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행' 확정까지 일주일 남긴 송성문…'키움 선배' 발자취 잇는다

기사등록 2025/12/16 06:00:00 최종수정 2025/12/16 08:51:16

22일 오전 7시까지 MLB 30개 구단과 협상 가능

[서울=뉴시스] 최진석 기자 = 키움 히어로즈 송성문이 9일 서울 송파구 롯데호텔 월드에서 열린 '2025 KBO 골든글러브 시상식'에서 3루수 골든글러브를 수상 후 소감을 밝히고 있다. 2025.12.09. myjs@newsis.com

[서울=뉴시스]문채현 기자 = 꿈꿔왔던 도전의 성패가 결정 나기까지 남은 기간은 단 일주일이다. 메이저리그(MLB) 도전을 선언한 프로야구 키움 히어로즈의 송성문이 긴장 속에서 하루하루를 보내고 있다.

MLB 포스팅(비공개 경쟁입찰) 절차에 들어간 송성문은 오는 22일(한국 시간) 오전 7시까지 미국 30개 구단과 협상을 진행할 수 있다.

협상 마감까지 이제 일주일도 남지 않았다.

시즌을 마친 뒤 바쁘게 시상식장을 누비던 송성문도 이제는 현실과 미래에 보다 집중해 결과를 기다리고 있다.

그는 앞서 키움 선배들, 그리고 빅리거 선배들이 그랬던 것처럼 마지막 순간까지 협상 결과를 받아들일 준비 중이다.
[서울=뉴시스] 정병혁 기자 = 9일 서울 구로구 고척스카이돔에서 열린 2025 KBO리그 한화 이글스 대 키움 히어로즈의 경기, 1회말 무사 주자없는 상황 키움 송성문이 솔로 홈런을 친 뒤 그라운드를 돌고 있다. 2025.05.09. jhope@newsis.com

2015년 프로에 발을 들인 송성문은 입단 10년 차였던 지난 시즌 타율 0.340, 19홈런 104타점 21도루 88득점 OPS(출루율+장타율) 0.927을 작성하며 꽃을 피웠다.

반짝 활약으로 끝날 수 있다는 우려와도 달리 송성문은 올 시즌 키움의 주장 완장을 끼고 전 경기(144경기)에 나서 타율 0.315, 26홈런 90타점 25도루 103득점 OPS 0.917을 작성, 맹활약을 이어갔다.

성적은 자신감으로, 자신감은 도전으로 이어졌다.

내년 기준으로 서른을 넘기게 되는 송성문은 시즌을 마친 뒤 당당히 미국 진출 도전을 선언했다.

송성문이 KBO 시상식 수비상으로 시작해 2025 리얼글러브 어워드 올해의 선수, 2025 조아제약 프로야구대상 최고 야수상, 동아스포츠대상 올해의 선수, 한국프로야구 은퇴선수의 날 올해 최고의 선수, 그리고 일구상 최고타자상, 그리고 골든글러브까지 각종 트로피를 싹쓸이할 때도 시상식장에서 가장 뜨거운 화두는 미국 소식이었다.

다만 송성문은 항상 "실시간으로 정보를 받고 있진 않다. 에이전트에서 좋은 소식을 들려주길 바란다. 그저 믿고 기다리고 있을 뿐"이라며 조심스러운 입장을 반복했다.
[서울=뉴시스] 조성우 기자 = 8일 서울 강남구 리베라호텔에서 열린 2025 일구상 시상식에서 키움히어로즈 송성문(오른쪽)이 최고 타자상을 수상한 뒤 기념촬영을 하고 있다. 왼쪽은 이택근 일구회 회원. 2025.12.08. xconfind@newsis.com

현지에서도 송성문의 이름은 섭섭지 않게 들려오고 있다.

지난달 초 디애슬레틱은 송성문을 언급하며 "뒤늦게 기량을 꽃 피운 송성문은 다재다능한 수비수"라며 "최근 2년 동안 공격력도 크게 향상됐다"고 평가했다.

이어 다저스웨이는 지난달 말 김혜성의 소속팀 LA 다저스와 김하성이 뛰었던 샌디에이고 파드리스를 송성문의 예상 행선지로 꼽았다.

미국 스포츠 전문 매체 ESPN 기자 호르헤 카스티요는 지난 14일 "송성문에게 관심을 보이는 팀이 최소 5개에 이른다"고도 전했다.

긍정적인 전망과 함께 현실적이고 냉정한 평가도 있었다.

전날(15일) MLB 통계 전문 팬그래프닷컴은 송성문이 미국 진출에 성공한다면, 김혜성의 데뷔 시즌과 비슷한, 혹은 그보다 조금 더 부진할 거라는 전망을 내놨다.

팬그래프닷컴이 예상한 송성문의 2026시즌 성적은 36경기에 출전해 145차례 타석에 들어서 3홈런 15타점 15득점 3도루 타율 0.251을 기록한다는 것이다. 예상 OPS(출루율+장타율)는 0.679, 대체선수대비승리기여도(WAR)는 0.4다.

올해 김혜성은 다저스에서 71경기에 나서 타율 0.280(161타수 45안타) 3홈런 17타점 19득점 13도루 OPS 0.699의 성적을 냈다.

김혜성이 올해 MLB 최고 구단에서 치열한 생존 경쟁을 펼치고도 출전 기회에서 많은 아쉬움을 남겼는데, 팬그래프닷컴은 송성문이 김혜성보다 더 힘겨운 데뷔 시즌을 보낼 것으로 예측한 것이다.
[샌프란시스코=AP/뉴시스] 샌프란시스코 자이언츠의 이정후(왼쪽)가 13일(현지 시간) 미 캘리포니아주 샌프란시스코 오라클 파크에서 열린 2025 메이저리그 LA 다저스와의 경기 7회 말 2루타 출루 후 다저스 2루수 김혜성과 얘기를 나누고 있다. 이정후는 3타수 1안타 1볼넷을 기록했고 샌프란시스코는 11회 연장 끝에 2-5로 패했다. 2025.07.14.

그럼에도 미국 땅을 밟기만 한다면 절반 이상의 성공이다. 계약 성사 여부는 마감 마지막 1분 전까지도 확신할 수 없다.

지난해 키움 동료 김혜성은 협상 마감시한 3시간을 앞두고 다저스와 계약을 체결했다.

한국인 중 가장 성공한 메이저리거 중 한 명인 류현진(한화 이글스)은 지난 2012년 계약 마감 시한 20초를 남기고 다저스와의 계약서에 사인했으며, 고우석(디트로이트 타이거스)도 마감까지 단 7분을 남기고 계약을 끝냈다.

송성문이 22일 오전 7시까지 좋은 소식을 들려줄 경우, 그는 강정호, 박병호, 김하성, 이정후(샌프란시스코 자이언츠), 김혜성에 이어 키움 선수로서 6번째로 MLB 진출을 일구게 된다.

더불어 절친한 동료 김하성, 이정후, 김혜성과 함께 꿈의 무대를 누비는 모습도 기대해 볼 수 있게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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