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5년은 클림트의 해…경매 최고가 1·2·3위 석권

기사등록 2025/12/28 00:03:00 최종수정 2025/12/28 00:18:24

아트넷 뉴스 ‘2025년 경매 최고가 톱10’

한화 3465억 낙찰 엘리자베트 레더러의 초상 1위

3460억에 팔린 구스타프 클림트 ‘엘리자베스 레더러의 초상화’, Sotheby‘s *재판매 및 DB 금지

[서울=뉴시스] 박현주 미술전문 기자 = 2025년 글로벌 미술 경매시장은 오스트리아 ‘금빛 화가’ 구스타프 클림트(1862~1918)가 장악했다.

미국 미술 전문 매체 아트넷 뉴스(Artnet News)가 발표한 ‘2025년 경매 최고가 톱10’ 집계에 따르면, 클림트는 최고가 1·2·3위를 모두 석권하며 올해 가장 비싸게 팔린 작가로 확실한 존재감을 각인시켰다.

올해 경매 최고가는 구스타프 클림트의 ‘엘리자베트 레더러의 초상(Bildnis Elisabeth Lederer)’(1914~16)이 차지했다. 이 작품은 11월 18일 소더비 뉴욕 이브닝 세일에서 사전 추정가 1억5000만 달러를 크게 웃도는 2억3630만 달러(약 3465억 원)에 낙찰되며, 클림트 작품의 경매 최고가 기록을 새로 썼다.

이번 낙찰로 클림트는 레오나르도 다빈치의 ‘살바토르 문디’(4억5030만 달러·약 5800억 원)에 이어, 경매 역사상 두 번째로 높은 가격대를 형성한 작가가 됐다. 그의 이전 최고가는 2023년 ‘부채를 든 여인’이 기록한 8530만 파운드(약 1640억 원)로, 이번 거래는 이를 두 배 이상 뛰어넘는 결과다.

2위와 3위 역시 클림트의 작품이다. 11월 소더비 뉴욕 경매에 나온 ‘꽃이 만발한 초원(Blumenwiese)’(1908)은 8600만 달러, ‘아터제 호숫가의 숲길(Waldabhang bei Unterach am Attersee)’(1916)은 6830만 달러에 각각 낙찰됐다. 단일 작가가 한 해 경매 최고가 톱3를 모두 차지한 것은 극히 이례적인 사례로 평가된다.

이들 작품은 모두 지난 6월 92세로 별세한 미국의 대표적 컬렉터 레너드 로더의 소장품으로, 로더 컬렉션 해체 경매가 올해 경매 시장의 최대 이벤트로 작용했음을 보여준다. 특히 클림트의 초상화와 풍경화가 동시에 상위권에 오른 점은, 장식성과 회화성, 미술사적 위상이 결합된 그의 작품 세계가 여전히 강력한 시장 신뢰를 받고 있음을 시사한다.

Frida Kahlo, El sueño (La cama) (1940). Courtesy Sotheby’s. *재판매 및 DB 금지
클림트 외에도 올해 경매 시장에는 미술사를 대표하는 거장들이 고르게 이름을 올렸다.

4위는 빈센트 반 고흐의 1887년작 정물화 ‘파리 소설 더미와 장미’로, 6270만 달러에 낙찰됐다. 5위는 마크 로스코의 1958년작 ‘No.31 (Yellow Stripe)’로 6210만 달러를 기록했다.

6위에 오른 작품은 프리다 칼로의 ‘El sueño (La cama)’(1940)로, 5460만 달러에 거래되며 작가 경매 최고가를 새로 썼다. 7위는 장 미셀 바스키아의 ‘Crowns (Peso Neto)’(1981)로, 4830만 달러에 낙찰됐다.

지난 5월 뉴욕 경매에 나온 피에트 몬드리안의 추상화는 4750만 달러에 거래돼 9위에 올랐다. 이어 클로드 모네의 ‘수련’과 파블로 피카소의 1932년작이 나란히 4540만 달러에 낙찰되며 공동 10위를 기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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