구리값 상승에 일본 5엔 '액면가 돌파'…"녹이면 처벌"

기사등록 2025/12/17 11:36:02 최종수정 2025/12/17 12:14:24

[서울=뉴시스]김혜경 기자 = 일본 5엔과 10엔 동전의 원자재 가치가 구리 가격 상승으로 액면가에 근접하거나 넘어섰다고 니혼게이자이신문이 16일 보도했다.

보도에 따르면 5엔 동전은 구리와 아연을 주재료로 하며, 시장 가격 기준으로 5엔을 초과한 5.4엔에 달하고, 10엔 동전은 8.7엔으로 액면가의 90% 수준에 이른다.

이는 원자재 중에서도 구리 가격 상승에 따른 것으로, 주요 광산 사고 등으로 공급 우려가 커지면서 구리 가격은 국제 시장에서 최고치를 기록하고 있다.

국제 구리 가격은 지난해 말 대비 30% 상승했다. 런던금속거래소(LME) 3개월 선물 가격은 지난 12일 톤당 1만1952달러까지 상승하며 최고치를 기록했다. 일본 내 구리 가격도 1톤당 190만엔으로 최고가를 갱신했다.

원자재 가격 급등으로 5엔과 10엔 동전의 시가가 액면가에 근접하거나 5엔 동전은 이미 넘어선 것으로 나타나면서, 일본 언론은 동전 손상이나 유통 문제에 대한 우려를 제기하고 있다.

전문가들은 동전의 ‘재료 가치’가 주목받고 있지만, 실제로 이를 활용하려다 법을 어길 경우 큰 불이익을 받을 수 있다고 경고했다.    

일본에서는 5엔이나 10엔 등 법정화폐를 고의로 훼손하거나 녹이는 행위가 화폐손상등취체법 위반에 해당하며, 최대 1년 이하의 징역형에 처해질 수 있다. 연구나 장신구 제작 목적이라도 처벌 대상이며, 과거에도 동전을 녹여 구리를 회수하거나 마술 소품 제작을 위해 동전을 가공하다 적발된 사례가 있다.

원자재 가격 급등은 세계 공통 현상이다. 미국 조폐국은 11월 1센트 동전 제조를 종료했다. 제조·유통 비용이 액면가의 거의 4배에 달하는 3.69센트에 달하기 때문이다. 신용카드 등 전자결제가 보편화되면서 현금결제를 하는 사람들이 줄어든 것도 영향을 준 것으로 보인다.

그러나 일본 재무성은 "현금 결제 이용이 어려운 사람들을 위해 유통용 화폐 제조를 중단할 계획은 없다"고 밝힌 바 있다. 다만 화폐 발행 환경이 크게 변했기 때문에, 1엔 동전은 2016년 이후 5엔 동전은 2021년 이후 새로 제조되지 않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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