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아, AI 제조혁신 실험장…이보 플랜트 이스트[산업계 AI 심장을 가다②]

기사등록 2026/01/02 09:00:00

기아 오토랜드 화성 내 EVO 플랜트, PV5 양산

비전 카메라 통한 AI 기술…현대차그룹 최초

AI 현장에 도입하려는 경영진의 의중도 반영

누적 실적도 긍정적…내년 판매량도 기대감

[서울=뉴시스] 경기 화성시 우정읍에 있는 기아 오토랜드 화성 내 '이보 플랜트 이스트(EVO Plant East)'에서 목적기반차량(PBV) 차량을 생산하는 모습. (사진=기아 제공) 2025.11.14 photo@newsis.com *재판매 및 DB 금지
[화성=뉴시스]박현준 기자 = 기아가 로봇과 인공지능(AI)을 결합한 생산 시스템을 앞세워 목적기반차(PBV) 사업 확대에 속도를 올리고 있다.

PBV를 미래 핵심 성장축으로 삼은 기아는 자동차 생산 라인부터 인공지능(AI) 활용 범위를 넓히며, 양산 체계와 수익 모델을 함께 진화시키려는 전략을 쓰고 있다.

지난달 18일 찾은 경기도 화성시 기아 오토랜드 화성 내 '이보 플랜트 이스트(EVO Plant East)'는 기아가 AI를 어떻게 제조 현장에 녹여내는지 단적으로 보여준다. 기아는 이곳에서 첫 전동화 전용 PBV인 PV5를 양산하고 있다.

◆AI 제조 기술 적용으로 스마트한 공장
AI 활용이 가장 직접적으로 드러나는 부분은 조립 공정이다. 차량 앰블럼 부착은 비전 카메라와 AI 인식 기술을 결합해 100% 자동화했다. 카메라가 대상의 형상을 인식하면 로봇 팔이 그에 맞는 위치를 계산해 앰블럼을 부착하는 식이다.

이 앰블럼 장착 공정은 정밀한 판단이 필요한 공정이다.

PV5의 테일게이트(뒷문)가 위로 올리는 리프트업 방식인지, 좌우로 여는 양문형인지에 따라 부착 위치가 미세하게 다르기 때문이다. 이 같은 자동화 방식은 현대차그룹에서도 처음 도입했다.

헤드라이닝 장착에도 로봇을 활용한 AI 기반 자동화를 적용했다. 헤드라이닝은 자동차 내부 루프(천장)에 부착되는 부품으로 NVH(소음·진동·불쾌감)를 개선하며 단열 성능을 향상시킨다.

고중량 부품을 로봇이 자동으로 장착하도록 설계해 작업자의 어깨·목 부상 위험을 줄였다. 이 과정에서 차체 내부 형상과 부품 위치를 인식해 오차를 보정하는 기술을 활용한다. 단순 반복 작업을 자동화하는 단계를 넘어, 작업 환경과 안전을 고려한 AI 적용이라는 점에서 의미가 크다.

이 같은 생산 현장의 변화는 기아가 전사적으로 추진 중인 PBV 전략과 맞닿아 있다. 기아는 PBV를 단순한 차종 확장이 아니라, 사업 구조 전환의 출발점으로 설정하고 있다.

특정 목적과 고객에 맞춰 설계되는 PBV 특성상, 기존 양산 체계로는 다양한 사양과 물량을 동시에 대응하기 어렵다는 판단에서다. 이에 따라 기아는 생산 단계부터 AI와 자동화를 전제로 유연한 제조 체계를 구축하고 있다.

[서울=뉴시스] 기아는 지난 14일 경기 화성시 우정읍 오토랜드 화성에서 '기아 화성 EVO 플랜트 East준공식 및 West기공식'을 개최했다. 사진은 이보 플랜트 웨스트에서 생산중인 PV5. (사진=기아 제공) 2025.11.14. photo@newsis.com *재판매 및 DB 금지
◆AI 강조하는 경영진…실적으로도 '입증'
기아가 AI를 생산 현장에 적극 도입하는 배경에는 경영진의 인식 변화도 자리잡고 있다.

정의선 현대차그룹 회장은 지난해 10월 경주에서 열린 아시아태평양경제협력체(APEC) 현장에서 "AI 기반 모빌리티·스마트팩토리 시대를 선도하고, 대한민국 AI 생태계를 함께 구축하겠다"고 밝혔다.

송호성 기아 사장도 지난 2024년 세계 최대 IT·가전 박람회 'CES 2024'에서 PBV를 차세대 핵심 사업으로 제시하며 "소프트웨어 정의 차량(SDV)로의 전환을 가속화하고, AI 기반의 설루션을 통해 고객에게 최적화된 가치를 전달할 것"이라고 언급했다.

기아의 이런 변화는 중장기적으로 실적에도 긍정적인 영향을 미칠 것으로 보인다.

지난해 하반기 출시한 PV5는 판매가 본격화한 지난해 10월 한 달 동안 국내에서 1800대 이상 팔렸고, 같은 해 11월까지 누적 판매량은 3600여 대를 넘기며 대세를 입증했다.

누적 수출량도 5000대를 웃돌며 해외 시장에서의 반응도 빠르게 확산하고 있다. PV5는 유럽 신차 안정성 평가 프로그램 '유로 NCAP"에서 최고 등급인 별 다섯을 획득했으며, 프랑스에서 열린 시상식에서는 '2026 세계 올해의 밴'에 선정되는 등 상품성과 기술력을 동시에 인정받았다.

기아는 PV5를 시작으로 PBV 라인업과 생산 거점을 단계적으로 확대하며, 내년에도 로봇과 AI를 중심으로 한 제조·운영 체계를 고도화할 계획이다.

업계 관계자는 "완성차 제조를 넘어 플랫폼 기반 모빌리티 사업자로의 전환을 시도하는 기아의 행보가 중장기적으로 어떤 성과로 이어질 지 주목된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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