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6년 대형 전시 라인업 공개
[서울=뉴시스] 박현주 미술전문 기자 = 국립현대미술관(MMCA)이 2026년 세계적 현대미술가 데미안 허스트의 아시아 최초 대규모 회고전을 개최한다. 죽음과 영생, 과학과 의학, 인간의 믿음과 욕망을 집요하게 탐구해온 허스트의 대표작과 작업 세계를 총체적으로 조망하는 전시다.
이번 전시는 국립현대미술관이 공개한 2026년 주요 전시 계획 가운데 가장 주목받는 국제 기획전으로, 허스트의 작업을 아시아권에서 대규모로 소개하는 첫 회고전이라는 점에서 의미가 크다. 미술관은 작가의 핵심 주제를 중심으로 조형적 실험과 개념적 실천을 다층적으로 풀어낼 예정이다.
국립현대미술관이 19일 발표한 대형 전시 라인업에 따르면, 2026년 MMCA는 삭아 사라지는 미술에서부터 데미안 허스트, 서도호에 이르기까지 동시대 미술의 존재론적 질문과 한국미술사의 굵직한 축을 동시에 조망한다.
가장 먼저 문을 여는 전시는 국제기획전 ‘소멸의 시학: 삭는 미술에 대하여’(1~5월, 서울관)다. 언젠가 사라질 운명을 전제로 한 작품, ‘남기지 않기’를 선택한 미술을 통해 동시대 미술의 새로운 윤리와 태도를 탐색한다.
이어 3월에는 데미안 허스트의 아시아 최초 대규모 회고전이 서울관에서 열린다. 죽음과 영생, 과학과 의학에 대한 인간의 욕망을 집요하게 파고들어온 허스트의 작업 세계를 총체적으로 조망하는 전시로, 한국 미술계에서도 상징적 사건이 될 전망이다.
한국 작가 회고전도 굵직하다. 한·불 수교 140주년을 맞아 청주관에서는 ‘빛의 화가’ 방혜자(1937~2022)의 회고전이 열리며(4~9월), 덕수궁관에서는 한국화단에서 독자적 궤적을 구축한 이대원의 회고전이 열린다(8~11월). 연말에는 1950~70년대 프랑스로 건너간 한국 작가들을 조명하는 ‘파리의 이방인’전이 개막해 한국 근현대미술의 국제적 이동과 정체성을 입체적으로 짚는다.
동아시아 미술 교류를 본격적으로 다루는 전시도 눈에 띈다. 요코하마미술관과 공동 기획한 ‘로드 무비: 1945년 이후 한·일미술’(5~9월, 과천관)은 해방 이후 현재까지 이어진 한·일 미술 교류사를 ‘이동’이라는 키워드로 풀어낸다.
개념미술을 둘러싼 질문도 던진다. ‘이것은 개념미술이 (아니)다’(6~10월, 서울관)는 사물과 언어, 행위와 제도 비판을 통해 한국 현대미술의 개념적 실험을 집중 조명하는 전시다. 미술의 정의와 경계를 다시 묻는 자리다.
하반기에는 한국 대표 작가들의 대형 개인전이 이어진다. 설치미술가 서도호의 대규모 개인전(8월~2027년 2월, 서울관)은 이주와 거주, 개인과 공동체라는 그의 핵심 주제를 총망라하며, 과천관에서는 한국 현대 추상조각의 흐름을 정립한 박석원의 회고전이 열린다.
국립현대미술관은 2026년 1월 6일 오전 10시30분 언론공개회를 열고, 내년 전시 기획의 구체적인 내용을 공식 발표할 예정이다.
◎공감언론 뉴시스 hyun@newsi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