돈 있어도 못 산다…마이크론, 메모리 공급부족 장기화 전망

기사등록 2025/12/18 11:22:58 최종수정 2025/12/18 11:30:23

마이크론 호실적…다음 분기, 사상 최대 이익 예고

"다년간 계약 논의…몇몇 고객, 절반 만 확보 가능"

HBM 시장, 연 40% 고성장…삼성·SK하닉도 수혜

[서울=뉴시스]11일 업계에 따르면 마이크론은 10일(현지시간) HBM4 36GB 12단 샘플을 주요 고객사에 출하했다고 공식 발표했다. (사진=마이크론 제공) photo@newsis.com *재판매 및 DB 금지
[서울=뉴시스]이인준 기자 = 미국 메모리 기업인 마이크론테크놀로지의 실적 호조가 고대역폭메모리(HBM) 등 메모리 시장 전망에 대한 낙관론을 부추기고 있다.

인공지능(AI) 시장의 치열한 경쟁 구도는 HBM을 넘어 서버용 D램 시장으로 옮아 붙으며 한판 승부가 예고된 상태다.

하지만 마이크론은 치열한 경쟁에도 시장 상황을 긍정적으로 해석하고 있다. 급격한 수요 증가로, 메모리 공급 부족이 당분간 지속될 수밖에 없다는 이유다.

18일 업계에 따르면 마이크론은 최근 분기(9~11월) 매출은 136억달러(19조원)로 전년 같은 기간 대비 57% 증가했다. 시장 컨센서스(130억달러)를 웃도는 수준이다. 주당순이익(EPS) 역시 4.78달러로, 월가 예상(3.93달러)를 뛰어넘었다.

다음 분기 회사 매출 전망치(가이던스) 역시 187억달러로, 시장 예상(142억달러)을 상회했다. 수익성 역시 급증하고 있다. 마이크론은 다음 분기 총마진이 사상 최고인 68%에 이를 것으로 예고했다. 이는 이전 최고치(61%)를 7%포인트 웃도는 수준이다.

산제이 메흐로트라 마이크론 CEO는 이날 열린 실적설명회를 통해 “우리는 역사상 가장 흥미진진한 시기에 있으며 최고의 순간은 아직 오지 않았다”고 강조했다.

마이크론의 이런 자신감은 메모리 시장의 주도권이 공급자로 넘어갔다는 것을 보여준다는 점에서 업계의 주목을 받고 있다.

메흐로트라는 이날 “우리는 몇몇 주요 고객과 다년간의 계약을 논의 중”이라며 “구체적인 약정이 포함된 강력한 계약 구조”라고 밝혔다. 마이크론에 따르면 AI 연산에서 메모리를 필수적 요소로, ‘전략적 자산’으로 역할이 확대됐다.

이에 마이크론은 중장기적으로 몇몇 주요 고객은 원하는 양보다 3분의 2에서 절반 수준 만 확보할 수 있는 상황이라고 설명했다.

마이크론은 HBM 시장 경쟁 역시 우려보단 기대감을 언급했다.

메흐로트라 CEO는 “HBM4를 포함해 2026년 전체 HBM 공급 물량에 대한 가격 및 물량 계약을 완료했다”고 밝혔다. 마이크론은 내년 2분기부터 고객 계획에 맞춰 HBM4 양산에 돌입할 예정이다.

특히 내년에도 HBM 공급 부족이 이어질 것으로 예상했다. 마이크론은 HBM의 TAM(총 유효 시장)이 올해 350억달러로, 당초 예상치인 300억달러를 웃돌 것이라고 밝혔다. 이어 내년에도 연평균 성장률(CAGR)을 40% 이상으로, 오는 2028년 1000억달러에 도달할 것으로 예상했다. 이전 전망보다 2년 더 일찍 1000억달러 시장이 열릴 것이란 낙관론이다.

마이크론의 이번 호실적으로 사업 구조가 유사한 삼성전자, SK하이닉스의 4분기 실적에도 기대감이 실린다.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는 올해 4분기에 사상 최대 실적 가능성이 이미 나오고 있다.

SK하이닉스는 올해 4분기 영업이익 컨센서스는 전날 현재 14억7223억원 수준인데, 시장에선 16조원에 육박할 수 있다고 본다. 삼성전자 역시 올해 4분기 영업이익이 15조6965억원으로 추산되는데, 이보다 더 선전할 가능성도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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