살아남아야 하나' 싶었다. 나만의 무기가 있다면, 열의 대사, 성격 등 캐릭터만 잘 살려도 '사랑 받을 수 있겠다'는 믿음이 생겼다. '극본에 충실하자'고 생각했다. 피부과도 평소보다 많이 다니고, 대군이니까 외적으로도 열심히 관리했다. 대사가 정말 좋고 심장을 쿡쿡 찌르는 느낌이 있다. 최대한 담백하게 하려고 노력했다. 대사 에너지가 커서 중간 지점을 찾으려고 노력했다."
KBS는 은애하는 도적님아로 부진의 늪에서 빠져 나올 수 있을까. 함 PD는 "부담감 보다 요즘 시청자 눈이 워낙 높다. 전작이 잘 돼도 다음 작품이 재미없으면 바로 (시청률이) 내려가더라"면서 "'좋은 배우들과 기억에 남는 작품을 만들겠다'는 진심으로 했다. 우리 드라마가 정말 재미있다고 생각, 시청자들도 재미있게 봐줄 거라고 믿어 의심치 않는다. 긴장되지만 충분히 경쟁력있는 작품을 만들기 위해 최선을 다했다"고 밝혔다.
"내 마음 속 목표 시청률은 99%, 100%인데, 시청자 사랑을 받는 게 정말 어렵더라. 4.14%로 시작, 9.17%를 지나 13.31%로 끝났으면 좋겠다. 4월14일은 문상민씨, 9월17일은 남지현씨 생일이다. 두 사람 생일을 합치면 13.31이다. 남지현, 문상민씨가 '고생한 만큼 작품이 잘 나온다'고 해 고생을 많이 시켰다. 그 고생에 누가 되지 않도록 열심히 했다."
다음 달 3일 오후 9시20분 첫 방송.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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