첫눈 펑펑 내린 서울…퇴근길 시민들 "내년 건강하길" 소원

기사등록 2025/12/04 20:17:14

수도권 첫 대설주의보…눈 내리는 퇴근길

두 팔 벌려 눈 맞고 눈 뭉치고…기념사진도 '찰칵'

기상청 "빙판길, 살얼음 등 안전사고 유의" 당부

[서울=뉴시스] 황준선 기자 = 서울·인천·경기·강원 대설주의보가 발효된 4일 오후 서울 중구 거리에 눈이 내리고 있다. 2025.12.04. hwang@newsis.com
[서울=뉴시스]이다솜 이종성 수습 기자 = 4일 오후 6시를 기준으로 수도권에 올해 첫 대설주의보가 발령된 가운데 서울 전역에 많은 눈이 쏟아졌다. 퇴근길 시민들은 펑펑 내리는 눈 속에서 휴대폰을 꺼내 들고 사진을 찍거나 잠시 발걸음을 멈춰 첫눈을 만끽했다. 조용히 두 손을 모아 소원을 빌거나  어깨에 쌓이는 눈을 털어내며 함박눈 속 일상을 즐기는 이들도 많았다.

이날 오후 6시께 서울 종로구 광화문역 인근에서는 두 팔을 벌려 내리는 눈을 만끽하는 시민들을 볼 수 있었다. 대부분은 예상치 못한 폭설에 우산 없이 패딩 모자를 깊게 눌러쓴 채 걸음을 재촉했다. 첫눈 풍경을 카메라에 담으려는 시민들로 광장 앞은 작은 포토존처럼 변하기도 했다.

광화문 광장에서 눈을 구경하던 강승우(38)씨는 "첫눈을 맞고 싶어서 일부러 우산을 안 가지고 나왔다"며 "첫 눈이 내린다고 좋을 줄 몰랐는데 보니까 너무 좋다"며 상기된 얼굴을 보였다.

오후 6시20분께 눈발이 굵어지자 점점 우산을 쓰는 사람이 늘었다. 형광 조끼를 입은 서울시 공무원들이 염화칼슘을 뿌리며 분주히 움직였고 인도와 차도에는 금세 눈이 쌓였다.

같은 시각 마포구 공덕역에서도 시민들은 굵어진 눈발에 우산을 급히 펴거나 모자를 눌러썼다. 하지만 빗발치듯 쏟아지는 눈에 옷깃과 어깨는 하얗게 덮였다. 눈을 피해 손으로 얼굴을 가리거나 떨어지는 눈송이에 눈을 몇 번이고 비비는 시민들도 보였다.

강동구에 거주하는 이주희(31)씨는 "생각보다 눈 폭탄이라서 당황했다. 아무것도 안 들고 나왔다가 눈사람이 됐다"며 "내일 이 눈이 얼면 출근길이 힘들겠다는 생각을 했다"며 퇴근길을 재촉했다.

금천구에 사는 박지연(29)씨도 "남자친구와 함께 첫눈을 봐서 좋지만 내일 출근이 걱정된다"며 "오늘 밤에 눈이 온거라 내일 아침에 잘 치워져 있을 것 같지 않다"고 우려했다.

거리에 눈이 소복이 쌓이자 일부 시민들은 손에 눈을 모아 장난스럽게 눈싸움을 하기도 했다. '첫눈에 빌면 이뤄진다'는 속설 덕분에 많은 이들은 내년 소원을 빌었다.

만난 지 1년 6개월이 됐다는 표모(29)와 이모(29씨는 "춥지만 연인이랑 함께 첫눈을 보니 신난다"며 "내년에 결혼하는 데 별 탈 없이 잘 살게 해달라고 소원을 빌었다"고 말했다.

이탈리아 유학생인 자다(25)씨는 "한국에서 첫눈을 보니 너무 예쁘고 기분이 행복하다"며 "이탈리아도 첫눈이 오면 소원을 빈다. 다들 행복했으면 좋겠다고 소원을 빌었다"고 말했다.

한편 기상청은 이날 오후 6시를 기해 서울과 경기, 강원, 인천 등에 대설주의보를 발효한다고 밝혔다. 대설주의보는 24시간동안 눈이 5㎝ 이상 내릴 것으로 예상될 때 발령된다.

이번 눈은 짧은 시간 동안 집중되면서 강하게 내려 쌓일 것으로 관측된다. 기상청은 "빙판길과 도로 살얼음이 나타나는 곳이 많겠고, 돌풍과 함께 천둥·번개가 치는 곳이 있어 시설물 관리와 안전사고에 유의해야겠다"고 당부했다.
[서울=뉴시스] 최진석 기자 = 서울·인천·경기·강원 대설주의보 발효된 4일 서울 남산에서 외국인들이 눈싸움을 하고 있다. 2025.12.04. myjs@newsi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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