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존 검출기 한계 넘는 '다중 스캔 재구성 기술'
인공태양·가속기·의료 방사선 진단까지 활용 기대
[광주=뉴시스]이창우 기자 = 광주과학기술원(GIST)은 물리·광과학과 방우석 교수 연구팀이 핵융합 반응의 핵심 연료인 '중수소 이온(Deuteron)'의 절대 감응도를 세계 최초로 규명하고 기존 장비로는 읽을 수 없던 포화 신호까지 복원하는 기술을 개발했다고 9일 밝혔다.
연구팀은 한국원자력연구원(KAERI) 양성자가속기(KOMAC)에서 생성한 5~200 킬로전자볼트(keV) 단일에너지 중수소 이온 빔을 이미징 플레이트(IP)에 조사해 실험을 진행했다.
이 에너지 대역은 실제 핵융합 반응이 일어나는 구간이지만 검출기 포화 때문에 전 세계적으로 절대 감응 데이터를 확보하지 못했던 영역이었다.
연구팀은 포화 되지 않은 기준 신호를 활용해 포화 신호를 역산하는 '다중 스캔 재구성 알고리즘'을 개발, 처음으로 해당 영역의 감응도를 정확히 측정하는 데 성공했다.
GIST는 이번 성과가 최근 전남 나주시가 우선협상대상자로 선정된 '국가 핵융합(인공태양) 연구시설'과도 직결된다는 설명이다.
핵융합 장치 내부에서는 고에너지 입자가 대량 발생하기 때문에 정확한 진단을 위해 절대 감응 데이터가 필수적이다.
연구팀의 기술은 기존 장비를 그대로 사용하면서도 포화 문제를 해결함으로써 핵융합은 물론 가속기 연구, 방사선 치료, 의료 영상 등 고선량 환경의 정밀 계측 기술로 확장될 가능성이 크다.
방우석 교수는 "이 기술은 많은 입자가 한꺼번에 쏟아지는 극한 실험 환경에서도 신호를 정확히 읽어낼 수 있는 새로운 진단 기법을 제시한 것"이라며 "이번 연구로 확보한 절대 감응도 데이터는 국제 핵융합·가속기 실험에서 즉시 활용될 수 있으며 다양한 입자 실험 연구에도 폭넓게 기여할 것"이라고 말했다.
이번 연구는 한국연구재단 중견연구자지원사업의 지원을 받았으며 국제학술지 '방사선 물리·화학(Radiation Physics and Chemistry)' 온라인판에 지난 11월24일 게재됐다.
GIST는 기술이전·협의는 기술사업화센터를 통해 진행할 수 있다고 밝혔다.
◎공감언론 뉴시스 lcw@newsi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