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장년에게 새로운 기회, 기업에는 검증된 인력 제공
[수원=뉴시스] 박상욱 기자 = 경기도는 베이비부머에게 적합한 시간제 근무 기회를 제공하는 '라이트잡(Light job)' 사업에 올해 596개 기업이 참여해 2377명의 베이비부머가 재취업했다고 18일 밝혔다.
'라이트잡'은 '일의 무게는 가볍지만(Light) 베이비부머와 기업의 가치는 다시 빛난다(Light)'는 의미다. 지방자치단체 가운데 경기도가 올해 처음 추진한 사업이다. 노동시장 변화에 선제 대응하고 베이비부머의 사회적 재진입을 위한 일자리 지원 사업이다.
도는 50~64세 중장년을 채용해 주 15~36시간 미만 근로, 4대 보험 보장 등 안정적인 근무 환경을 지원하는 기업에 노동자 1인당 월 40만원의 지원금을 지급한다. 경기도일자리재단의 전문 직업상담사가 기업과 구직자 간 매칭을 지원해 채용 과정의 부담도 낮췄다.
참여기업들은 경력과 책임감을 갖춘 인력을 안정적으로 확보할 수 있고, 중장년 근로자들은 일터에서 역할을 찾으며 일상의 활력이 회복됐다는 이유로 만족감을 표하고 있다.
스타트업 '하이드로젠 버터플라이'는 라이트잡을 활용해 경력 인력 2명을 부대표와 상무이사로 채용했다. 이들은 대기업에서 수소연료, 드론, 예산, 국방 과제 등을 담당했던 경험을 갖춘 인재로, 스타트업의 초기 방향 설정에 핵심 역할을 하고 있다. 연구직 다수가 20~30대 초반인 조직에 중장년의 노하우와 통솔력이 더해지며 기업 운영의 기본 틀이 잡혔다는 평가다.
기업 관계자는 "지원금 덕분에 재정 부담 없이 고급 인력을 영입할 수 있었고, 앞으로 이들의 경험을 기반으로 회사를 성장시킬 계획"이라고 말했다.
경기도 라이트잡 프로그램을 통해 중장년 인력을 채용한 제조기업 '제이케이다올' 관계자 역시 "업무를 스스로 찾아 수행하고 직원 간 소통을 조율하는 등 중장년 특유의 성실함이 조직 안정에 도움이 된다"고 장점을 설명했다.
제이케이다올에 취업한 A씨는 "적지 않은 나이와 긴 공백으로 불안감이 있었는데, 나를 필요로 하는 곳에 와서 나의 가치를 증명하게 됐다"고 자신감을 표현했다. 마케팅 업무에 채용된 B씨도 "근무시간에 얽매이지 않고 유연하게 일하면서 실질적인 영업성과도 낼 수 있어서 보람차다. 라이트잡이 그 시작점이 됐다"고 말했다.
도는 베이비부머의 역량에 걸맞은 양질의 일자리를 발굴하고 추가 지원을 마련하는 등 중장년층 고용 문화를 확산할 계획이다.
앞서 김동연 지사는 지난 2월19일 '베이비부머 라이트잡 활성화를 위한 업무협약식'에서 "청년일자리와 노인일자리에는 정책이 많이 집중돼 있지만 베이비부머 민간 일자리는 사각지대 내지는 소외된 지역임에 틀림없다"며 "베이비부머 일자리를 만들어 즐겁게 인생을 영유하고 삶의 질을 높이는 데 경기도가 최선을 다하겠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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