텔레그램 '김안방'…검찰 인사·수사 관여 의심
특검, 박성재 소환 이어 尹부부 포렌식 '속도'
[서울=뉴시스]최서진 기자 = 12·3 비상계엄 관련 내란·외환 의혹을 수사하는 내란 특검팀(특별검사 조은석)이 수사기간 종료를 일주일가량 남겨둔 가운데, 김건희 여사의 이른바 '셀프 수사 무마 의혹'을 집중적으로 들여다볼 전망이다.
7일 법조계에 따르면 특검은 이날 국회 계엄 해제 표결 방해 의혹을 받는 추경호 국민의힘 전 원내대표를 불구속 기소하는대로 김건희 특검팀(특별검사 조은석)과 박성재 전 법무부 장관 사건 관련 수사 범위 협의를 거쳐 처분 방향을 결정하는 데 집중할 예정이다.
특검은 박 전 장관의 계엄 가담 동기를 수사하던 중 김건희 여사와 박 전 장관 사이 여러 차례 연락이 오간 사실을 파악했다. 이들이 공천개입 의혹을 비롯한 김 여사와 관련된 수사 상황 등을 주고받았다는 것이 특검의 입장이다.
김 여사는 지난해 5월 박 전 장관에게 '내 수사는 어떻게 되고 있나' '김혜경·김정숙 여사의 수사는 왜 진행이 잘 안되나' '김명수 대법원장 사건은 2년이 넘었는데 방치된 이유가 뭐냐' 는 취지의 문자메시지를 보낸 것으로 전해졌다.
김 여사가 메시지를 보낸 이후 지지부진하던 수사가 재개됐고, 검찰은 지난해 8월 김 전 대법원장을 비공개로 불러 조사했다.
김 여사는 자신을 수사할 전담수사팀의 구성과 관련한 메시지도 보낸 것으로 알려졌다. '전담수사팀 구성 지시에 관한 검찰 상황 분석'이라는 글이다.
해당 메시지에는 '중앙지검·대검 중간 간부급 상의 없이 검찰총장 전격 지시인지, 중앙지검 1차장이 수사팀 구성 보고한 게 사실인지 확인 필요함'이라는 내용이 담겼다. 이원석 당시 검찰총장이 김 여사의 디올백 수수 의혹 관련 전담 수사팀을 구성하라고 지시한 지 사흘 뒤였다.
이 메시지를 보낸 이후 얼마 지나지 않아 법무부는 김 여사 수사를 지휘할 서울중앙지검 수뇌부(중앙지검장·1차장·4차장 검사)를 교체한 점도 조사 대상이다.
텔레그램 메시지를 복원하면서 박 전 장관이 김 여사를 '김안방'으로 저장한 내역도 확인한 것으로 파악됐다.
특검은 김 여사의 '사법 리스크 방어'가 윤 전 대통령의 계엄 선포 동기 중 하나라고 보고 있다. 이에 박 전 장관이 윤 전 대통령 부부와 정치적 운명을 함께 하는 사이로서 김 여사 사건을 무혐의 처분하도록 영향력을 행사한 것은 아닌지 의심한다.
특검은 지난 4일 박 전 장관을 청탁금지법 위반 혐의 피의자로 불러 4시간 가량 조사를 진행하기도 했다. 박 전 장관에게 김 여사와 주고받은 텔레그램 메시지에 대해 집중적으로 캐물은 것으로 알려졌다.
또 지난 5일엔 서울동부지검에서 윤 전 대통령과 김 여사가 사용하던 휴대전화 기기에 대한 포렌식 작업을 진행하는 등 수사에 속도를 내고 있다.
지난달 말 김건희 특검팀 등에서 압수한 자료들로, 그중에는 아직까지 수사기관에서 휴대전화 비밀번호를 해제하지 못해 분석 작업을 거치지 못한 김 여사 아이폰도 포함된 것으로 전해졌다.
특검은 해당 포렌식을 통해 지난해 5월 김 여사가 박 전 장관에게 보낸 텔레그램 메시지를 교차검증하는 절차를 진행했다.
특검은 추가 사실관계를 마저 확인한 후 수사기한이 만료되는 14일 전까지 처분 여부를 결정할 계획이다.
다만 수사 기한이 2주도 남지 않은 만큼 잔여 수사가 남을 경우 경찰 '3대 특검' 특별수사본부에서 수사를 이어갈 것이란 전망도 나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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