남북관계 원로 "NSC 구조 문제…부처 이기주의 되돌아봐야"

기사등록 2025/12/03 17:05:43

한반도평화포럼 3일 '정부 출범 6개월' 특별좌담

"차관급 안보실 차장들 NSC 참석, 말 안 돼"

'END' 명칭 우려…"북한체제 종식으로 볼 수 있어"

[서울=뉴시스]3일 한반도평화포럼이서울 프레스센터에서 '이재명 정부 통일외교안보 정책: 평가와 전망'을 주제로 개최한 '정부 출범 6개월, 남북관계 원로 특별좌담'. 2025.12.03. south@newsis.com *재판매 및 DB 금지

[서울=뉴시스] 남빛나라 기자 = 남북관계 원로들은 3일 외교·안보 현안을 논의하는 국가안전보장회의(NSC) 구도가 지나치게 외교 라인에 쏠려 있다고 한목소리로 우려했다. 

한반도평화포럼은 이날 서울 프레스센터에서 '이재명 정부 통일외교안보 정책: 평가와 전망'을 주제로 '정부 출범 6개월, 남북관계 원로 특별좌담'을 열었다.

발제를 맡은 양무진 북한대학원대학교 석좌교수는 "이재명 정부 출범 6개월이 흐르면서 과연 NSC가 정상적으로 작동되었는지 구성 멤버들이 자문할 필요가 있다"며 "부처 이기주의는 없었는지, 쟁점에 대한 대통령의 결단에 도움을 줬는지, 오히려 더 부담을 주지 않았는지 꼭 되돌아볼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정세현 전 통일부 장관은 "NSC 구조에 문제가 있다"며 "장관급 국가안보실장 밑에 차관급 실장이 셋이 있는데, 차관급이 통일·외교·국방부 장관, 국정원장과 같은 급으로 참석해서 발언하는 것이 말이 되느냐"고 했다.

NSC 의장은 대통령이며 위원은 국무총리, 외교·통일·국방부 장관, 국정원장 등이다. 국가안보실장은 NSC 상임위원회 위원장을 겸임한다. 외교안보 핵심 참모이자 차관급인 안보실 1, 2, 3차장은 대통령령에 따라 회의에 참석해왔다.

김현종 1차장(안보 전략·국방)은 군 출신이며, 임웅순 2차장(외교·통일 정책)과 오현주 3차장(경제·사이버 안보)은 외교부 출신이다.

북한과 교류·관계 정상화·비핵화를 추진하겠다는 '엔드'(END) 구상에 대해서도 지적이 나왔다.

정 전 장관은 "북한을 상대로 하는 이야기인데 북한을 끝장낸다는 뜻으로 받아들일 수밖에 없다"며 "'END'라는 단어가 북한이 얼마나 기분 나쁘고 공포스럽겠는지 역지사지를 해보시라"고 했다.

문정인 연세대학교 명예교수는 "대통령의 정책과 메시지 사이에 상당한 모순이나 충돌 현상이 나타나는 것 아닌가"라며 "'END'가 우리에게는 적대관계 종식이라는 의미라 상당히 좋지만, 북한이나 제3자가 들었을 때는 북한체제 종식으로 볼 수 있다"고 말했다.

9·19 남북군사합의 복원도 촉구했다. 정 전 장관은 "9·19 남북군사합의를 선제적·단계적으로 복원한다는 말이 대통령의 8·15 경축사에서 나왔는데 이행이 안 되고 있다"며 "대통령이 말했으면 참모들은 당연히 시행에 옮겨야 하는데, (정부 출범) 100일이 넘었는데 뭐 하는 짓인가"라고 했다.

윤석열 전 대통령이 비상계엄 선포 명분을 만들기 위해 '평양 무인기' 작전 등 북한을 도발했다는 외환 의혹과 관련해 북한에 사과해야 한다는 주장도 나왔다.

양 석좌교수는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이 2020년 9월 서해 공무원 피살 사건과 관련해 남측에 보낸 통일전선부 명의 통지문을 통해 사과한 사례 등을 언급했다.

이어 "내란정국에서 외환죄 관련 판결이 난다면 북측에 유감 또는 사과할 필요가 있다"며 "유감 또는 사과를 표명하고 이재명 정부의 대북정책을 설명하기 위한 대북특사로 통일부 장관이 가장 적합하다"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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