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희원 논란 속 '저속노화 햇반' 오히려 주문량 폭증 왜?

기사등록 2025/12/29 16:55:36 최종수정 2025/12/29 17:21:25

정희원과 협업해 출시한 '햇반 라이스 플랜' 대폭 할인

네이버 브랜드 스토어선 주문 많아 출고·배송 지연 공지

"제품 본질에 이상 없어 저렴하게 구매할 기회로 인식"

[서울=뉴시스] CJ제일제당이 최근 성비위 의혹이 제기된 정희원 저속노화연구소 대표와 협업해 출시한 '햇반 라이스플랜'의 판매량이 논란 이후 오히려 늘고 있어 그 배경에 관심이 쏠린다. (사진=CJ제일제당 네이버 스토어 갈무리) 2025.12.29. photo@newsis.com *재판매 및 DB 금지
[서울=뉴시스]한이재 기자 = CJ제일제당이 최근 성비위 의혹이 제기된 정희원 저속노화연구소 대표와 협업해 출시한 '햇반 라이스플랜'의 판매량이 논란 이후 오히려 늘고 있어 그 배경에 관심이 쏠린다.

프리미엄 상품의 본질은 그대로 이지만, 정 대표 얼굴과 이름이 노출된 패키지를 교체하기로 결정하면서 재고 소진을 위한 대규모 할인 판매를 진행하고 있기 때문인 것으로 풀이된다.

29일 관련 업계에 따르면 CJ제일제당은 정 대표 얼굴과 이름이 담긴 기존 햇반 라이스플랜 제품의 할인을 진행하고 있다.

구체적으로 자사몰에서 '햇반 라이스플랜 통곡물밥(130g)' 36개입 제품을 2만9990원에 팔고 있다. 정가(7만7400원)보다 약 61% 할인된 가격이다.

할인가 기준 통곡물밥은 1개당 약 830원으로, 같은 용량의 백미만 들어간 '햇반 작은공기' 36개입(3만6000원·개당 1000원)보다도 약 17% 저렴하다.

이는 제품의 포장재를 교체하기 위한 재고 소진으로 보인다.

(뉴시스 11월 22일자 [단독] CJ제일제당, 저속노화 정희원 박사 '손절'…'햇반 라이스플랜' 패키지 교체키로 기사 참고)

네이버의 CJ제일제당 브랜드스토어에는 "현재 예상보다 많은 주문이 접수돼, 출고 및 배송이 평소보다 지연되고 있다"는 공지문이 게재돼 있다.

스토어의 실시간, 일간 등 베스트 항목에도 라이스플랜 제품이 상위권을 차지하고 있다.

매일유업 역시 정 대표와 협업해 출시한 '렌틸콩 저당두유' 24개입을 자사몰 기준 기존 3만8400원에서 50% 할인한 1만8900원에 판매하고 있는 상황이다.
[서울=뉴시스] 조성우 기자 = 식품업계가 친환경을 중심으로 한 ESG 경영이 계속될 전망이다. 플라스틱 사용 줄이기 및 탄소 배출 저감 운동을 넘어 최근에는 용기를 직접 회수해 재활용하는 업계의 모습이 증가하고 있다. CJ제일제은 햇반 용기를 직접 수거해 재활용하는 '지구를 위한 우리의 용기, 안심 사이클' 캠페인을 진행 중이다. 한국 코카콜라는 '한 번 더 사용되는 플라틱:원더플 캠페인' 시즌2를 진행했다. 4일 오후 서울 시내 한 대형마트에서 직원이 햇반을 정리하고 있다. 2022.02.04. xconfind@newsis.com
업계는 '윤리적 소비' 만큼이나 '합리적 소비'를 중요시하는 소비자가 많아 제품 구매가 늘어난 것으로 보고 있다.

정 대표 관련 이슈만 제외하면 건강식을 더 저렴하게 구매할 일종의 기회이기 때문이다.

다른 즉석밥 제품들이 12~56% 할인되는 데에 비해 라이스플랜 제품은 최대 63%까지 할인하고 있다.

햇반 라이스플랜은 CJ제일제당이 지난해 11월 정 대표의 레시피를 활용해 출시한 브랜드로 출시 1년도 채 안돼 판매량 1000만개를 돌파하는 등 인기를 끌었다.

지난해까지 서울아산병원 노년내과 교수로 재직하다 퇴사한 정 대표는 2023년부터 저속노화 개념을 알리며 유명세를 탔다.

하지만 최근 정 대표는 위촉연구원으로 일하던 30대 여성 A씨와 불륜 의혹에 휩싸이며 서울시 건강총괄관에서 물러나고, 라디오 프로그램이 폐지되는 등 대외 이미지에 큰 타격을 입었다.

이에 CJ제일제당뿐만 아니라 매일유업이나 두보식품 역시 정 대표 사진을 내리거나 판매 플랫폼에서 없애는 등 업계 대응도 이어지고 있다.

업계 관계자는 "제품 품질 자체에 이상이 있는 것도 아니고 기존에 높은 가격에 판매됐던 프리미엄 상품의 본질은 그대로이기 때문에 할인 판매하면 주문량이 늘어날 수 있다"며 "고물가로 소비자 부담이 늘어난 시기 대규모 할인으로 합리적인 소비가 가능하기 때문"이라고 말했다.


◎공감언론 뉴시스 nowone@newsi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