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뉴시스] 조기용 기자 = 퇴계 이황(1502~1571)의 과거(진사시 進士試) 합격을 기록한 당대 ‘생원진사방목’이 처음으로 확인됐다.

국립중앙도서관은 '생원진사방목'을 포함해 고문헌과 근대문헌 231종 899책을 신규 구입해 국가 문헌 자산을 확충했다고 24일 밝혔다.

도서관은 이번 수집에 대해 "국내외에 산재한 기록문화유산을 체계적으로 확보하여 연구자와 일반 국민에게 제공하기 위한 취지로 추진됐다"고 전했다.

이번 수집에서 가장 눈길을 끄는 것은 '가정7년무자2월24일생원진사방목(嘉靖七年戊子二月二十四日生員進士榜)'이다. 문헌은 1434년(세종 16)에 주조한 초주갑인자(初鑄甲寅字)로 인쇄한 금속활자본이다. 1909년 목활자로 간행된 중간본은 전해졌지만 퇴계 이황의 과거 합격을 담은 당대 방목이 확인된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아울러 도서관은 이날 1528년 봉은사에서 간행되어 왕실에서 소장한 불경 '약사유리광여래본원공덕경(藥師瑠璃光如來本願功德經)'을 공개했다. 도서관은 "서지적 가치가 높아 불교학과 서지학 연구에 중요한 기초 자료로 활용될 것으로 기대된다"고 설명했다.

주요 근대문헌으로는 국어학자 외솔 최현배(1894~1970)가 편찬한 '한글의 바른길'이 포함됐다. 문헌은 1937년 조선어학회에서 발행된 희귀·초판본, 1945년 발행본과 달리 한글 단체 사진이 수록됐다.

현혜원 국립중앙도서관 고문헌과장은 "이번에 확보한 자료는 시대와 분야를 아우르는 중요한 기록물로, 국가 지식문화유산의 보존은 물론 학술 연구 활성화에 기여할 것"이라고 전했다.

이번 수집 문헌은 국립중앙도서관 누리집과 한국고문헌종합목록에서 확인할 수 있다. 향후 디지털화를 거쳐 원문 이미지가 공개될 예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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