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뉴시스] 박현주 미술전문 기자 = 서울 삼청동 갤러리현대는 2026년 전시 프로그램을 통해 민화의 재해석, 디아스포라의 회화, 조각의 시간성, 새로운 세대 작가들의 감각을 한 해에 펼쳐 보인다.
본관과 신관을 오가는 이번 라인업은 전통과 동시대, 기억과 현재가 교차하는 한국 현대미술의 현재형 지도를 제시한다.
2026년의 문을 여는 첫 전시는 민화를 동시대적 시선으로 재조명하는 기획전이다. 본관에서는 조선시대 궁중 회화의 장엄함과 민화의 자유로운 창의성을 아우르는 ‘장엄과 창의: 한국 민화의 변주’를, 신관에서는 민화의 형식과 정신을 오늘의 회화 언어로 확장한 ‘화이도(畵以道)’를 동시에 선보인다. 이번 전시는 2016년 국제 순회전 ‘Chaekgeori’에서 출발한 문제의식을 10년 만에 다시 현재로 불러낸다.
3월에는 이우성의 개인전이 열린다. 드로잉과 회화, 애니메이션을 넘나들며 ‘생활과 미술’의 경계를 탐구해온 그는 한국적 정서와 청년 세대의 감각을 교차시켜 왔다. 학고재에서 이름을 알린 이우성은 내년부터 갤러리현대 전속 작가로 활동하며, 이번 전시를 통해 새로운 작업 흐름을 선보일 예정이다.
5월에는 미국을 기반으로 활동해온 캐서린 브래드포드의 국내 첫 개인전이 예정돼 있다. 수영하는 인물과 슈퍼히어로, 밤의 풍경 등 절제된 화면 속 인물들은 빛과 색을 통해 취약함과 회복, 유머가 공존하는 정서를 드러낸다.
신관에서는 김명희의 개인전이 열린다. 뉴욕과 춘천을 오가며 축적해온 회화적 여정은 ‘목탄 드로잉’과 ‘칠판 회화’ 등 대표 연작을 통해 인류학적 시선으로 재구성된다. 디아스포라의 삶과 기억은 이번 전시에서 하나의 응축된 서사로 제시된다.
하반기에는 새로운 세대 작가를 조명하는 기획전을 비롯해 김 크리스틴 선과 김보희의 개인전이 이어진다. 소리와 몸, 언어와 시각적 기호를 가로지르는 김 크리스틴 선의 작업과, 자연의 생명력과 에너지를 밀도 높은 색채로 풀어내는 김보희의 회화는 동시대 회화의 서로 다른 방향을 보여준다.
2026년의 마지막은 이성자와 박민준의 개인전으로 마무리된다. 동서양의 철학과 조형 언어를 결합해온 이성자의 회화는 2년 만에 다시 서울에서 소개되며, 박민준은 신화적 상상력을 기반으로 한 드로잉 신작을 통해 또 하나의 세계관을 펼쳐 보일 예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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