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프리카 13개국으로 최다, 아시아 필리핀·베트남 등 6개국
외교관 노조 AFSA 회장 “아무 이유 설명없이 해임 통보받아”
[서울=뉴시스] 구자룡 기자 = 도널드 트럼프 행정부는 ‘미국 우선주의’ 정책을 전적으로 지지하는 인물들로 해외 외교 정책을 재편하는 과정에서 약 30명의 대사급 외교관들을 소환했다고 AP 통신이 23일 보도했다.
익명을 요구한 국무부 관계자는 지난주 최소 29개국 주재 공관장이 임기가 1월 종료될 것이라는 통보를 받았다고 말했다.
이들은 모두 바이든 행정부에서 직책을 맡았지만 주로 직업 외교관들로 트럼프 2기 초반 주로 정치적 임명직 인사들을 겨냥한 숙청에서 살아남았던 인물들이라고 통신은 전했다.
그러나 17일부터 워싱턴으로부터 곧 사임해야 한다는 통보를 받기 시작하면서 상황이 바뀌었다.
대사는 대통령의 재량에 따라 임명되지만 일반적으로 3~4년 동안 재임한다.
이번 개편의 영향을 받는 대사들은 외교관 직위를 잃는 것은 아니고 원할 경우 다른 임무를 위해 미국으로 복귀하게 될 것이라고 관계자들은 말했다.
국무부 관계자는 이번 인사 개편은 어느 행정부에서나 일반적인 절차라고 설명했다.
그는 또한 대사는 대통령의 개인 대표로 미국 우선주의 정책을 추진하는 인물을 해당 국가에 임명할 권리가 있다고 덧붙였다.
해임 통보를 받은 대사 중 아프리카가 가장 많아 부룬디, 카메룬, 카보베르데, 가봉, 코트디부아르, 마다가스카르, 모리셔스, 니제르, 나이지리아, 르완다, 세네갈, 소말리아, 우간다 등 13개국에 달했다.
두 번째는 아시아 지역으로, 피지, 라오스, 마셜 제도, 파푸아뉴기니, 필리핀, 베트남 등 6개국 대사가 교체될 예정이다.
유럽은 4개국(아르메니아, 마케도니아, 몬테네그로, 슬로바키아), 중동은 2개국(알제리, 이집트), 남아시아 및 중앙아시아에서는 2개국(네팔, 스리랑카), 서반구에서는 2개국(과테말라, 수리남) 등이었다.
19일 바이든 대통령 임명 대사들의 해임을 처음 보도한 폴리티코에 따르면 외교관 노조인 미국외교관협회(AFSA) 존 딘켈만 회장은 이같은 조치에 반발했다.
디켈만 회장은 "동아시아와 태평양 지역 등 멀리 떨어진 곳의 대사들로부터 1월 15일이나 16일까지 떠나야 한다는 전화 통보를 받았다는 제보를 받았다"며 "대사들은 통보 사유를 듣지 못했다"고 말했다.
딘켈만 회장은 직업 외교관 소환은 미국 외교의 위상을 해칠 것이라며 “외교관들이 선출직 지도부의 정책을 효과적으로 수행할 수 있다는 신뢰를 계속해서 훼손하고 있다”고 말했다.
한국은 필립 골드버그 대사가 트럼프 대통령이 취임하기 직전 귀임한 뒤 공석으로 케빈 킴 대사 대리 체제가 이어지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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