트럼프 미 대통령 유조선 나포에 마두로 대통령 격분
석유 제품 실은 선박 여러 척 해군 호위 받으며 출항
[서울=뉴시스] 강영진 기자 = 베네수엘라 정부가 석유 제품을 실은 선박들을 해군이 호위하도록 명령하면서 베네수엘라 석유수출을 봉쇄하려는 미군과 충돌할 위험이 높아졌다고 미 뉴욕타임스(NYT)가 17일(현지시각) 보도했다.
지난 16일 저녁부터 17일 아침 사이 베네수엘라 동부 해안에서 여러 척의 선박이 해군의 호위를 받으며 출항했다.
이 선박들은 도널드 트럼프 미 대통령이 베네수엘라와 거래하는 제재 대상 유조선을 봉쇄하겠다고 밝힌 지 몇 시간 뒤 항구를 떠났다.
소식통에 따르면 이 선박들은 요소와 석유 코크스 등 석유 기반 제품을 싣고 호세 항을 출발해 아시아 시장으로 향했다. 소식통들은 베네수엘라 정부가 트럼프의 위협에 대응해 군사적 호위를 적용했다고 전했다.
호위를 받으며 이동한 선박들은 현재 미국의 제재 대상 선박 명단에는 포함돼 있지 않다. 따라서 이들 선박들이 미국의 봉쇄 조치 대상이 될지는 불분명하다.
트럼프는 전날 미국의 무역 제재를 위반한 유조선들에 초점을 맞추고 있다고 말했다.
한 미 당국자는 미 정부가 베네수엘라 해군의 호위 사실을 인지하고 있으며 대응 방안을 검토하고 있다고 밝혔다.
베네수엘라 국영 석유회사 페데베사(PDVSA)는 17일 성명에서 자사와 관련된 선박들이 “자유항행의 권리를 합법적으로 행사하면서 완전한 보안과 기술적 지원, 운항 보장을 갖춘 상태로 계속 항해하고 있다”고 밝혔다.
트럼프는 앞서 지난 16일 저녁 미국의 무역 제재를 위반한 베네수엘라행 및 베네수엘라발 유조선에 대해 “전면적이고 완전한 봉쇄”를 시행하겠다고 발표했다.
유조선 동향을 추적하는 민간 정보 업체 탱커트래커스닷컴(TankerTrackers.com)의 공동 설립자인 사미르 마다니에 따르면, 최근 수년간 베네수엘라산 원유를 운송한 유조선의 약 40%가 미국의 제재 대상에 올랐다.
미국은 지난주 아시아로 향하던 제재 대상 유조선을 나포했으며 유조선에는 200만 배럴 가까운 베네수엘라산 원유가 실려 있었다.
베네수엘라는 석유 수출에 국가 수입의 대부분을 의존하고 있다.
니콜라스 마두로 베네수엘라 대통령은 미국의 유조선 나포에 격분했으며 어떤 대가를 치르더라도 석유 수출을 계속하겠다고 다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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