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온·폭우에 시달리는 서울 아스팔트 위험…해결 방안은

기사등록 2025/12/29 09:17:35 최종수정 2025/12/29 09:20:24

고온 노출 시 소성변형…수분 침투하면 포트홀

서울硏 "차열성·보수성·순환 포장 공법 등 필요"

[서울=뉴시스]서울시 포트홀 사례. 2025.12.16. (사진=서울연구원 제공) *재판매 및 DB 금지
[서울=뉴시스] 박대로 기자 = 서울 시내 아스팔트 도로가 기후 변화로 인한 고온과 강수량 증가로 파손이 증가하며 시민 안전을 위협하고 있다.

29일 서울연구원에 따르면 아스팔트 도로는 서울시 차도의 90% 이상을 차지하고 있다.

시공·유지 보수 편의성, 쾌적한 주행과 신속한 교통 개방 등을 이유로 도심지 대부분 도로가 아스팔트로 포장돼 있다.

아스팔트 도로는 돌과 모래, 아스팔트를 섞어 만든 혼합물을 현장으로 운반하고 160~170도 온도에서 다져서 조성된다.

아스팔트는 석유에서 추출해 점성과 탄성을 모두 갖는 점탄성 재료다. 초콜릿이 더우면 녹고 추우면 딱딱해지는 것처럼 온도에 따라 성질이 변하는 특성이 있다.

이런 가운데 기후 변화가 변수로 떠올랐다. 기상청이 2023년 발표한 지역 기후 변화 전망 보고서에 따르면 서울시 연평균 기온은 2100년까지 4.6°C 상승하고 강수량은 18.1% 증가할 것으로 전망됐다.

폭염 일수는 406%, 열대야 일수는 524% 증가하는 등 고온 현상이 잦아질 것으로 예측됐다.

주목할 점은 아스팔트 도로가 고온과 폭우에 취약하다는 것이다.

고온 환경에서 아스팔트 도로의 표면 온도 증가는 점성을 감소시켜 혼합물 간 결합력이 약해진다. 이에 따라 도로 조기 파손과 소성 변형(rutting)이 우려된다. 소성 변형이란 여름철 고온 상황에서 트럭과 같이 무거운 차량이 지나갈 때마다 도로가 조금씩 눌리면서 움푹 파이는 현상이다.

집중 호우 역시 아스팔트 도로 균열 발생을 촉진한다. 균열에 수분이 침투해 하부 구조를 약화시킨다. 교통 하중과 결합해 포장 수명을 급격히 단축시킨다.

동결과 융해가 반복되는 지역에서는 수분이 포장 내부에 침투해 균열이 커지는 현상이 가속화되며 이는 도로 파임(포트홀)으로 이어진다.

환경 측면에서도 아스팔트 도로는 부정적인 영향을 끼친다. 아스팔트 도로는 검은색 표면과 광범위한 피복 면적으로 인해 여름철 다량의 열을 흡수한 후 대기에 열을 발산해 도시 열섬 효과를 악화시킨다.

아스팔트 도로는 태양열 반사율(알베도)이 매우 낮아 태양열을 반사하지 않고 흡수한다. 여름철 낮 축적된 복사열을 밤에 발산해 도시 열섬을 일으킨다.

서울연구원은 폭염, 집중 호우, 혹한이 모두 나타나는 복합 기후 지역에서 기후 변화 대응력 강화를 위해 아스팔트 도로 내구성 확보와 차열, 배수 등 기능 개선이 필요하다고 조언했다.

서울연구원은 "도심 열섬 현상 완화를 위해 차열성 포장 공법 확대하되 단순 도포 방식에서 벗어나 혼합물 자체에 밝은 색 골재와 특수 바인더를 사용하는 구조형 차열성 포장으로 전환해야 한다"고 제안했다.

또 "포장 내부 공극에 물을 저장했다가 기온이 상승하면 물이 증발하며 주변 기온을 낮추는 보수성 포장 공법을 적용해야 한다"며 "이 공법은 한여름 노면 온도를 10℃ 이상, 보행자 높이의 기온을 1~2℃ 낮추는 효과가 있다. 국지성 호우 시 초기 우수를 저류해 도시 홍수 예방에 기여한다"고 설명했다.

서울연구원은 또 "자원 순환과 예산 절감을 위해 순환 아스팔트 포장 공법을 확대해야 한다"며 "고성능 재생 첨가제 사용 의무화 등 기술 개선과 실증을 통해 품질에 대한 신뢰를 확보해야 한다. 이를 바탕으로 품질 인증제를 도입할 필요가 있다"고 조언했다.


◎공감언론 뉴시스 daero@newsi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