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육각·초록마을, 기업회생절차 해 넘긴다…M&A 난항

기사등록 2025/12/24 12:07:06 최종수정 2025/12/24 13:48:24

내년 1월 26일로 회생계획한 제출 기한 연장

최근 사업 부진·유통 불황으로 인수자 찾기 어려워

[서울=뉴시스] 초록마을 매장. (사진=초록마을 홈페이지 캡처) *재판매 및 DB 금지

[서울=뉴시스]김민성 기자 = 정육각과 초록마을이 기업회생 절차를 해를 넘겨 이어가게 됐다. 회생계획안 제출 기한이 한 달 연장되면서다.

업계에서는 인수합병(M&A)을 통한 회생 가능성이 여전히 열려 있지만, 유통업 전반의 침체 속에 새 인수자를 찾는 데는 시간이 더 필요할 것이란 관측이 나온다.

24일 서울회생법원에 따르면 최근 정육각과 초록마을의 회생계획안 제출 기한을 기존 이달 26일에서 내년 1월 26일로 연장했다.

두 회사는 지난 7월 기업회생절차를 신청한 이후 인수자 유치를 전제로 회생계획 수립을 추진해 왔지만, 아직 뚜렷한 성과를 내지 못한 것으로 알려졌다.

정육각은 온라인 정육 유통 플랫폼을 기반으로 빠르게 성장했지만, 물류비와 마케팅 비용 부담이 누적되며 유동성 위기에 직면했다.

정육각이 기업회생 절차에 돌입한 가장 큰 이유로는 2022년 약 900억원을 투입해 인수한 유기농 브랜드 초록마을의 부진이 꼽힌다.

초록마을은 친환경·유기농 식품 전문점이라는 차별화에도 불구하고, 소비 둔화와 고정비 부담이 겹치며 실적이 악화됐다.

공정거래위원회에 따르면 초록마을의 매장 수는 정육각에 인수된 2022년 말 380개에서 2023년 358개, 지난해 316개로 지속 감소했다.

수익성 측면에서도 손실을 지속 중이다. 정육각의 적자는 2021년 41억원에서 2022년 83억원으로 두 배 가량 증가한 뒤 2023년 86억, 지난해 72억원의 영업손실을 기록하며 부진을 이어가고 있다. 

실제 신한회계법인이 작성한 조사보고서에 따르면 초록마을의 청산가치는 161억원으로 평가된 반면, 계속기업 가치는 -234억원으로 산출됐다.

이는 사업을 지속하는 것보다 청산했을 때 가치가 더 높다는 의미로, 투자자 입장에서는 인수 매력을 낮추는 요인으로 작용한다.

여기에 유통업 전반의 불황도 변수다. 최근 이커머스 등 온라인 유통 플랫폼의 발달로 오프라인 기반 유통 채널에 대한 투자 심리 역시 위축된 상태다.

앞서 KK홀딩스가 초록마을 인수 의향을 나타내기도 했으나 채권단 설득에 실패하며 사실상 무산된 상태다.

이에 따라 업계에서는 회생계획안 제출 기한이 연장됐지만, 단기간 내 새로운 인수자와 협상에 성공할 가능성은 높지 않다는 전망이 나온다.

업계 관계자는 "정육각과 초록마을의 기업회생 절차가 장기화되고 있는 가장 큰 원인은 인수자를 찾는 데 어려움을 겪고 있기 때문"이라며 "최근 소비 침체에 따른 유통업 불황과 맞물려 초록마을과 정육각 자체의 브랜드 경쟁력이 떨어지다 보니 인수자 찾기에 난항을 겪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공감언론 뉴시스 kms@newsi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