온양민속발물관 소장 갑주·갑주함도 지정
[서울=뉴시스]이수지 기자 = 국가유산청이 '보성 봉강리 영광정씨 고택'과 충청남도 아산 온양민속박물관 소장 '갑주와 갑주함'을 국가민속문화유산으로 지정했다고 22일 밝혔다.
전라남도 보성군 회천면에 있는 '보성 봉강리 영광정씨 고택'은 정손일(1609년~?)이 처음 터를 잡은 이래 400여 년간 지속돼 왔다. 일제강점기 항일운동과 근대기 민족운동, 해방 후 이데올로기 사건 현장을 담고 있어 역사적·사회적 가치를 지닌다.
집터 자리는 영구하해(靈龜下海·신령스러운 거북이가 바다로 내려오는 형국) 중 거북 머리에 해당하는 길지로 전해져 고택은 '거북정'이란 별칭이 있다.
안채와 사랑채, 사당 등 총 6동으로 주변에는 서당 기능과 접객, 제실 역할을 한 삼의당(三宜堂)과 문중 내 효열을 기리기 위해 1880년 세운 광주이씨효열문도 있어 고택의 민속적 가치를 더한다.
삼의당 일원을 중심으로 한 원림 경영 방식, 남해안 득량만을 조망할 수 있는 경관, 사랑채 안마당에 조성된 근대기 변용을 수용한 전통조경 기법까지 고택과 주변 환경이 유기적으로 연계된 문화경관적 가치도 우수하다.
'온양민속박물관 소장 갑주와 갑주함'은 1975년 온양민속박물관 개관 준비 당시 박물관 설립자 구정(龜亭) 김원대(1921~2000) 선생이 지인 집안에 전해오던 유물을 구입해 소장하게 된 것이다.
갑옷과 투구뿐 아니라 보관함 등 부속품까지 온전히 남아 있는 보기 드문 문화유산이다.
갑주와 갑주함 일괄은 19세기 후기 제작품으로 추정된다. 정교하고 수준 높은 공예기술로 이뤄낸 조형성과 예술성으로 보아 왕실 의장용 또는 전시용으로 제작·사용됐을 가능성이 있다.
구성품이 온전하고 보존상태가 우수해 이 시기 갑옷과 투구 특징도 잘 보여 준다.
갑옷은 조선후기 전형적 두루마기형 전갑(氈甲) 형식을 취하고 있다. 소매가 짧고 양 옆이 트여 활동하기 편하게 돼 있다.
갑옷 겉감에 둥근 두정(頭頂·금속으로 만든 둥글납작한 장식) 장식과 금속으로 만든 사조룡(四爪龍·발가락이 4개 달린 용), 호랑이, 여의주(如意珠) 등을 붙여 장식했다.
양 어깨에 부착한 용 형태 견철(肩鐵·갑옷 어깨 부분에 부착된 용 모양 장식)은 네 마디로 나뉜 몸에 용의 입과 혀가 연동되도록 정교하게 제작된 점이 특징이다.
투구는 정수리 장식(간주·幹柱), 투구감투, 목을 보호하기 위한 드림 부분으로 구성된다. 둥근 감투 부분은 금속 바탕에 무늬를 은입사(銀入絲)하고 금속으로 세밀하게 제작한 봉황과 사조룡 모양 장식을 붙여 장식했다.
투구 위에 고정하는 간주도 보주(寶珠)와 화염문(火焰文) 등 정교한 세부 장식이 돋보인다.
전통 목칠 기법으로 제작된 갑주함은 위아래에 투구와 갑옷을 각각 분리 보관하도록 설계됐다.
간주함과 보자기는 투구의 간주를 별도 보관하기 위한 것이다. 간주를 보자기로 감싸 간주함에 담은 상태로 갑주함에 수납하도록 해갑주 일습을 안전하게 보관하기 위한 정성과 지혜를 확인할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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