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표팀 등번호 51번 문현빈에게 양보…"의미 있는 경험 했으면"
"내년 대표팀 캠프 합류 어려워…시범경기 치르고 합류할 듯"
이정후는 2일 서울 강남구 역삼동 라움아트센터에서 열린 '2025 조아제약 프로야구 대상' 시상식에서 취재진과 만나 지난달 펼쳐진 일본과의 평가전에 관해 "볼넷을 많이 내줬지만, 어린 선수들이 도쿄돔의 분위기를 경험해보는 것과 해보지 않는 것은 큰 차이가 있다. 도쿄돔에 만원 관중이 들어찬 상황에서 WBC를 치르는 건 다른다"고 힘줘 말했다.
류지현 감독이 이끄는 한국 야구 대표팀은 지난달 15~16일 일본 도쿄돔에서 열린 일본 야구 대표팀과의 두 차례 평가전에서 1무 1패를 기록했다.
한국은 일본과 1차전에서 4-11로 완패를 당했으나 이튿날 벌어진 두 번째 평가전에서 접전 끝에 7-7로 비겼다.
한국 투수진은 자동투구판정시스템(ABS)이 적용되지 않은 두 차례 평가전에서 스트라이크존 적응에 어려움을 겪은 끝에 2경기에서 사사구 23개를 남발했다.
그나마 일본과 2차전에서 안타와 사사구 9개씩을 기록한 타선이 위력을 발휘하면서 한국은 패배를 면할 수 있었다.
평가전을 돌아본 이정후는 "아무것도 경험해 보지 않고 내년 3월 도쿄돔에 가서 공을 던지면 더 긴장했을 텐데, 이번에 경험한 것이 선수들에게 엄청 크게 다가왔을 것"이라며 "새로운 환경에서 공을 던지는 것에 익숙하지 않아서 제 실력이 나오지 않았다고 본다. 선수들이 내년 WBC에서 더 잘할 것"이라고 독려했다.
내년 3월 벌어지는 WBC에 참가하는 이정후는 대표팀에서 쓰는 등번호 51번을 문현빈(한화 이글스)에게 양보할 예정이다.
이정후는 "등번호는 보통 선배들에게 우선 선택권이 있어서 후배가 번호를 달아보지 못하고 국가대표 생활이 끝날 수도 있다"며 "나를 대표하는 번호를 달고 대표팀 경기에 나가는 것이 얼마나 큰 의미인지 안다. 나는 이미 달아봤으니 현빈이도 같은 경험을 해봤으면 좋겠다"고 밝혔다.
그러면서 "염두에 둔 등번호가 있다. 플랜 B와 C도 준비했다"고 덧붙였다.
WBC 준비에 관해 묻는 말에는 "내년 1월 사이판 캠프와 2월 일본 오키나와 캠프 합류는 어려울 것 같다"며 "미국에서 시범경기를 치르고 대표팀에 합류할 계획"이라고 답했다.
이날 시상식에서 특별상을 수상한 이정후는 "감사하다. 예전에는 매년 시상식에 다녀서 긴장하지 않았는데, 오랜만에 오니 긴장됐다. 시상식에 가면 항상 인사하러 다녔는데, 이제는 인사하러 와주는 동생들이 생겼다"고 웃어 보였다.
2025시즌 종료 후 메이저리그 진출을 노리는 송성문은 이정후의 발자취를 따라가려 한다. 이정후는 송성문과 함께 빅리그를 누비고 싶다는 바람을 전했다.
이정후는 "빅리그에서 한국 선수와 함께 경기를 뛰는 것만으로도 즐겁다. 성문이 형도 오면 너무 재미있을 것"이라고 기대했다.
올해 빅리그 진출 이후 처음으로 풀타임 시즌을 보낸 이정후는 "풀시즌을 뛴 것이 만족스럽다. 앞으로 어떻게 준비해야 하는지 알게 됐다"며 "좋았던 점도, 아쉬운 점도 있다"고 이야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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