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은 12월 금융안정보고서 보고서
[서울=뉴시스]남주현 기자 = 한국은행이 최근 전세 비중 축소와 함께 월세 거래가 늘고 있는 현상에 대해 가계부채 축소와 함께 주택시장 변동성을 낮춰 금융안정을 제고하는데 도움이 될 것이라고 분석했다. 아울러 집값 상승세가 규제 외 지역으로 전이될 경우의 가계부채 증가세 확대 가능성을 우려했다.
한은이 23일 펴낸 '2025년 12월 금융안정보고서 보고서'에 따르면 최근 주택시장은 과거와 달리 서울을 중심으로 수도권 주택가격은 상승세를 지속하는 반면, 비수도권은 하락 흐름을 보이는 지역간 주택시장이 차별화된 모습을 보이고 있다.
서울이 주택가격 상승을 주도함에 따라 서울 아파트 시가총액이 전국에서 차지하는 비중은 11월말 현재 43.3%로 전고점이던 2020년 8월 말(43.2%)를 상회하고, 전체 가계대출에서 서울이 차지하는 비중도 34.2%로 확대됐다.
한은은 서울을 중심으로 한 수도권의 주택가격 상승세 지속은 금융불균형 누증 확대 등의 잠재리스크로 이어질 수 있다고 짚는다. 비수도권의 주택시장 부진에 대해서는 이들 지역 금융기관의 경영건전성을 저하시키는 요인으로 작용할 수 있다고 우려했다.
아울러 국내 임대차 시장에서는 전세의 비중이 축소되고 월세 거래가 늘고 있다는 점도 특징적으로 짚었다. 임대차 거래 중 월세 비중은 올해 10월 기준 60.2%로 절반 이상이다. 전세사기 등으로 인한 보증금 반환 리스크와 전세자금대출 규제 강화 등에 영향받았다.
한은은 월세 거래 확대에 대해 가계부채 축소와 집값 변동성을 낮춰 금융안정을 제고할 것이라고 봤다. 그동안 전세제도가 주거비 부담완화를 완화시켰지만, 전세 가격이 갭투자를 통해 매매가격에 영향을 미쳐 가격 변동을 확대시켜 왔기 때문이다.
다만, 월세 지출에 따른 주거비 부담 증가로 취약가계의 재무건전성에 부정적이라고 우려했다. 아파트에 거주하는 소득 1분위 가구는 전세 거주 시 소득 대비 주거비 비중이 17.4%였지만, 월세 전환시(보증금 10% 가정시) 21.2%로 증가해 소비 여력을 줄인 것으로 나타났다.
또한 가계빚 증가세 둔화에도 서울 집값 상승세가 지속되는 등 가계대출과 집값 관계가 약화되는 모습을 보이고 있다고 짚었다. 이에 따라 최근 집값 상승세가 규제 외 지역으로 전이되면 차입 제약이 적은 지역에 가계부채 증가세가 다시 커질 가능성을 배제할 수 없다고 봤다.
한은은 과거 주택 상승기 사례에서도 강남3구 등 일부 선호지역의 가격상승이 시차를 두고 여타 서울과 수도권으로 전이되는 양상이 공통적으로 나타난 바 있었다고 우려했다.
이에 따라 무엇보다 일관성 있는 거시건전성정책 관리 기조를 이어 나가는 것이 중요하다고 봤다. 아울러 정부는 실효성 있는 주택공급 정책을 통해 기대심리를 완화하는 한편, 월세 비중 확대로 취약계층 주거비 부담을 최소화하는 정책 수단을 강고해야 한다고 봤다.
장정수 한은 부총재보는 "규제가 약한 곳과 없는 곳은 대출을 이용해 집을 사기에 수월하다"면서 "이런 상황에서 주택 거래가 늘면 대출과 가계부채가 늘면서 풍선효과로 이어질 수 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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