로터스상 계승 '칼라 프라이즈' 제정…황석영 "로터스의 21세기 맞춤 번역"

기사등록 2025/12/17 17:33:24

"글로벌사우스 문학은 더이상 주변 아냐"

내년 11월엔 군산서 1회 칼라 페스티벌

[서울=뉴시스] 17일 서울 중구 한 식당에서 열린 칼라문화재단 사업설명회에서 재단의 초대 이사장인 소설가 황석영이 말하고 있다. (사진=칼라문화재단 제공) 2025.12.17. photo@newsis.com *재판매 및 DB 금지

[서울=뉴시스] 조기용 기자 = "글로벌 사우스(Global South)의 문학과 예술은 더 이상 주변의 증언이 아닙니다. 기후 붕괴의 최전선에서, 자원 수탈과 개발의 현장에서, 분쟁과 이주의 경계에서 생성되는 동시대 문명의 핵심 서사입니다."

소설가 황석영을 주축으로 조직된 칼라문화재단(KAALA)이 제3세계 노벨문학상이라 불리는 '로터스상'을 계승한 '칼라 프라이즈(KAALA Prize)'를 신설한다고 17일 밝혔다.  재단 이사장으로 있는 황 작가는 이날 간담회에서 재단의 지향점을 이같이 밝혔다.

칼라문화재단은 기존 아시아·아프리카·라틴아메리카 작가회의인 알라(AALA)의 정신을 한국에서 이어간다는 의미에서 AALA에 'K'를 붙여 재단이름으로 정했다. 

재단이 추구하는 가치는 제국주의의 식민 지배를 경험한 국가들과 문화예술 협력을 통해 주변부로 밀려났던 목소리를 중심으로 세우자는 것이다. 식민지 유산의 비판적 재해석, 탈식민 문화 연대의 재구성, 평화 실천 등을 예술적으로 조명, 제3세계 글로벌 사우스 문학의 발전을 도모한다.

재단은 이날 알라가 제정한 '로터스상'을 계승한 '칼라 프라이즈(KAALA Prize)'를 신설하고, 내년 11월 칼라 페스티벌을 개최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로터스상은 제3세계 국가가 문화적 연대를 통해 탈식민 세계의 공동 정체성을 추구하기 위해 제정된 상으로, 1987년 이후 이어오지 못했다. 1975년 김지하 시인이 팔레스타인 소설가 갓산 가나파니와 공동 수상한 바 있다.

황 작가는 "알라는 제국과 냉전의 갈등 속에서 문화적 연대를 통해 새로운 세계 문학의 가능성을 모색했고 로터스 문학상은 그 상징이었다"며 "칼라 프라이즈를 기획하는 이유는 과거를 반복하기 위해서가 아니라 그 정신을 21세기의 조건 속에서 다시 번역하기 위함"이라고 설명했다.

이어 "평화와 환경을 위한 문화적 실천"이라며 "예술가와 시민, 공동체가 함께 만들어 온 평화와 생태의 실천을 조명하고 시상하는 것은 우리가 어떤 미래를 지지하는지를 분명히 밝히는 행위"라고 말했다.

재단은 내년 11월 제1회 칼라 페스티벌을 개최한다. 이후 격년제로 운영될 예정이다. 페스티벌에서는 ▲문학 ▲시각예술 ▲다큐멘터리 영화 등의 부문에서 칼라 프라이즈가 수여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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