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단독]서금원장 숏리스트에 김은경 등 4파전 압축

기사등록 2025/12/09 14:35:12 최종수정 2025/12/09 15:14:24

전 민주당 혁신위원장…금감원장 등에도 꾸준히 하마평

노조 "낙하산 인사·보은인사 안돼"


[서울=뉴시스]우연수 기자 = 서민금융진흥원(서금원) 차기 원장 후보군이 4파전으로 압축됐다. 이번 압축 명단에는 금융감독원장 후보군으로도 꾸준히 거론됐던 김은경 한국외대 법학전문대학원 교수가 포함된 것으로 알려져 금융권의 이목이 쏠린다.

9일 금융업권에 따르면 서민금융진흥원은 지난 4일 신임 원장 후보 공개모집을 위한 면접을 진행한 뒤 최근 지원자 가운데 4명을 추려 금융위원회에 보고할 예정이다.

이후 금융위원장의 제청을 거쳐 대통령이 최종 임명하는 절차가 진행된다.

서금원이 청년미래적금, 서민금융안정기금 등 이재명 대통령의 핵심 공약 이행을 담당하는 기관이라는 점에서 차기 인선에 대한 관심도 높다.

압축된 후보에는 김은경 교수가 포함됐다. 그는 문재인 정부에서 2020~2023년 금융감독원 소비자보호처장(부원장)을 맡아 금융소비자 보호 정책과 분쟁조정 등을 총괄했다. 금감원 최초의 여성 부원장이라는 점에서도 상징성이 컸다.

이재명 대통령과도 오랜 인연이 있다. 그는 이 대통령이 더불어민주당 대표를 맡고 있던 2023년 당시 더불어민주당 혁신위원장을 지냈으며 이번 정부에서도 국정기획위원회 경제1분과위원을 맡았다. 또 금감원장, 지금은 신설이 무산된 금융소비자보호원 원장 후보로도 지속 거론된 바 있다.

이번 서금원장 숏리스트에는 김 교수 외에도 서금원과 연관된 경력을 가진 후보 3명이 포함된 것으로 알려졌다. 이 가운데 한명은 관료 출신으로 전해진다.

다만 최근 금융 공공기관 인사 면면을 보면 관료 출신이 다소 불리하다는 분석도 있다. 한국산업은행장과 수출입은행장에 내부 출신이 임명되고, 예금보험공사 신임 사장 숏리스트에 관료 출신이 포함되지 않는 등 '관료 배제' 기조가 감지된다는 것이 금융권의 중론이다. 이 때문에 서금원장 인선에서도 비(非)관료 출신이 유리하지 않겠냐는 전망이 조심스레 나온다.

김은경 교수가 최종 후보군에 포함되자 서금원 내부에서는 벌써부터 '낙하산 인사' 논란이 제기되고 있다.

전국사무금융노조 서금원 지부는 최근 자료를 통해 "일각에서는 '이미 특정 인사가 내정된 것 아니냐'는 낙하산 의혹이 가라앉지 않고 있다. 핵심 공공기관 수장이 '자기 사람 챙기기', '보은 인사'로 채워진다면 국민 신뢰를 흔들릴 수밖에 없다"고 비판했다.

한 노조 관계자는 "민주당 또는 대통령 측근이 연관된 인물이 지원을 한 상태"라며 "기관 경력 중 서민금융과 크게 연관이 없는 사람이 된다면 전형적인 낙하산 인사라는 비판을 피하기 어려울 것"이라고 지적했다.

서금원장이 신용회복위원회 위원장을 겸임하는 구조에 대한 비판도 지속적으로 제기되고 있으나, 이번 공모 과정에서 관련 논의는 이뤄지지 않고 있는 것으로 전해진다.

정치권에서는 서금원과 신복위의 설립 목적과 기능에 차이가 있는 만큼 한 사람이 두 기관 수장을 겸임하는 것이 적절치 않다는 주장이 나온 바 있다.

한 노조 관계자는 "서민금융 지원과 채무조정은 현장에서는 서로 맞물려 돌아가지만 기관 운영은 사업 목적, 성과지표, 책임선이 다른 별개의 경영 영역"이라며 "한명의 기관장이 하루는 서금원, 하루는 신복위 왔다갔다 해선 집중하기 어려운 구조"라고 비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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