FT "공공자본시장이 AI 빅리스크 얼마나 감내할지 분수령 될 듯"
[서울=뉴시스]박미선 기자 = AI(인공지능) 개발 경쟁이 격화되는 가운데, '클로드' 챗봇 개발사인 앤트로픽이 2026년 상장을 목표로 초대형 기업공개(IPO) 준비에 착수했다고 2일(현지 시간) 파이낸셜타임스(FT)가 보도했다.
사안에 정통한 관계자에 따르면 앤트로픽은 최근 IPO를 위해 미국 서부의 대형 로펌 윌슨 손시니를 법률 자문사로 선임했다. 회사는 상장 준비와 맞물려 기업가치 3000억 달러 이상으로 평가받는 비공개 투자 유치 라운드를 논의 중인 것으로 전해졌다.
관계자들에 따르면 앤스로픽은 이미 내부적으로 상장에 필요한 조직·재무·지배구조 정비 체크리스트 작업을 진행 중이다. 실제로 본사는 지난해 에어비앤비 상장을 주도했던 크리슈나 라오를 최고재무책임자(CFO)로 영입했다.
다만 관련 논의는 아직 예비적이고 비공식적인 단계로, 구체적인 IPO 주관사 선정에는 이르지 못한 상황이다.
FT는 "그럼에도 이번 움직임은 AI 연구 중심 스타트업들에 대해 공공자본시장이 얼마나 큰 불확실성과 재무 위험을 감내할 준비가 돼 있는지 시험하는 중대한 분기점이 될 것"이라고 평가했다. 현재 막대한 연구개발 투자로 적자가 지속되는 수익 구조를 유지하고 있다.
앤스로픽 투자자들은 오픈AI보다 먼저 상장하는 전략을 통해 시장 주도권을 선점할 수 있다며 IPO에 대해 강한 기대를 보이고 있다.
앤스로픽 대변인은 "현재 우리와 같은 규모의 매출 수준에서 운영되는 기업들은 일반적으로 상장 기업을 전제로 한 내부 시스템과 절차를 구축해 운영하는 것이 표준적 관행"이라며 "상장 시점은 물론 상장 여부 자체에 대해서도 아직 어떤 결정을 내리지 않았고, 전할 만한 새 소식도 없다"고 밝혔다.
오픈AI 역시 상장을 염두에 둔 사전 준비 작업을 진행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다만 내부 사정에 정통한 관계자들은 "상장 시점을 가늠하기에는 아직 이르다"며 신중한 입장을 전했다.
두 회사 모두 급속한 성장세와 천문학적인 AI 모델 훈련 비용 탓에 재무 실적과 향후 수익성을 정확히 예측하기 어렵다는 구조적 한계를 안고 있으며, 이런 요인들은 IPO 추진 과정에서 상당한 부담으로 작용할 가능성이 크다는 분석이다.
한편 지난해 10월 5000억 달러의 기업가치를 인정받은 오픈AI는 최근 구글과 앤트로픽의 추격이 거세지자 챗GPT 개선을 위한 '코드 레드(Code Red)'를 선언하고 전사적 집중 체제로 전환했다.
샘 올트먼 CEO(최고경영자)는 직원들에게 "현재 우리는 챗GPT에 있어 매우 중대한 시점에 서 있다"며 다른 신제품과 프로젝트의 추진을 연기할 것이라고 밝혔다.
이번 전략 전환은 구글의 제미니 3, 앤트로픽의 오퍼스 4.5 등 최신 모델 공개로 경쟁이 한층 격화되는 가운데, 급증하는 데이터센터 구축·운영 비용, AI 기술 선두 유지를 위한 기술적 부담, 핵심 인재 확보 경쟁 등이 복합적으로 맞물린 데 따른 조치로 평가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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