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크라 국민 4명 중 3명 "우크라군 돈바스 철수 종전안 반대"

기사등록 2025/12/16 12:10:07 최종수정 2025/12/16 13:38:24

63% "필요시 전쟁 감내"

전시 선거 찬성 9% 불과

[워싱턴=AP/뉴시스] 볼로디미르 젤렌스키 우크라이나 대통령 (사진=뉴시스DB)
[서울=뉴시스]신정원 기자 = 우크라이나 국민 4명 중 3명은 돈바스 지역에서 우크라이나군의 완전 철수를 강제하는 종전안에 반대한다는 여론조사 결과가 나왔다. 종전 합의가 이뤄지기 전 전시 선거를 치르는 것에도 대다수가 반대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키이우 국제사회학연구소(KIIS)가 15일(현지 시간) 발표한 새로운 여론조사에 따르면 우크라이나 국민 75%는 우크라군의 돈바스 지역(도네츠크·루한스크) 완전 철수와 군사적 제한, 구체적인 안보 보장이 없는 평화 계획을 거부한다고 답했다.

응답자의 72%는 현재 전선을 기준으로 영토 통제를 동결하고, 강력한 안보 보장을 포함하며, 점령지를 러시아 영토로 공식 인정하지 않는 평화안은 수용할 수 있다고 답했다.

특히 응답자의 63%는 "필요하다면 전쟁을 감내할 준비가 돼 있다"고 답했다. 9월 62%에서 소폭 증가했다.

미국과 러시아의 조기 선거 압박에도 불구하고 전쟁 중 선거를 치러야 한다는 응답은 9%에 그쳤다. 25%는 안보 보장이 수반된 휴전이 이뤄질 경우 선거가 가능하다고 했고, 57%는 최종적인 평화 합의가 체결된 이후에야 선거를 치를 수 있다고 했다.

휴전 여부와 관계없이 즉각 선거를 치러야 한다는 응답률은 올해 내내 큰 변동 없이 유지돼 왔다. 3월에는 10%, 9월에는 11%였다.

휴전 직후 선거를 지지하는 비율은 증가한 반면, 전쟁의 완전한 종식을 선결 조건으로 보는 응답률은 감소했다. 3월 조사에서는 휴전 후 선거를 지지한 비율이 9%에 불과했고, 78%는 종전 합의가 우선돼야 한다고 답했다.

앞서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은 이달 초 "전쟁을 핑계로 우크라이나가 선거를 치르지 않고 있다. 민주주의 국가이지만, 너무 오래 선거를 실시하지 않았다"고 언급했다. 이와 관련 볼로디미르 젤렌스키 우크라이나 대통령은 "미국과 유럽이 충분한 안보를 보장하면 전쟁 중에도 선거를 치를 수 있다"면서 의회에 전시 선거를 치를 수 있도록 하는 방안을 요청했다고 밝혔다.

이번 조사에선 국내 정치에 대한 인식도 함께 다뤘다.

특히 수개월간 이어진 대형 에너지 부패 스캔들로 안드리 예르마크 대통령실장이 사임하는 정치적 파장이 있었음에도 불구하고 응답자의 61%는 젤렌스키 대통령을 신뢰한다고 말했다.

이번 조사는 지난달 26일부터 이달 13일까지 우크라이나 정부 통제 지역에 거주하는 성인 547명을 대상으로 전화 인터뷰 방식으로 실시했다. 러시아 점령지역 거주자와 해외로 피란 중인 국민은 조사 대상에서 제외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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