강기정 구단주 "계약 해지 동의…다시 만나길"
이정효 감독, 2021년 부임 후 황금기 이끌어
[서울=뉴시스] 하근수 기자 = 프로축구 K리그1 광주FC의 황금기를 이끈 이정효 감독이 부임 4년 만에 지휘봉을 내려놓는다.
광주 구단주인 강기정 광주 시장은 21일 사회관계망서비스(SNS) 페이스북을 통해 이정효 감독이 사임의 뜻을 표했다고 알렸다.
강 구단주는 "이정효 감독이 편지를 보내왔다. 광주에 대한 그리고 새로운 꿈에 관한 이야기였다. '더 높은 무대에서 부딪히고, 배우고, 증명함으로써 한국 축구가 한 걸음 더 나아가는 데 보탬이 되고 싶다는 꿈 때문'에…한국 축구와 이 감독을 위한 길이라는 생각에 2027년까지 함께 하기로 한 계약을 해지하는 데 동의하지 않을 방법이 없었다"고 남겼다.
이어 "지금은 헤어지지만 한국 축구의 앞날에 또 이 감독의 앞날에 큰 영광이 있길 바라며 크게 다시 만나길 바랄 뿐이다. 이 감독 덕분에 우리는 기뻤고, 광주는 빛났다"며 "이 감독이 떠나도 '심장이 뛰는 한 광주답게'. 광주는 언제나 우리들의 자랑"이라고 덧붙였다.
이 감독은 지난 2021년 12월 1부와 2부를 오가던 광주에 부임한 뒤 매해 기적을 연출했다.
데뷔 시즌인 2022시즌엔 말 그대로 압도적인 경기력을 펼쳐 K리그2 우승과 K리그1 승격을 이뤘다.
2023시즌엔 승격팀의 반란을 일으켜 K리그1 최종 순위 3위를 달성하며 모두를 놀라게 했다.
지난해와 올해는 2024~2025시즌 아시아축구연맹(AFC) 챔피언스리그 엘리트(ACLE)에 출전해 K리그1 팀 중 유일하게 8강에 올랐고, 사상 처음 코리아컵 결승 진출을 이끌기도 했다.
지난 6월 프로축구 K리그를 총괄하는 한국프로축구연맹은 오랜 기간 재정건전화 규정을 준수하지 못한 광주에 선수 영입 금지 1년과 제재금 1000만원이라는 중징계를 내렸다.
이 감독 부임 이후 이순민(대전), 엄지성(스완지), 정호연(미네소타), 이희균, 허율(이상 울산) 등 걸출한 선수들을 떠나보냈던 광주는 선수 등록조차 불가능한 상태에서 다음 시즌을 맞는다.
지난 9일 광주는 "지난 4년간 이 감독이 보여준 압도적인 성과와 브랜드 가치를 인정한다"며 "시민구단의 재정적 한계 속에서도 최고의 예우를 다할 것"이라며 약속했다.
하지만 강 구단주가 이 감독의 사임을 발표하면서, 광주는 4년간의 '이정효 시대'를 마치게 됐다.
한편 축구계에 따르면 이 감독은 두 시즌 연속 승격에 실패한 K리그2 수원 삼성 부임설이 돌고 있는 상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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