넷플릭스 워너 인수에…트럼프 "문제 될 수 있어" 규제 개입 시사

기사등록 2025/12/08 10:38:43 최종수정 2025/12/08 11:00:25

스트리밍 30% 장악 눈앞

시장 점유율 확대 논란

할리우드 "일자리 사라진다" 우려

[뉴욕=AP/뉴시스] 7일(현지 시간) 월스트리트저널(WSJ)에 따르면 트럼프 대통령은 케네디센터 행사에 앞서 취재진과 만나 "넷플릭스는 이미 매우 큰 시장 점유율을 갖고 있고, 워너브러더스를 인수하면 그 점유율은 더욱 커질 것"이라며 "나는 이 결정에 관여하겠다"고 말했다.사진은 넷플릭스 로고. 2025.12.08.

[서울=뉴시스]박미선 기자 = 넷플릭스가 초대형 방송·영화 콘텐츠 기업 워너브러더스 디스커버리(이하 워너브러더스) 인수전에서 파라마운트와 컴캐스트를 제치고 최종 인수자로 선정되자,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이 "문제가 될 수 있다"고 공개적으로 우려를 표했다. 이번 발언은 해당 거래에 대한 트럼프 대통령의 첫 공식 입장으로, 정부 차원의 규제 개입 가능성을 시사했다는 해석이 나온다.

7일(현지 시간) 월스트리트저널(WSJ)에 따르면 트럼프 대통령은 케네디센터 행사에 앞서 취재진과 만나 "넷플릭스는 이미 매우 큰 시장 점유율을 갖고 있고, 워너브러더스를 인수하면 그 점유율은 더욱 커질 것"이라며 "나는 이 결정에 관여하겠다"고 말했다.

그는 넷플릭스 공동 최고경영자(CEO)인 테드 서랜도스를 높이 평가하며, 지난주 백악관 집무실에서 직접 만났다고 밝혔다. 트럼프는 "나는 그를 매우 존중한다. 그는 영화 산업 등에서 역사상 가장 뛰어난 성과 중 하나를 이뤄냈다"면서도 "다만 시장 점유율이 지나치게 크다. 그것은 분명 문제가 될 수 있다"고 강조했다.

WSJ은 "이 같은 발언은 규제 당국의 심사를 앞둔 이번 거래의 향방에 새로운 불확실성을 더했다"고 평가했다.

앞서 넷플릭스는 워너브러더스의 스튜디오·HBO 맥스 스트리밍 사업을 케이블 네트워크 부문에서 분리한 후 830억 달러(약 122조원)에 회사를 인수하기로 합의했다. 당초 할리우드에서는 데이비드 엘리슨이 이끄는 파라마운트가 유력 인수 후보로 거론됐던 만큼, 넷플릭스의 최종 승리는 업계에 적잖은 충격을 안겼다.

이번 거래는 스카이댄스가 불과 4개월 전 파라마운트를 80억 달러(약 11조7600억원)에 인수한 뒤 이어진 초대형 스튜디오 딜이다. 100년 역사의 스튜디오 두 곳이 단기간에 매각 시장에 나온 것은 넷플릭스와 스트리밍 혁명이 영화·TV 산업에 가져온 구조적 변화를 상징적으로 보여주는 사례로 평가된다.

이번 인수합병은 미 법무부(DOJ)의 반독점 심사 대상이 될 전망이다. 법무부는 이미 이번 거래가 스트리밍 산업 내에서 넷플릭스의 지배력을 더욱 강화할지 여부를 검토하기 시작한 것으로 알려졌다. 넷플릭스와 HBO 맥스를 합치면 미국 유료 스트리밍 시장 점유율은 약 30%에 달한다.

이에 대해 넷플릭스는 스트리밍 시장을 유료 구독 플랫폼에만 한정해 볼 것이 아니라, 유튜브·페이스북·틱톡 등 무료 영상 플랫폼도 주요 경쟁자로 포함해야 한다는 입장을 고수하고 있다.

◆할리우드 술렁…"구조조정 우려"

한편 파이낸셜타임스(FT)는 거래 성사 시 할리우드 전반에 추가 구조조정과 일자리 감소 우려가 커지고 있다고 전했다. 배우와 업계 주요 노조들은 규제 당국에 인수 차단을 촉구하고 있다.

스티븐 갤러웨이 채프먼대 닷지 영화·미디어예술대 학장은 "업계가 가장 우려하는 것은 해고 확대와 극장 개봉의 미래"라고 말했다. 제작사 에이전트와 프로듀서 등 관계자들은 넷플릭스–워너브러더스, 스카이댄스–파라마운트 거래로 영화·TV 콘텐츠를 구매할 수 있는 대형 바이어가 줄어들어 제작 물량과 일감이 위축될 수 있다고 우려한다.

실제 할리우드 일감 감소는 2022년 스트리밍 거품 붕괴 이후 본격화됐고, 이듬해 작가·배우 파업이 장기화되면서 제작 차질과 개봉 연기가 이어졌다. 현재도 박스오피스 수익은 팬데믹 이전 정점에 크게 못 미치는 상황이다.

반면 넷플릭스 공동 CEO 그레그 피터스는 이번 인수가 미국 내 제작 확대와 오리지널 콘텐츠 투자를 지속하는 계기가 될 것이라며 "창작 인력에게 더 많은 기회를 제공하고 엔터테인먼트 산업 전반의 고용 확대에도 기여할 것"이라고 반박했다.

데이비드 자슬라브 워너브러더스 CEO도 임직원에게 "감원에 대한 불안이 있는 것을 이해한다"면서도 "대규모 인력 감축은 없을 것"이라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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