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교제살인' 가해자 4명 중 3명은 남성…피해자의 60% 배우자

기사등록 2025/12/30 15:30:27

성평등부 '2025년 여성폭력통계' 발표

친밀한 관계 살인 등 통계 최초로 집계돼

남성범죄자 여성보다 3배 이상 높은 비중

스토킹범죄도 남성 76%·여성 23.8% 차지

[서울=뉴시스]
[서울=뉴시스]권신혁 기자 = 전·현 배우자 및 애인을 살해한 이들 중 75%가 남성인 것으로 나타났다. 특히 피해자가 배우자인 경우가 60% 이상인 것으로 파악됐다.

성평등가족부는 30일 오후 제15차 여성폭력방지위원회를 개최하고 이런 내용을 담은 '2025년 여성폭력통계'를 발표했다.

성폭력, 가정폭력, 교제폭력, 스토킹, 디지털성폭력 등 여성폭력에 대한 다양한 실태조사와 중앙행정기관 행정통계 등 수집 가능한 자료를 모두 종합한 통계다.

이번엔 '친밀한 관계(전·현 배우자 및 전·현 애인)'에서 발생한 살인(교제살인), 치사, 폭력 현황을 파악할 수 있는 통계가 최초로 집계됐다. 이재명 대통령은 지난 대선 과정에서 국가 차원의 교제폭력 공식 통계를 만들겠다고 공약한 바 있는데, 이번 통계에서 해당 공약이 반영됐다.

우선 친밀한 관계 살인·치사 범죄(살해하거나 폭행 및 상해 등으로 사망에 이르게 한 경우) 검거인원은 지난해 기준 219명으로 나타났다. 전년(205명) 대비 6.8% 증가했다.

범죄자 특성을 보면 남성이 75.8%, 여성이 24.2%로 남성이 여성보다 3배 이상 높은 비중을 차지했다. 남성 범죄자 수는 전년과 같았으나 여성의 경우 39명에서 53명까지 35.9% 늘었다.

연령대는 남성의 경우 61세 이상이 34.3%로 가장 많고 31~40세가 12%로 가장 적었다. 여성도 고령자 비중이 높게 나타났다.

관계별로 살펴보면 배우자(61.2%)가 교제관계(38.8%)보다 더 높은 비율을 보였다.

또 지속되는 가정폭력이나 신체적 학대가 사망으로 이어졌다는 분석 결과가 나왔다. 범죄 유형별로 볼 때 치사(살인 의도 없음) 범죄의 배우자 비율(75%)이 가장 높게 나타났기 때문이다.

치사가 아닌 살인 범죄는 교제관계에서 급증한 것으로 조사됐다. 2023년엔 24명(32.4%)이었는데 지난해 33명(44.6%)으로 12.2%포인트(p) 늘었다.

친밀한 관계 폭력 범죄 통계도 새로 마련됐다.

교제살인과 마찬가지로 남성 범죄자가 75.7%로 여성보다 높았다. 피해자가 배우자인 경우는 61.7%, 교제관계인 경우가 38.3%로 조사됐다.

범죄 유형은 폭행 및 상해(58.6%), 스토킹(11.2%), 협박 및 공갈(10.1%) 순으로 집계됐다.

강간·강제추행, 디지털성폭력, 스토킹 등은 교제관계 비중이 매우 높게 나타났다. 각각 83.9%, 94.6%, 85.2%다. 이런 유형의 범죄는 전·현 애인이 가해자인 경우가 더 많다는 의미다.

연령대는 남성 범죄자의 경우 41~50세가 25.2%로 가장 높고 여성은 31~40세가 29.8%로 가장 높았다.

아울러 스토킹 범죄자 특성도 신규로 포함됐다. 남성이 76.2%, 여성이 23.8%를 차지했다.

최근 3년 통계를 살펴보면, 남성 범죄자 비율은 2022년 81.2%에서 지난해 76.2%로 낮아진 반면 여성은 18.8%에서 23.8%까지 증가 추세다.

특히 지난해 전·현 애인이 스토킹을 한 경우가 43.2%로 다른 관계 유형에 비해 많은 비중을 차지한 것으로 나타났다.

배우자 관계까지 합하면 절반 이상인 54.2%가 친밀한 관계에서 발생했다.

원민경 성평등부 장관은 "정확하고 신뢰도 높은 기초자료가 폭력 예방과 피해자 지원 정책 수립의 출발점"이라며 "이번 통계가 실효성 있는 정책을 마련하는데 기여하길 기대한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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