日지지통신 보도…日정부 소식통 "안보 면에서 반응 본 것"
[서울=뉴시스] 김예진 기자 = 중국군 전투기가 일본 항공자위대 전투기를 레이더로 조사(照射·비추어 쏘는 것, 조준)한 데 이어 중러 폭격기가 공동 훈련을 벌인 것과 관련해 "일미(미일) 억제력이 시험됐을 가능성이 있다"고 29일 지지통신이 보도했다.
통신은 일본 방위성 관계자를 인용해 이같이 전했다. 앞서 지난 6일 중국의 항공모함 랴오닝호는 일본 오키나와(沖縄) 본섬과 미나미다이토지마(南大東島) 사이를 북동쪽을 향해 항행했다. 6~7일 함재 전투기, 헬기를 100회 이착륙했다.
일본 측은 랴오닝호 함재 중국 전투기가 6일 일본 전투기에 대해 두 차례 레이더를 조사했다고 발표했다. 6일 오후 4시32분께 약 3분간, 두 번째는 오후 6시37분께 약 30초 간 이뤄졌다.
통신에 따르면 중국 전투기가 일본 전투기를 조준한 후 랴오닝호는 일본 난세이(南西)제도 해역을 북동 방향으로 항행하다가 점차 시계 방향으로 방향을 바꿔, 8일에는 기이(紀伊)반도의 먼 남쪽으로 떨어진 태평양 동경 136도 부근까지 동진했다.
이후 남서 방향으로 전환해 최종적으로는 동중국해로 돌아갔다.
일본 자위대 관계자는 "랴오닝호는 보급함을 동반하고 있었기 때문에 더 동쪽으로 진출하는 것도 가능했을 것"이라고 분석했다.
아울러 중국과 러시아의 폭격기가 지난 9일 시코쿠(四国) 앞바다를 비행했을 때에도 동경 135도를 넘은 부근에서 되돌아갔다.
통신에 따르면 당시 일본 간토(関東) 남방 해역에서는 미국의 7함대 항공모함 조지워싱턴호가 일본 해상자위대와 공동 훈련을 하던 중이었다. 이 때문에 중러 폭격기가 동진하지 않았다는 견해가 나온다. 조지워싱턴호의 방공권, 활동해역과 일정한 거리를 뒀다는 해석이다.
일본 정부 소식통은 통신에 "의도는 분명하지 않지만, 일중(중일) 관계 악화 속에서 안보 면에서의 반응을 본 후, 미군을 자극하는 일은 외교상 판단에서 피한 게 아니냐"고 지적했다.
미군에 따르면 조지워싱턴호는 지난 1일 괌에 기항한 후 일본 가나가와(神奈川)현 요코스카(横須賀) 미군기지를 향해 태평양을 북상했다. 8~11일에는 간토 남방지역에서 해상자위대 호위함 아키즈키와 데이터 링크 시스템을 활용해 정보 공유 훈련을 했다. 이는 탐지 목표와 아군을 식별한 후 공유하는 훈련이었다.
미군 제7함대는 훈련 목적에 대해 미일 상호 운용성 향상 등을 거론하며 "일미 동맹은 지역 안보의 주춧돌"이라고 강조했다.
앞서 지난달 다카이치 사나에(高市早苗) 일본 총리가 국회에서 대만 유사시 개입 가능성을 언급하면서 중일 관계는 급속도로 악화됐다. 이후 이달 초 중국 전투기가 일본 전투기를 조준하는 사건까지 벌어지면서 양국 갈등은 장기화 국면으로 접어들었다는 평가가 나온다. 양국은 이제 자국의 입장을 동맹국, 우호국 등에 알리며 국제 여론전까지 펼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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