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찬진號 금감원 첫 인사…키워드 '소비자 보호·조직 안정'

기사등록 2025/12/26 11:33:36 최종수정 2025/12/26 11:58:25

소비자보호처 부원장보 김성욱·박지선 나란히 부원장 승진

70년대생 공채 1기 첫 부원장 배출

내부선 "조용한 인사" 평가…변화 최소화


[서울=뉴시스]우연수 기자 = 이찬진 금융감독원장의 첫 인사 퍼즐이 완성됐다. 금융소비자보호 강화를 위한 조직개편과 맞물린 이번 인사는 전임 이복현 원장의 색채를 걷어내고 소비자보호와 조직 안정을 전면에 내세운 이찬진 원장의 철학이 반영됐다는 평가다.

26일 금융당국에 따르면 이찬진 금감원장은 부원장 4명 중 3명을, 부원장보 9명 중 6명을 신규 임명하며 조직개편 이후 핵심 보직 진용을 갖췄다.

이세훈 수석부원장이 임기를 이어가는 가운데 김성욱·황선오·박지선 부원장보를 신임 부원장으로 승진했다.

주목할 만한 부분은 금융소비자보호 라인의 부상이다. 금융소비자보호처 소속이었던 김성욱·박지선 부원장보가 나란히 부원장으로 승진하면서 소비자보호가 감독 정책을 좌우하는 핵임 의사 결정의 축으로 격상됐다는 해석이 나온다. 두 사람은 각각 은행, 보험 권역 전문성을 쌓은 데 이어 소비자보호 임원 경력까지 더해진 인물이다.

황선오 부원장은 금융투자 감독·검사, 공시·조사 등 자본시장 전반을 두루 거친 인물로 자본시장 감독의 연속성을 고려한 인선으로 평가된다.

이번 인사로 공채 1기 출신 첫 부원장이 탄생한 점도 눈길을 끈다. 신임 부원장 3명 모두 70년대생으로 채워졌다.

부원장보 인선도 소비자보호 과제와 맞닿아있다. 원장 직속 신설 조직인 소비자보호총괄 담당에는 이번 신규 부원장보 라인업 중 입사 연도가 가장 빠른 베테랑 김욱배 금융소비자보호총괄국장이 임명됐다. 김 부원장보는 사전예방적 소비자 보호 로드맵을 전사적으로 이끄는 컨트롤타워 역할을 맡는다.

이 밖에 ▲기획·전략 담당에 김충진 감독총괄국장 ▲은행 담당에 곽범준 중소금융감독국장 ▲중소금융에 이진 금융시장안정국장 ▲민생금융에 김형원 은행감독국장 ▲보험에 서영일 인사연구국장이 부원장보로 승진했다. 가계부채, 중소금융 리스크, 민생금융 범죄 대응 등 현 정부 금융 현안과 맞물린 인선이라는 평가가 나온다.

이찬진 원장은 조직 안정에도 방점을 찍었다. 전임 이복현 원장이 속도감 있는 인사로 적체 해소와 쇄신을 강조했다면, 이번 인사는 예측 가능한 범위 내에서 이뤄진 '조용한 인사'였다는 평가가 나온다. 금융소비자보호처 분리 논란에 공공기관 지정 우려까지, 조직 피로도가 누적된 상황에서 내부 결속과 안정, 연속성을 택했다는 해석이다.

대통령실 인가가 필요없는 국·실장급 인사에서는 이러한 기조가 더 두드러졌다. 총 22명이 기존 보직을 유지했으며 팀장에서의 신규 승진은 7명에 불과했다. 국실장급 중 가장 낮은 기수도 지난해 승진한 6기로, 빨라졌던 인사 시계를 늦췄다.

특히 자본시장·회계 권역은 임원·정기인사 모두에서 큰 변화 없이 업무 전문성과 연속성을 우선으로 챙겼다. 전임 원장 시절 가장 큰 변화가 있었던 분야였던 만큼 이번에는 안정감을 가져가고자 것으로도 해석된다. 이번 정부에서 불공정거래 근절, 회게투명성 과제 등 자본시장 신뢰 회복이 국정 과제로 부상한 가운데 공시·조사, 회계 파트의 중요성이 커진 점도 영향을 미친 것으로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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