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MLB 진출' 송성문 "1차 목표는 로스터 진입…이정후·김혜성 만남도 기대"

기사등록 2025/12/23 08:22:02

송성문, 4년 1500만 달러에 MLB 샌디에이고 입단

이정후·김혜성과 내셔널리그 서부지구서 함께 경쟁

"키움 팬들의 응원 가슴에 품고 미국서 열심히 할 것"

[인천공항=뉴시스] 홍효식 기자 = 미국 메이저리그 샌디에이고 파드리스와 계약을 마친 송성문이 23일 인천국제공항 제1터미널을 통해 귀국해 취재진 질문에 답하며 웃음짓고 있다. 2025.12.23. yesphoto@newsis.com

[인천공항=뉴시스]문채현 기자 = 송성문이 샌디에이고 파드리스와의 계약을 성사시키며 꿈에 그리던 메이저리그(MLB) 진출에 성공했다. 송성문은 메이저 로스터 입성을 목표로 올겨울 열심히 준비하겠다는 각오를 밝혔다.

샌디에이고와의 계약을 마친 송성문은 23일 인천국제공항을 통해 귀국해 취재진을 만나 "구단에서 많은 관심 보여주시고 좋은 조건도 제시해 주셨다. 계약 잘 마무리할 수 있어서 감사하게 생각하고 있다"고 소감을 전했다.

샌디에이고는 이날 "KBO리그에서 온 송성문과 2029시즌까지 4년 계약을 체결했다. 샌디에이고에 온 것을 환영한다"며 송성문의 영입을 공식적으로 발표했다.

전날(22일) 나온 AP통신의 보도에 따르면 계약 규모는 4년, 총액 1500만 달러(약 222억원)에 달한다.

2015년 넥센 히어로즈에 입단해 프로에 입성한 송성문은 지난해 142경기에 출전해 타율 0.340 19홈런 104타점 88득점 21도루를 기록하며 리그 정상급 내야수로 거듭났다.

올해도 144경기 전 경기에 출장해 타율 0.315 26홈런 90타점 103득점 25도루에 OPS(출루율+장타율) 0.917을 기록, 리그 최고의 타자로 우뚝 선 송성문은 시즌을 마친 뒤 빅리그 무대에 도전장을 내밀었다.

그리고 협상 마감 시한을 하루 남기고 현지 보도를 통해 그의 샌디에이고행 소식이 전해졌다.
[서울=뉴시스] 송성문이 22일(현지 시간) 미국 메이저리그(MLB) 샌디에이고 파드리스와 4년, 총액 1500만 달러(약 222억원)에 계약을 체결했다. 사진은 샌디에이고 유니폼 입은 송성문. (사진=키움 히어로즈 제공) 2025.12.23. photo@newsis.com *재판매 및 DB 금지

이날 송성문은 "미국 갈 때부터 설레기도 하면서 한편으로 이제 또 다른 시작이라는 생각에 걱정도 됐다"고 밝혔다.

그러면서도 "하지만 미국으로 넘어가서 단장님, 부단장님과 식사도 하고, 대화도 많이 나눴다. 축하도 해주시고, 팀에 도움이 됐으면 좋겠다는 얘기도 해주셨다. 그러면서 설렘이 더 커진 것 같다"고 말했다.

3년 전의 송성문이었다면 상상도 못 했을 일이다.

프로 데뷔 이후 KBO리그에서 평범, 혹은 그 이하의 선수에 불과했던 송성문은 데뷔 10년 차를 맞아 기량을 만개, MLB 입성까지 성공했다.

이날 송성문 역시 "많은 분들도 그러겠지만, 몇 년 전까지만 해도 제가 미국에 가는 것은 상상도 못 했을 것이다. 저 역시 마찬가지였다"며 "샌디에이고라는 명문 구단과 함께할 수 있게 돼 야구 인생에 굉장히 큰 영광이라고 생각한다. 점수로 쳐도 100점짜리 계약이라고 얘기할 수 있다"고 만족스러워했다.
[인천공항=뉴시스] 홍효식 기자 = 미국 메이저리그 샌디에이고 파드리스와 계약을 마친 송성문이 23일 인천국제공항 제1터미널을 통해 귀국해 팬에게 사인을 해주고 있다. 2025.12.23. yesphoto@newsis.com

그가 샌디에이고 입단을 확정하면서 '히어로즈 더비'도 자주 펼쳐지게 됐다.

