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리 간단한 즉석섭취식품(RTE)·즉석조리식품(RTH) 인기
1·2인 가구서 '키친 클로징' 추세에 품질과 맛 상향평준화
현대그린푸드, RTH형 제품 매출 지난해 비해 30% 증가
[서울=뉴시스]한이재 기자 = 밀키트(Meal Kit)로 대표됐던 국내 가정간편식(HMR) 시장에서 즉석섭취식품(RTE, Ready to eat)과 '즉석조리식품(RTH, Ready to heat)' 비중이 커지고 있다.
HMR은 조리 필요 정도에 따라 바로 먹는 '즉석섭취식품', 제품은 끓이거나 볶는 등 화기(火器) 조리 없이 전자레인지 등으로 데워 먹는 '즉석조리식품', 소포장된 재료를 직접 요리하는 '밀키트' 등으로 분류된다.
18일 관련 업계에 따르면 국내 밀키트 시장은 엔데믹 이후 정체기를 맞았다.
국내 밀키트 시장은 '코로나19 팬데믹 특수'로 지난 2021년 3000억원까지 급성장했지만, 곧 성장세가 꺾이며 3년째 3000억원대에서 머물고 있다.
7000억원대로 전망됐던 올해 밀키트 시장 규모는 4000억원 수준에 그칠 것으로 예상된다.
업계에서는 각 식재료를 냉장 포장하는 방식으로 제작되는 밀키트 특성상 ▲유통기한이 상대적으로 짧고 ▲조리 과정이 복잡한 데다 ▲종이·비닐·플라스틱 등 다량의 쓰레기가 발생해 소비자의 선택에서 점차 밀려나고 있는 것으로 보고 있다.
한 업계 관계자는 "밀키트는 직접 화기 조리를 해서 일반 요리와 가장 흡사한 맛을 냈지만, 완조리·반조리형 HMR들의 품질과 맛이 상향 평준화되면서 그 이점도 더 이상 소비자들에게 어필되지 않고 있다"고 설명했다.
업계에서는 외식 대체제로 인기를 끌었던 밀키트가 최근 고품질의 완·반조리형 제품들에 자리를 내주고 있다고 보고 있다.
최근 업계가 주력하는 RTE, RTH가 조리 과정이 간단한 완·반조리형 제품에 해당한다.
현대백화점그룹 계열 종합식품기업 현대그린푸드에 따르면, 올해 1~11월 케어푸드 전문 브랜드 '그리팅'의 RTH형 제품 매출은 지난해 같은 기간과 비교해 30% 증가했다.
이에 현대그린푸드는 내년까지 HMR 제품 수를 현재의 150% 수준인 950여종까지 늘릴 예정인데, 이 중 80% 이상이 RTE와 RTH 형태다.
식품업계에선 최근 1·2인 가구를 중심으로 집에서 직접 요리를 하지 않는 '키친 클로징' 트렌드 확산이 완·반조리형 HMR의 인기에 영향을 준 것으로 분석했다.
실제로 한국농수산식품유통공사의 식품소비행태조사에 따르면 지난해 '식사를 대부분 집에서 직접 만들어 먹는 가구'의 비중은 60.4%로 나타났는데, 지난 2015년(93.0%)과 비교하면 30%p 이상 줄어든 수치다.
업계 관계자는 "고품질의 HMR들이 지속 출시되고 있는 데다, 배달 플랫폼이 급성장하면서 집밥을 대체할 수 있는 식사 방식이 늘어난 영향"이라고 분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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