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리랑카서 야생코끼리 산채로 불태운 男 3명 체포

기사등록 2025/12/21 02:44:00
[서울=뉴시스] 스리랑카 남성 세 명이 야생 코끼리를 산 채로 불태우고 이 모습을 담은 영상을 SNS에 유포한 혐의로 경찰에 체포됐다.(사진출처: 데일리메일 캡처)2025.12.19

[서울=뉴시스]김혜경 기자, 유시연 인턴기자 = 스리랑카에서 야생 코끼리에게 불을 지르고 그 영상을 소셜네트워크(SNS)에 게시한 남성 3명이 지난 18일(현지시간) 체포됐다고 영국 데일리메일이 보도했다.

보도에 따르면 세 남성은 무방비 상태의 코끼리를 불태우는 장면을 촬영했다. 영상에는 코끼리가 앞다리와 꼬리에 불이 붙어 고통 속에서 땅을 뒹구는 모습이 담겨 빠르게 확산됐다.

야생동물 관리 당국은 해당 코끼리가 먼저 총에 맞아 부상을 입은 뒤 불에 태워졌으며, 수의사들의 구조 시도에도 결국 숨졌다고 밝혔다.

용의자들은 수도 콜롬보에서 북쪽으로 약 200㎞ 떨어진 아누라다푸라 지역에서 체포됐으며, 사건에 대한 추가 조사가 진행되는 24일까지 구금될 예정이다.

스리랑카에서는 코끼리를 신성한 동물로 여기며 법적으로 보호한다. 코끼리를 밀렵할 경우 사형까지 선고될 수 있지만, 1976년 이후 사형은 집행되지 않고 대부분 종신형으로 대체된다.

이번 사건은 올해 초 스리랑카에서 여객열차가 코끼리 떼와 충돌해 여섯 마리가 사망한 사건 이후 또 다시 야생 코끼리 보호 문제에 대한 우려를 키우고 있다. 당시 미네리아 야생보호구역 인근에서는 새끼 코끼리 4마리와 성체 2마리가 목숨을 잃었다.

최근 몇 년간 인간과 코끼리 간 갈등이 심화되면서, 지난 5년간 매년 약 400마리의 코끼리와 200명이 이로 인해 목숨을 잃었다. 전문가들은 코끼리 서식지 파괴로 먹이를 찾아 마을로 내려오는 일이 늘어난 것이 원인으로 분석하며, 이 과정에서 열차와 충돌하거나 농작물 피해로 주민들에게 공격당하는 사례가 반복되고 있다고 지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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