송성문과 히어로즈에서 한솥밥을 먹었던 이정후(샌프란시스코 자이언츠), 김혜성(LA 다저스) 모두 MLB 내셔널리그 서부지구에서 뛰고 있다. 이들의 소속팀은 한 시즌 동안 각각 13경기씩 맞대결을 펼친다.

먼저 미국 무대를 경험한 이정후와 김혜성도 송성문의 계약 소식에 축하 인사를 건넸다.

송성문은 "둘과 통화를 했는데 너무 축하한다고 얘기해줬다"며 "이들과 같은 지구에서 뛰게 된 것도 당연히 좋은 영향을 줄 것 같다"고 말했다.

그는 "미국에서 새로운 환경에 적응해야 하는데 분명 외로운 시기가 있을 것이다. 같은 지구에 가장 친한 (이)정후와 (김)혜성이가 있다는 것 자체만으로 마음에 위로가 될 것 같다. 자주 만날 수도 있다. 되게 즐거울 것 같고 기대가 된다"고 밝게 웃었다.
[인천공항=뉴시스] 홍효식 기자 = 미국 메이저리그 샌디에이고 파드리스와 계약을 마친 송성문이 23일 인천국제공항 제1터미널을 통해 귀국해 손을 흔들고 있다. 2025.12.23. yesphoto@newsis.com

분명 성공적인 계약이지만 송성문은 이제 첫발을 뗐을 뿐, 아직 갈 길이 멀다. 그는 세계 최고의 선수들이 버티는 미국에서 치열한 생존 경쟁을 펼쳐야 한다.

송성문 역시 "그런 부분을 걱정하시는 분들도 계시는 걸로 알고 있다. 하지만 미국은 최고의 무대이기 때문에 어느 팀을 가든 경쟁을 하는 것은 당연하다"며 "좋은 선수들과 함께하면 배우는 것도 많을 것이다. (김)하성이 형이 그랬듯 저도 경쟁하고 성장하기 위해 준비 잘하겠다"고 다짐했다.

이어 "제가 주전 선수로 가는 것은 아니라고 생각한다. 그렇기 때문에 여러 포지션에서 좋은 모습을 보여줄 수 있도록 다양한 포지션을 최대한 준비할 것"이라고도 덧붙였다.

데뷔 시즌 목표는 "당연히 메이저 로스터"라는 그는 "일차적으로는 1년 동안 빅리그 로스터에 들고 싶다는 마음이 든다. 그 이후로는 또 많은 경기에 출전하고 많은 타석에 서고 싶고, 또 좋은 성적을 올리고 싶어질 것"이라고 말했다.
[서울=뉴시스] 박주성 기자 = 29일 오후 서울 구로구 고척스카이돔에서 열린 키움히어로즈 제7대 설종진 감독 취임식에서 주장 송성문이 축하 인사를 하고 있다. 사진 왼쪽부터 정현우, 송성문, 설종진 감독, 안우진, 김건희. 2025.09.29. park7691@newsis.com

마지막으로 그는 키움 동료들과 팬들에게 진심을 담은 메시지를 남겼다.

최근 3년 연속 리그 최하위에 머물며 쉽지 않은 시간을 보냈던 키움은 이제 주장이자 주축 타자였던 송성문의 이탈로 전력이 크게 약화됐다.

이에 송성문도 키움을 향한 애정과 팀을 떠나는 아쉬움을 숨기지 못했다.

송성문은 "올 시즌 중간에 제가 6년 계약을 했다. 그런데도 구단에서 제 꿈과 도전을 지지해 줬다는 점에서 너무 감사드린다. 그렇기 때문에 미국에서 더 잘해야 한다는 생각이 든다"고 말했다.

이어 "키움 선후배들도 너무 많이 축하해 줬다"며 "내년 시즌에 제가 없어도 또 희망적인 시즌을 보내줄 거라고 믿고 있다. 몸은 떨어져 있어도 마음만큼은 내년 키움의 가을야구를 응원할 것"이라고도 전했다.

마지막으로 키움 팬들을 향해 "히어로즈에서 뛰는 동안 너무 큰 성원을 보내주셔서 너무 감사했다"며 "항상 키움 팬들의 응원을 가슴에 품고 미국에서 더 좋은 모습 보여드릴 수 있도록 열심히 하겠다"고 힘줘 말했다.


◎공감언론 뉴시스 dal@newsi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